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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 만에 합류' 캡틴SON "선수들, 홈팬들 보고 싶었고 설렌다" [일문일답]

기사입력 2022.03.23 15:32 / 기사수정 2022.03.23 17:14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숙명의 이란전을 앞둔 손흥민이 각오를 밝혔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오는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9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6승 2무, 승점 20점으로 2위, 이란은 7승 1무, 승점 22점으로 1위다. 

손흥민은 23일 벤투 감독과 함께 경기 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지난 22일 런던에서 입국해 파주에 입소한 그는 23일 하루 동안 회복과 훈련을 하며 이란전을 준비한다. 다음은 손흥민의 일문일답이다. 

Q 지난 10년간 우리가 이란에 열세였다. 손흥민 선수도 그 기간 A대표팀에서 성장하면서 이란을 여러 번 상대해봤는데 우리가 이란에 고전한 이유

고전했다는 표현이 맞겠지만 어디까지나 이란이 강팀이라는 건 변함이 없다. 저희도 그런 부분을 알고 이란도 우리를 상대로 준비한다. 큰 경기에선 디테일이 결과에 변화를 준다. 그런 것들이 고전했던 이유다. 이번에 원정을 가면서 원했던 건 승점 3점이었지만 1점을 가져왔다. 좋은 경기력으로 이길 수 있었기 때문에 자신감이 있다. 이번 홈 경기에서도 자신감이 있고 홈 팬들에게 승리할 수 있길 바란다. 

Q  이전 월드컵에서 험난한 최종예선 과정을 거쳤는데 이번에는 조기에 확정 지었다. 본선행에 대한 부담감을 내려놓게 돼 팀 분위기도 한결 가벼울 거 같은데 


최종예선을 거치면서 힘들었던 시기가 항상 있었다. 저의 최종 목표는 월드컵 진출이었고 이를 이뤘다. 선수단 분위기를 보면 아직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의지와 정말 애정을 많이 가지고 있는 걸 더해 더 잘하고 싶다. 최종예선이 어떻게 보면 끝났다고 할 수 있지만, 선수들이 그런 마음을 가지지 않고 있어 고맙고 본선 진출하지 못한 팀처럼 2연전을 준비할 생각이다.

Q  현재 최종 예선 3골로 득점 공동 4위다. 지난 웨스트햄전 2골을 넣어 컨디션도 좋은 데다 본선행에 대한 부담도 없는 만큼 마지막 2경기에서 골 욕심을 좀 더 부려볼 생각은 없는지 

저는 어느 팀에서 경기할 때도 제 욕심보다 팀의 목표를 우선시한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선수들이 개인 욕심을 버려서 팀의 목표가 달성됐다. 주장인 저부터 그런 생각을 하면 무너질 수 있다. 어떤 선수가 골을 넣더라도 제가 득점한 것처럼 기쁘다. 제 개인적인 욕심보다 선수들이 어떻게 하면 경기장에서 좋은 경기를 하고 팬들이 즐거워할 수 있는지 생각한다. 

Q 작년 11월 이후 4달 만에 대표팀에 합류해서 오랜만에 대표팀 동료들도 만나게 됐는데 어떤지

진짜 오래돼 보고 싶었다. 선수들, 스태프들 모두 보고 싶었다. 오랜만에 선수들을 만나서 즐겁다. 그렇지만 놀러 온 건 아니다. 제가 확실히 해야 할 일이 있다. 아직 제가 해야 할 큰일이 남아있다. 즐거움보다는 대표팀이라는 영광스러운 자리에서 좋은 성과를 낼지 생각하게 된다. 

Q 오랜만에 6만 명 넘는 팬들이 상암에서 직관 응원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원 관중 앞에서 A매치 홈경기를 맞이하는 소감과 팬들의 응원이 대표팀에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너무 설렌다. 항상 얘기했지만, 축구는 팬들이 없으면 엄청 다른 스포츠가 된다. 무관중 경기를 하고 팬들이 적은 곳에서 경기했지만, 감정과 열정을 팬들과 나눌 때 멋있어진다. 선수들도 팬들도 기대하고 있다. 제가 웨스트햄전을 끝낸 뒤 상암에서 경기하는 걸 생각하면서 팬들과 함께 경기하는 걸 생각했다. 진짜 기대된다. 많이 찾아와주시는 건 저희가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즐거움을 선사해야 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오늘 잘 쉬고 내일 잘 준비해서 웃으면서 다시 인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Q 벤투호가 시작했을 당시의 팀과 월드컵 본선행 확정한 지금 팀을 비교하면, 경기력, 전술, 분위기, 호흡 등등 가장 큰 차이가 있다면

지금 저희는 모든 면에서 발전했다. 많은 시간을 함께 했고 하나의 유닛이 됐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듯이 감독님이 처음 왔을 때도 좋았지만 완성해 나가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선수들도 감독님이 어떤 스타일을 원하는지 알아가고 있고 점점 한마음 한뜻이 되어가고 있다. 저는 처음부터 만족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많은 실패와 시련을 경험하고 더 강해질 수 있다면 그런 실패와 시련을 이겨내야 하고 그런 것들이 최종예선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월드컵 조기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다. 그렇지만 아직 저희는 완전체가 되지 않았다. 본선까지 완전체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주말까지 리그 경기를 치르고 바로 이동 후 경기를 치르는 선수들이 많은데 컨디션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시차 적응 비결이 있는지.

일단 경험이다. 여러 번 해보다 보니 이것도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따로 컨디션관리 할 이유가 없는 게 졸리면 자고 식사 시간에 맛있는 음식을 해주시는 어머님들이 계신다. 그런 분들과 함께 잘 먹고 잘 잘 수 있는 파주NFC가 있다. 저희 각자가 잘하면 된다. 환경은 너무 좋다. 무엇을 더 해서 노력하는 게 아니라 기본적인 걸 잘하면 된다. 어제도 새벽에 잠을 잘 못 잤는데 졸리면 잠깐이라도 자려고 하면 된다. 시차가 커서 적응한다기보다는 이 순간을 지나가는 상황으로 넘기면 된다. 

Q 많은 관중이 찾는 토트넘 경기에서 항상 어린 팬들에게 유니폼을 선물로 줬는데 이번에도 상대 선수와 유니폼 교환하는 것보다는, 어린 팬에게 유니폼을 줄 생각인지

프리미어리그는 어린 친구들에게 유니폼을 줘도 환경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데 한국에선 잘 모르겠다. 앞서갈 수 있지만 어린 친구들에게 좋은 추억과 경험을 만들어주고 싶어서 항상 선물한다. 그런 건 평생 간다. 제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이어서 행복을 드리려고 한다. 된다면 매번 하고 싶다. 어린 친구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볼 때 더 행복하다. 된다면 할 수 있겠지만 되지 못한다고 하더라고 실망하시지 않으셨으면 한다. 환경적인 이유가 있을 수 있다. 매번 한다고 무조건 한다는 말을 못 하는 게 다른 선수들이 제 유니폼을 원할 때가 있다. 제가 어릴 때 축구했던 마음을 어린 친구들이 가진 것 같아서 스태프들과 상의해서 꼭 해보도록 하겠다. 눈에 들어오는 친구가 있다면 좋은 선물을 하겠다.

사진=KFA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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