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서귀포, 김정현 기자) 오랜 시간 한국 축구와 함께 해왔지만, 구자철의 마음은 아직 청춘인 듯했다. 그는 힘들어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안타까워했다.
6일 서귀포 빠레브 호텔에서 구자철의 제주 유나이티드 입단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구자철은 11년 만에 K리그, 그리고 제주에 복귀했다.
제주 구단은 기자회견에 앞서 지난 5일 구자철의 제주 입단 오피셜을 발표했다. 구자철은 제주의 상징인 한라산 백록담에서 포즈를 취했다. 구단 프런트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의미 있는 입단 발표가 이뤄져 화제를 모았다.
오피셜이 뜨기 직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구자철이 백록담 앞에서 대기하고 있는 사진이 올라와 구단은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당시 구자철은 추운 날씨에도 긴팔 티셔츠와 유니폼만 입은 채 추워했고 오랜 시간 산행을 해서인지 얼굴이 많이 상해 있었다.
구자철은 한라산 등반 당시를 회상하며 "많이 힘들었다. 너무 오랜만에 올라갔다. 구단에서 제안했을 때 거절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제주도를 특히 더 사랑하는 게 제주 만의 문화가 있다. 또 한라산, 백록담의 정기가 갖는 의미가 저한테도 남달랐다. 힘들고 중간에 포기하고 싶었다. 그렇게 힘들 줄 몰랐다. 눈도 많이 와서 미끄러지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록담을 보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힘들게 올라온 걸 오자마자 알았으니 앞으로도 한발 한발 힘들어도 계속 나아가야겠다는 다짐도 했다. 내려갈 때도 되게 힘들었다. 9km를 내려오면서 어떻게(선수생활을) 내려와야 할까라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뒷이야기도 있었다. 구자철은 "친구들이 사진을 많이 보내줬는데 제가 아니다"라며 "구단 오피셜 사진은 그렇지만 팬들이 올린 사진(사전 유출 사진)을 봤는데 빨리 만회하고 싶다"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제가 많이 늙었나요? 늙었다는 소리를 들으니 정신이 바짝 들었다."라며 세월의 흐름을 부정하고 싶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도 그럴 것이 구자철은 어느덧 프로 선수 생활만 벌써 열다섯 시즌 째다. 그는 "한계에 도전한다는 표현이 맞을 수도 있다. 저는 제 한계에 도전하고 싶다. 독일에서 알 가라파로 이적할 때까지 괜찮았다. 알 가라파 감독님도 프리미어리그에서 이적했고 훈련도 타이트했다. 생각 이상으로 좋은 시간을 보냈다"라면서 "알 코르로 이적하면서 저는 훈련할 때 집중하는 환경이 조성되지 못했다. 초반에 열심히 하기 위해 갔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알 코르에 이적한 뒤 지금까지 어려움을 겪었다. 너무 편안했던 시간이 많았다. 다시 축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생긴 것만으로도 좋다. 저 스스로 최선을 다하고 즐기고 싶다."고 의지를 보였다.
사진=제주유나이티드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