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상주 시민운동장, 조성룡 기자] 이 곳에 기존 구단들의 서포터즈는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상주 시민들은 축구를 어떻게 즐겨야 하는 지 여실히 보여줬다.
5일 상주 시민운동장에서 열린 '2011 현대 오일뱅크 K리그' 상주 상무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에는 수많은 상주 시민들이 경기장을 찾아왔다. 비록 경기장 규모는 작지만, 상주의 인구 역시 많지 않다는 것을 생각했을 때 엄청난 규모였다.
그들은 정형화된 응원 구호나 도구들은 없었다. 유일하게 가지고 있던 것은 경기장 앞에서 홍보차 나눠준 막대풍선이 전부였다. 이에 비해 원정팀 인천의 서포터즈는 무려 120명 가까이 온 상황. 당연히 경기장의 분위기는 인천에게 넘어가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정말 멋진 모습을 보여줬다. 상주 선수들이 공을 잡고 드리블만 하면 관중석에서는 엄청난 환호성이 쏟아졌다.
즐길 거리가 별로 없는 소도시에서 K리그의 존재는 가뭄 속의 단비였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16,400명, 상주 시민운동장의 수용인원인 15,000여명보다 1,400명 이상의 관중이 운집했다.
자리가 없는 것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 그저 축구를 보면서 이웃 주민들과 어울릴 수 있다면 그들에게 충분했다. 더군다나 인천을 상대로 승리까지 거뒀기 때문에 90분 내내 관중석은 축제 분위기였다.
누구에게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유니폼을 맞춰입고 하나된 구호를 외치는 것이 더 멋있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상주 시민들은 북과 머플러가 없어도 그들 나름의 방식으로 선수들을 응원했다.
이번 시즌 K리그의 캐치 프레이즈는 '우리의 열정 놀이터, K리그'다. 이 날 상주 시민들은 '열정의 놀이터'에서 그 누구보다도 마음껏 축구를 즐기며 하나가 되었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서포터즈 여러분 고맙습니다"고 인터뷰를 하지만 상주의 선수들은 "상주 시민 여러분 고맙습니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지 않을까. 상주 원정을 가는 팬들은 조심하길, 그 곳은 어딜가도 응원석이다.
[사진 = 상주 경기를 찾은 관중들 ⓒ 엑스포츠뉴스 정재훈 기자]
조성룡 기자 WISDRAG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