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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범근의 '카멜레온' 전술, '변신은 무죄'

기사입력 2007.08.06 09:29 / 기사수정 2007.08.06 09:29

이상규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차붐의 '거침없는 전술 변화, 계속 빛을 발할까?'

차범근 수원 감독의 포지션 파괴'가 갈수록 빛을 발하고 있다. 한 때 정직한 전술 만을 구사한다며 팬들의 원성을 샀던 차 감독은 2006 월드컵이 끝난 뒤 막을 올린 K리그에서부터 카멜레온과 같은 전술변화와 포지션 파괴로 침체에 빠졌던 팀 분위기를 일신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 역시 6월 16일 경남전까지 10승1무1패의 성적을 거두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컵대회와는 다른 성적.

후반기 시작되는 K리그에도 그의 이런 카멜레온 전술은 빛을 발할까.

2006년 하반기 : 3-5-2에서 4-3-3으로 '이관우의 측면 공격수 변신'

차 감독은 지난해 독일 월드컵 이후를 기점으로 3-5-2에서 4-3-3으로 포메이션을 바꾸면서 4백 전환에 큰 힘을 기울였다. 차 감독은 독일 월드컵 경기를 현지에서 직접 지켜본 영감을 얻어 4-3-3을 앞세운 기술축구라는 새로운 활로를 찾았다. 그 원동력이 바로 지난 여름 이적 시장에서 영입한 이관우와 백지훈이었다.

이관우와 백지훈의 가세는 지난해 여름 하우젠컵 12위에 머무르고 있던 수원 전력에 큰 힘을 가져다 주었다. 이관우는 측면 공격수로 출장하며 패싱력과 빠른 공격 전개를 앞세워 수원에 다양한 공격 루트를 열어주었고, 백지훈은 공격수 뺨치는 득점력으로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그 뒤에는 부드러운 공격 연결을 자랑하는 김남일이 떠받치며 수원의 새로운 자랑이 됐고, 10월 14일 성남전 3-0 완승과 후기리그 우승 이라는 값진 결과로 이어졌다.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원톱의 부진. 용병 올리베라와 실바의 부진은 챔피언결정전 등 중요한 길목에서 번번히 수원의 발목을 잡았다. 차 감독 역시 성남과의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성남에 비해 해결사가 없다는 점을 팀의 최대 약점으로 꼽았다. 결국 차감독은 우승 실패라는 아픔을 곱씹으며 2007년 K리그를 준비했다.

2007년 전반기 : 김남일의 성공적인 수비수 전환

시즌 개막부터 이싸빅을 비롯한 중앙수비수들의 줄부상 속에 차 감독은 5월 부터  김남일을 중앙 수비수로 내리는 파격적인 포지션 전환을 단행했다. 한국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 김남일은 별다른 연습없이 수비수를 맡았지만 결과는 성공이었다. 그는 5일 열린 광주와의 경기서 상대 공격을 일곱 차례나 끊은 뒤 곧바로 전방으로 연결하며 합격점을 받았고 4일 뒤인 9일 광주전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으로 이강조 광주 감독을 두 번 울렸따.

김남일이 중앙 수비수로 출전한 8경기는 수원이 7승1무의 높은 승률을 거둘 정도로 팀에 큰 힘이 됐다. 그 역시 "충분히 중앙 수비수로 뛸 수 있다."라며 새로운 포지션에서의 자신감을 피력했다. 차범근 감독은 '마토-김남일-곽희주(이정수)'의 3백 라인과 '양상민-마토-김남일-곽희주'라는 4백 라인을 경기 상황에 맞게 골고루 구사하여 상대팀에 혼란을 부추겼다.

김남일의 수비수 전환 성공은 뒷문이 불안해 약해졌던 선수들의 경기력을 살리는 데 큰 힘이 됐고, 차 감독의 전술은 더욱 다양해졌다ㅏ.5월 30일 성남과의 하우젠컵 6강전에서는 전반 20분까지 김남일을 수비수로 기용하여 김동현을 묶은 뒤 그 이후 수비형 미드필더로 올려 김두현을 꽁꽁 마크하는 '변형 전술'로 성남을 4-1로 대파하며 나름의 복수전에 성공하기도.

2007년 하반기 : 조원희, 제2의 '진공 청소기'로 거듭날까?

차 감독의 이런 포지션 파괴는 이관우와 김남일을 거쳐 이제 조원희로 향하고 있다. 차 감독은 지난 7월 27일 일본 J리그 반프레 고후전과 8월 1일 FC서울전에서는 오른쪽 측면 수비수 조원희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내보내며 가능성을 시험했다. 지난 3시즌 동안 송종국과 함께 측면 수비수 자리를 경합하던 조원희는  지난 미국 전지훈련에서 약점인 수비력이 눈에 띄게 나아져 2군에 머무르다 다시 1군에 합류했다.

조원희의 포지션 변경은 서울전에 빛을 발했다. 경기 시작하자마자 5분과 8분께 서울 공격을 적절히 차단한 뒤 재빠르게 중앙 돌파를 하며 인상적인 공격력을 뽐냈고, 40분에는 히칼도의 파상공세를 철저하게 막아 결정적인 실점 기회를 무마하는 수비력을 발휘했다. 이처럼, 서울의 공격을 든든히 봉쇄했던 조원희의 수비력은 '진공청소기' 김남일이 수비수로 내려간 뒤 무언가 아쉬웠던 수원의 미드필더진에 새로운 활력소가 됐다. 

약점도 있었다. 서울전서 조원희는 이관우와 백지훈에게 매끄러운 패스연결을 하지 못하는 등 아직 보완할 점이 보였기 때문. 

차 감독은 오는 현재 부상 중이나 곧 복귀할 김남일을 계속 수비수로 기용하며 그 빈자리를 조원희로 메울 가능성이 크다.  그의 포지션 파괴 3탄 조원희가 이번 시즌에도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 수 있을 지 관심이 주목된다.

[차범근 감독 사진 (C) 엑스포츠뉴스 이준열 기자]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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