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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클로즈 업 V] 현대캐피탈의 정신에는 후인정의 혼이 있다

기사입력 2011.02.24 08:41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문성민이 체력적으로 힘들어하고 있다. 경기 시작 전까지 문성민 투입 여부를 두고 갈등이 많았지만 결국 출전시켰다. 하지만, 체력 문제 때문에 좋지 못했고 후인정을 투입했는데 문성민의 공백을 느낄 수 없었다"

현대캐피탈의 김호철 감독의 총평이었다. 프로배구 현역 최고령 선수인 후인정(37, 현대캐피탈)은 지난 23일 열린 우리캐피탈과의 경기에서 올 시즌 최다득점인 16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현대캐피탈은 ‘문성민의 팀’으로 불리고 있다. 해외리그에서 복귀해 현대캐피탈의 유니폼을 입고 첫 시즌을 뛰고 있는 문성민의 팀의 '주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박철우(26, 삼성화재)가 팀의 에이스역할을 했고  2005~2006 시즌과 2006~2007시즌에는 팀이 2연패를 달성했다. 이 시기에 현대캐피탈을 이끈 이는 숀 루니였다.

그러나 지난 15년 동안 현대캐피탈의 중심에는 후인정이 있었다. 1996년 경기대를 졸업하고 현대캐피탈에 입단한 후인정은 삼성화재의 벽에 막혀 '만년 2인자'의 설움을 10년 가까이 경험했다.

오랜 세월동안 현대캐피탈의 중심에는 후인정이 있었다. 한 때는 팀의 주공격수로 활약했고 백업 멤버 및, 팀의 궂은일도 도맡아하면서 '현대캐피탈의 정신적 지주'가 됐다.

후인정의 원래 포지션은 라이트이다. 경기대 시절, '비운의 장신 공격수' 구본왕(전 LIG손해보험)이 레프트를 책임질 때, 후인정은 라이트 공격수로 맹위를 떨쳤다. 부드러운 스윙과 탄력 넘치는 후위공격이 장기였던 후인정은 현대캐피탈에서도 라이트 공격수로 활약했다.

하지만, 현재 후인정은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출전하고 있다. 자신의 자리인 라이트에는 문성민을 비롯해 소토가 뛰고 있어서 레프트 선수로 투입되는 경우가 많다.

이 부분에 대해 후인정은 "지금은 포지션을 가릴 상황이 아니다. 팀을 위해 어느 위치에서도 뛸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우리캐피탈과의 경기에서 후인정이 투입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문성민의 체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또, 후인정은 "항상 기회가 주어지면 최선을 다한다는 자세를 가지고 있다. 팀이 어려울 때 투입돼 제 역할을 다하는 것이 지금의 내 몫이다"라고 덧붙었다. 팀의 최고선임으로서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깊이 알고 있다는 얘기다.



후인정은 공격력도 뛰어나지만 블로킹에도 일가견이 있다. 사이드 블로커로서 여전히 최고라는 평가를 듣고 있는 후인정은 이날 경기에서도 4개의 알토란같은 블로킹 득점을 잡았다. 이 부분에 대해 후인정은 “감독님이 오늘 경기를 앞두고 특별하게 주문하신 것은 없었다. 하지만, 감독님이 나를 투입할 때, 항상 블로킹을 원하고 계신다. 블로킹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코트에 나서면 늘 상대 공격을 차단한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배구선수로서 적지 않은 나이를 가진 후인정은 여전히 팀의 구심점으로 활약하고 있다. 철저한 자기관리로 선수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그는 "팀 우승이 가장 중요하고 부상이 없었으면 좋겠다. 지금 이 상황에서 큰 부상을 당하면 은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자신의 의견을 드러냈다.

후인정은 "몸이 허락만 한다면 40세까지 선수생활을 계속하고 싶다"고 의지를 밝혔다. 공격수로서 선수생활을 오랫동안 하는 것은 매우 힘들다. 세터나 리베로가 아닌, 공격수는 지속적인 점프로 인해 부상이 잦기 때문이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무리를 시키지 않는 팀의 방침이 더해져 후인정의 선수생활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 팀의 주포가 빠진 상황에서 그 뒤를 받쳐줄 수 있는 선수가 존재한다는 점이 현대캐피탈의 장점이다.

또한, 오랫동안 팀의 중심축이 될 수 있는 후인정 같은 선수가 있는 점도 현대캐피탈의 초석을 단단히 받쳐주고 있다. 지난 15년 동안 현대캐피탈은 '후인정의 팀'일 경우가 많았다. 올 시즌, 대한항공의 상승세에 현대캐피탈의 기세가 한풀 꺾였지만 후인정이 건재하다는 점이 현대캐피탈의 '히든카드'다.

[사진 = 후인정 (C) 엑스포츠뉴스 정재훈 기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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