(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한동안 대한민국 국적의 선수를 유럽 최고의 무대,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볼 수 없었다. 다가올 2022/23시즌엔 두 명의 대한민국 선수, 손흥민과 김민재를 볼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손흥민이 챔피언스리그에서 뛴 가장 마지막 시즌은 2019/20시즌이다. 2018/19시즌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이후 토트넘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아래서 흔들리기 시작했고 토트넘은 포체티노 감독을 경질하고 조세 무리뉴 감독을 선임했다.
무리뉴 감독은 11월 말부터 토트넘을 맡아 B조 조별 리그에서 바이에른 뮌헨에 이어 조 2위를 유지하며 16강에 진출했고 16강에서 독일 분데스리가 강팀 라이프치히를 상대했다. 토트넘은 1, 2차전 합계 0-4 대패를 당하며 탈락했다.
토트넘이 포체티노 감독을 경질했던 건 리그 성적 때문이다. 2019/20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11월 A매치 기간 이전까지 14위에 머물렀다. 승리는 12라운드까지 단 3승에 불과했다. 무리뉴는 13라운드 웨스트햄전부터 팀을 맡았고 다시 순위를 끌어올렸지만, 리그를 7위로 마무리해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했다.
무리뉴의 2020/21시즌은 또 다른 아쉬움을 남기고 말았다. 시즌 전 가레스 베일이 임대 복귀하고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가 합류하는 등 전력 보강이 됐다. 무리뉴 감독은 손흥민과 해리 케인 듀오를 활용해 시즌 초반 선두까지 치고 올라갔지만, 두 선수가 막히고 수비진이 무너지자 반등하지 못했다. 무리뉴 감독은 4월 26일 맨체스터 시티와의 리그컵 결승을 앞두고 경질되고 말았다. 리그 순위는 다시 한번 7위가 됐고 이번에 새롭게 신설된 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에 참가하게 됐다.
그리고 2021/22시즌, 토트넘은 세 시즌 만에 챔피언스리그에 복귀할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시즌 시작 당시 토트넘의 감독은 누누 산투였다. 누누 감독 체제에서 토트넘은 3연승을 달리다 10라운드 만에 5패를 당하며 경질됐고 안토니오 콘테 감독을 빠르게 선임해 변화를 시도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콘테의 토트넘은 2월의 부진을 뛰어넘어 4위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3월 A매치 기간 이후 3연승을 달리며 4위로 도약했다.
콘테 감독과 토트넘은 그토록 바라던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위해선 남은 7경기에 사력을 다해야 한다. 5월 13일 분수령이 될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에 승리하면 토트넘은 사실상 4위 자리를 확정할 수 있다.
손흥민에 이어 김민재 역시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첫발을 디딜 기회가 생겼다. 김민재의 소속팀 페네르바체는 11일(한국시간) 홈에서 열린 갈라타사라이와의 2021/22시즌 터키 쉬페르리그 31라운드, 이스탄불 더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페네르바체는 승점 3점을 추가해 콘야스포르를 제치고 2위로 도약했다. 콘야스포르와의 승점 차는 단 1점이다.
지난해 여름 페네르바체에 입단한 김민재는 곧바로 터키 리그 최고의 센터백으로 거듭나며 많은 유럽 빅클럽들의 주목을 받는 중이다. 팀 성적은 그렇지 못했다. 시즌 초반 선두까지 치고 올라갔던 페네르바체는 승리가 줄어들면서 6위로 떨어졌고 비토르 페레이라 감독을 경질하기에 이르렀다.
페네르바체는 이스마일 카르탈 감독을 선임하면서 변화를 줬고 카르탈 부임 후 8승 3무 2패를 기록하며 다시 상위권으로 상승했다. 1위 트라브존스포르(승점 72)와의 격차는 크지만, 기세로만 보면 콘야스포르와의 2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상황이다.
터키 리그는 1, 2위 팀이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갖는다. 페네르바체가 2위를 확보하게 되면 김민재는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활약할 기회를 얻는다.
물론 변수는 김민재의 이적이다. 김민재를 향한 빅클럽들의 구애가 이어지고 있고 페네르바체도 그에게 거절하기 어려운 제안들이 들어오고 있다며 여름에 그를 이적시킬 가능성이 크다. 김민재와 연결되는 토트넘, 혹은 나폴리 등은 4위 경쟁 중이거나 우승 경쟁을 이어가고 있어 다음 시즌에 충분히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볼 수 있는 팀들이다. 김민재가 이적하거나 이적하지 않더라도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밟을 가능성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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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