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세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타율과 안타 부문 1위를 동시에 배출한 건 지난 2011년이 마지막이었다. 한 해 전 타격 7관왕으로 KBO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이대호가 타율, 안타, 출루율 부문에서는 2년 연속 1위에 오르며 만든 기록인데 이후 10년 동안 동시에 석권한 사례가 없었다.
그런데 KBO리그를 통틀어 보더라도 달성하기 쉬운 목표는 결코 아니다. 안타 부문 시상을 시작한 1990년부터 31년 동안 8번밖에 나오지 않았고, 이 가운데 유이한 복수 수상자인 양준혁과 이대호를 제외하면 타율과 안타 부문 1위를 동시에 차지한 건 6명뿐이다.
올 시즌에는 타율과 안타 부문에서 정상에 근접해 있는 선수가 있다. 전준우다. 올 시즌 136경기에서 타율 0.347(522타수 181안타) OPS 0.870, 7홈런 91타점 6도루로 맹활약한 그는 현재 타율 부문에서 3위에 올라 있고, 안타 부문에서는 꽤 큰 차이로 1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 9월[타율 0.417(103타수 43안타)]과 10월[타율 0.426(61타수 26안타)]에 맹타를 휘두른 전준우는 안타 부문에서는 2위인 강백호(KT, 168안타)에게 13개 차로 앞서 있다. 양 팀에 남은 경기 수는 8경기다. 이 부문 공동 3위는 김혜성(키움)과 최원준(KIA, 이상 165안타)이다.
앞서 있는 안타 부문에서와 달리 타율 부문에서는 근소한 차이로 경쟁이 치열하다. 현재 1위는 이정후(키움, 타율 0.351)다. 21일 잠실 LG전에서 3안타를 때리며 2위인 강백호(타율 0.34711)와 3위 전준우(0.34674)를 따돌렸다.
하지만 이정후가 경기 전까지 타율 0.34713으로 강백호에게 할푼리모도 아닌 2사 앞선 상황이었던 만큼 잔여 경기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예상하는 분위기다. KT와 롯데의 잔여 경기 수가 8경기로 같은 가운데 키움에는 그보다 2경기 적은 6경기가 남아 있다.
현재 타율과 안타 부문 타이틀에 가장 가까이 있는 전준우는 "선수라면 기회가 왔을 때 잡으려 하는 게 맞다. 2018년에도 안타 부문에서 1위를 해 봤다. 의식하지 않고 뛰면서 낸 성적이었다. 이왕 타이틀 경쟁권에 들어 온 만큼 좀 더 집중해서 이룰 수 있다면 좋겠다"고 한 바 있다.
롯데에는 또 전준우의 타이틀 도전뿐 아니라 지난 1992년 당시 염종석 현 동의과학대 감독 이후로 없던 신인상 수상자 배출에 대한 기대도 있다. 올 시즌 40경기에 구원 등판한 최준용은 평균자책점 2.91 이닝당출루허용률(WHIP) 1.22, 3승 2패 1세이브 19홀드로 맹활약하며 롯데의 오랜 숙원을 풀 선수로 주목받았다.
클래식 지표와 더불어 세이버매트릭스 지표에서도 최준용은 돋보인다. KBO 통계전문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불펜 투수를 평가하는 지표 가운데 하나인 승리기여확률합산(WPA)에서 1.94로 4위에 올라 있다. 그의 위에는 각 팀의 마무리 투수로 뛰고 있는 오승환(삼성, 4.18)과 정해영(KIA, 2.46), 김택형(SSG, 2.21)뿐이다. 셋업맨 가운데서는 가장 높은 곳에 있다. KBO 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의 기준으로 본다면 최준용(2.76)의 앞에는 올 시즌 32홀드로 이 부문 1위를 달리는 장현식(KIA, 3.06)만이 유일한 셋업맨이다.
최준용은 신인상 수상 후보로 평가받는 것에 대해 "지난 20여년 동안 우리 팀에 신인왕이 나오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긴 것도 같다. 내가 더 열심히 해서 그 인식을 깬 뒤에는 나로부터 시작해 롯데를 신인왕이 많이 나오는 팀으로 만들고 싶다"며 "역대 신인왕 가운데 최다 홀드가 20홀드라는 걸 알게 됐다. 이왕이면 20홀드보다 21홀드를 달성해 기록을 세워 보고 싶다"고 했다.
최준용은 또 "올 시즌 내가 아프지 않고 야구장에 돌아 온 거로도 기쁘지만, 신인왕을 받는다면 더 좋을 것 같다. 남은 기간 잘 마무리해서 나와 팀 모두 좋은 결과를 얻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5위와 3.5경기 차인 롯데는 포스트시즌 진출과 5할 승률에 끝까지 도전한다. 팀과 개인의 목표를 모두 이룰 기회는 정규시즌 최종전까지 8경기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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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