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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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ACL-K리그' 우승 밝은 3가지 이유

기사입력 2007.08.09 23:31 / 기사수정 2007.08.09 23:31

이상규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달라진 전북, 우승을 꿈꾼다.'

전북 현대는 독특한 '우승 방정식'을 지닌 팀이다. 역대 올스타전 릴레이 대회에서 1위를 거두었던 2003년과 2006년에 각각 FA컵과 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 전북은 올해 릴레이에서 1위에 올라 그 우승 징조를 엿보이고 있다.

일단  전북은 8일 후반기 첫 경기에서 상쾌한 스타트를 끊었다. 수원과의 원정 경기에서 3-2로 승리, 어느새 4위까지 올라선 것이다.  최강희 감독은 수원전이 끝난 뒤 "시작이 좋다. 우리는 충분히 우승할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라며 앞날의 좋은 성적을 기대케 했다. 전북은 이 기세를 몰아 ACL과 K리그에서의 우승도 내심 기대하고 있다. 그 원동력은 무엇일까?

성공적인 4-2-3-1 변신

전북은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 4-2-3-1이라는 새로운 포메이션으로 후반기에 나섰다. 기존 4-4-2와 3-4-3을 번갈아 가던 3선에서 4선으로 늘리는 전술 변화로 안정적인 전력 구축을 꾀한 것. 전북이 시도한 4-2-3-1은 현대 축구의 화두로 떠오를 만큼 많은 팀이 채택하는 포메이션이다. 최강희 감독은 그런 세계적인 흐름을 K리그에 적용하여 선진 축구를 펼치겠다는 의도를 내비쳤다.

특히 수원전은 4-2-3-1포메이션 효과로 승리를 거둔 첫 경기였다. '정경호-이현승(토니)-정종관'으로 통하는 2선의 활발한 움직임과 '권집-김재형' 더블 볼란치의 넓은 활동폭이 서로 어우러져 유기적인 미드필더 플레이를 강화했다. 전북 미드필더진은 수원 선수를 상대로 강력한 협력 수비를 펼쳐 이관우와 백지훈을 꽁꽁 묶어 놓는 적극적인 수비 가담을 펼쳤다.

가장 큰 효과를 본 것은 미드필더들의 짜임새 있는 호흡이었다. 이적한지 열흘밖에 안된 정경호가 선수들과의 호흡이 척척 맞을 만큼 서로의 간격을 좁혀 세밀한 패싱력으로 빠르게 공격을 전개하는 효과를 본 것이다. 특히 '정경호-스테보' 라인은 수원전에서 이러한 과정을 통해 2골을 연출하는 진가를 발휘했다. 원톱 스테보는 미드필더들의 든든한 지원으로 앞으로 더 많은 골을 넣을 수 있는 돌파구를 열었다.

4-2-3-1 포메이션 정착의 열쇠는 얼마 전 입단한 공격형 미드필더 토니가 쥐고 있다. 빠른 팀 적응이 요구되는 그가 크로아티아 리그에서 빼어난 공격력을 펼친 흐름을 그대로 이어가면 팀의 다득점을 노릴 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어 또 한번의 공격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김정겸(최철순)-김영선-최진철-전광환'으로 짜인 4백의 견고함은 갈수록 힘을 더하여 '전력의 핵' 미드필더진을 강하게 떠받치고 있다.

'정경호-정종관' 콤비, '염기훈-김형범' 공백 잊게 해

기존에 전북 공격을 이끄는 쌍두마차는 '염기훈-김형범'의 좌우 측면 옵션이었다. 하지만, 염기훈의 울산 이적과 김형범의 장기간 부상으로 젊은 콤비를 볼 수 없게 되자 팀 사정은 점점 어렵게 흘러갔다. 많은 축구팬은 염기훈이 빠진 전북의 향후 성적을 비관했으나 지금은 '정경호-정종관' 콤비의 화려한 등장으로 '염기훈-김형범' 공백을 충분히 잊게 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정경호와 정종관은 수원전에서 90분 동안 좌우 측면을 활발히 이동하여 상대 진영의 옆구리를 날카롭게 파고드는 활동량을 발휘했다. 이들은 빠른 속도가 가미된 부지런한 움직임과 강한 지구력,  상대방을 따돌리는 화려한 페인팅 기술에 이르기까지 윙어의 중요한 3박자를 앞세워 제 몫을 다했다. 이들의 쉴틈없는 활약상은 전방 공격수 스테보를 춤추게 하는 시너지 효과로 작용하여 팀 공격에 사기를 북돋워 주었다.

정경호는 이적 후 첫 경기 수원전에서 2도움을 올렸는데 모두 스테보가 골로 마무리 지었던 기록이다. 전반 11분 빠른 역습을 전개하여 그의 골을 도왔고 후반 19분에는 양상민을 제치는 페인팅에 이은 정교한 크로스로 '도우미'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최강희 감독은 "정경호의 분전으로 팀 공격이 큰 활력을 받았다"며 그의 눈부신 경기력을 감탄했다. 이제 그는 전북의 '신형 엔진'으로 거듭나게 됐다.

반면 정종관은 수원전 골을 통해 자신의 화려한 공격 본능을 뽐냈다. 전반 41분 오른쪽 측면 깊숙한 곳에서 특유의 페인팅으로 양상민을 제친 뒤 재빨리 왼발 감아차기 슛을 해 골을 넣었다. 지금까지 줄곧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했지만 윙어로서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이며 상대팀의 옆구리를 마음껏 흔들어 다녔다. 여기에 김형범이 9월에 돌아오면 전북의 측면은 더 막강할 것으로 보인다.

'강희대제', 여전히 강하다.

지난해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전북의 업그레이드를 지휘한 최강희 감독의 별명은 '강희대제'. 소속팀 선수들이 감독의 마법 같은 전술 지략을 단번에 치켜세울 정도로 경기 상황에 맞는 유기적인 전술 대처 능력으로 명장 반열에 오르게 됐다. 최강희 감독이 꺼내든 4-2-3-1 카드는 수원전을 통해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최강희 감독은 지난해 '외국인 악동' 제칼로를 집요하게 다독거린 끝에 '제칼로 분전'이라는 전력적인 큰 재미를 봤다. 이번에는 정경호에게 "네가 가지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면 그게 잘한 것이 아니겠느냐."라며 수원전 이전에 따끔히 분발을 촉구할 만큼 선수의 맹활약을 유도하는 강한 카리스마를 과시했다. 평소 선수들에게 지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말할 만큼 지기 싫은 근성으로 지금의 전북을 키웠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전북의 미래는 그리 어둡지만은 않다. 제칼로와 김형범, 김현수가 부상에서 회복되면 탄탄한 주전 선수층을 보유하게 된다. 최철순과 정인환 같은 영건들의 가파른 성장은 향후 팀 전력 효과에 큰 힘을 불어 넣을 수 있다. 지난해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남긴 '역전의 명수' 이미지에서 알 수 있듯 최강희 감독의 뒷심 효과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강희대제'식 지도 효과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그가 올 시즌 전북의 AFC 챔피언스리그와 K리그 동시 석권을 안겨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최강희 감독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엑스포츠뉴스 오규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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