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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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한테 수고했다 말 못 해, 아직이니까" 김건국 프로 재입성 도전 원동력

기사입력 2022.01.30 14:14

김현세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현세 기자) "제 주위 형들도 저한테는 '수고했다'고 못 하겠대요. '너는 아직'이라면서요. 고맙죠."

지난해 10월 야구 인생 두 번째 방출을 겪었지만 주변의 반응이 달랐다. 정규시즌이었다면 147~148km/h의 직구를 뿌릴 수 있는 컨디션도 여전하고 변화구와 제구도 자신할 수 있는 수준이라서 방출 신분에 그치기에는 아쉽다는 평가다. 김건국(33)은 "주위 형들도 다른 사람이면 '이제 그만둘 때도 됐지. 고생했다고 할 텐데, 너한테는 수고했다고 못 하겠다. 너는 아직이니까'라고 말한다. 고맙다"며 웃었다.

롯데 자이언츠가 김건국을 방출한 배경에는 기량보다 팀 구성상의 이유가 컸다. 롯데는 허문회 전 감독이 팀을 떠나고 래리 서튼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김진욱, 김도규, 송재영, 정우준 등 20대 초반 투수들의 비중이 커졌다. 롯데 관계자는 "현재 팀에 젊은 선수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결국 이 선수들이 경기를 통해 성장해야 하기 때문에 베테랑 그룹에 속하는 김건국 선수가 충분한 기회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면서도 "김건국 선수는 항상 훈련에 열심히 임하고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선수다"라고 치켜세웠다.

김건국은 오랜 시간 아파 본 경험이 있는 선수다. 팔꿈치 부상 탓에 방출 명단에 올랐던 그는 1군 마운드를 4,081일 동안 비운 적 있었다. 그 수년 동안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치고 일용직 근로자로 일하면서도 포기하지 않은 덕에 독립야구단을 거쳐 프로 무대에 다시 설 수 있었다. 그는 1군 마운드에 다시 선 그날을 돌아보며 "아내에게 참 미안했다. 나만 믿고 부산에 와 줬다. 매일 '여보, 나 오늘까지만 던지고 은퇴할게'라는 마음가짐이었다. 그 마음만큼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절실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최근 기량이 좋다고 평가받는 만큼 그를 향한 응원의 목소리도 크다. 2020년에는 32경기에 구원 등판해 3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3.98 이닝당출루허용률(WHIP) 1.23을 기록했다. 당시 김대우와 추격조로 활약하면서도 필승조에 가까운 기량을 보여 줬다고 평가받았다. 특정 상황에만 등판하지 않았던 그는 롱릴리프로서도 마운드에 힘을 보탰다. 지난 시즌 초반에도 불펜 과부하를 막은 핵심 요소로 평가받았다. 긴 터널을 지나 빛을 보기 시작했던 그는 "팔이 씽씽한 만큼 20대 초반이라는 마음"이라며 웃더니 "팔이 부러져도 던지겠다"고 했었다. 그는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올겨울 이승학 부산공고 감독의 배려로 함께 훈련해 온 김건국은 프로 구단의 스프링캠프 기간에도 훈련 계획을 짜 기량 유지에 힘쓸 생각이다. 그는 "여러 단장님께 내 투구 동영상을 전달해 놓은 상황"이라며 "주위에서도 '들리는 소식이 있으면 곧장 알려 주겠다'고 한다. 처음 방출당했던 때와 비교하면, 이제는 아내와 두 아이가 있다. 현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지만, 모든 상황이 잘 맞물려 좋은 팀을 찾는다면 좋겠다. 내가 할 수 있는 선 안에서는 최선을 다하겠다. 후회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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