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정승우 인턴기자)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월드컵과 슈퍼볼을 비교하며 '월드컵 격년제'를 주장했다.
지난 5월 국제축구연맹(FIFA)의 글로벌 축구 발전 책임자인 아르센 벵거 전 아스널 감독이 월드컵 격년제의 도입을 처음 이야기한 후 각국 축구협회와 축구계 유명 인사들은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의 알렉산더 세페린 회장은 "순전히 FIFA의 단기적인 이익을 위해 월드컵을 '평범한 행사'로 바꾸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 2년 주기 개최는 월드컵의 역사적·전통적 가치를 훼손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세페린 회장은 "'축구 달력'은 클럽 경기와 국가 대표팀 경기 간의 상호보완적인 균형이 필요하다. 월드컵이 2년마다 열리게 되면 이미 과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선수들의 건강을 해칠 것"이라고 주장하며 선수들이 과도한 일정을 소화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스페인 ABC는 14일(한국시각) "인판티노 회장은 다시 한번 월드컵 격년제를 주장했다"라는 소식을 전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슈퍼볼은 매년 열리는데 월드컵이 2년마다 열리지 못할 이유가 없다. 많은 전문가들이 격년제가 해로운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FIFA의 연구에 따르면 개최 빈도가 대회의 질, 명성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세계 최고의 스포츠 이벤트인 슈퍼볼은 미국의 내셔널 풋볼 컨퍼런스(NFC)와 아메리칸 풋볼 컨퍼런스(AFC)의 결승팀이 맞붙는 대회로 1967년 처음 열린 이후 매년 열려왔다.
하지만 인판티노 회장의 주장대로 슈퍼볼과 월드컵을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대회 명성은 떨어지지 않을지 모르지만, 세페린 회장의 말처럼 선수들에게는 체력적으로 무리가 가기 때문이다.
세페린 회장의 주장대로 선수들은 이미 과도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8월 중순에 개막해 이듬해 5월에 종료되는 바쁜 시즌을 치른 뒤 프리시즌에 열리는 각종 대륙별 국가 대항전과 월드컵 예선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월드컵 본선은 조별 리그와 토너먼트로 구성돼 있는데, 약 한 달 동안 진행되기 때문에 선수들은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게 된다. 반면 슈퍼볼은 미국 미식축구 리그의 결승전으로 단 한 경기를 치르는 단판 승부다. 선수들의 체력적 문제는 고려하지 않은 채 대회 명성만을 고려한 부적절한 비교였다.
한편, 인판티노 회장은 "월드컵을 2년마다 개최하는 것에 관한 결정은 올해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 차기 월드컵 일정이 나올 수 있다"라며 빠르게 추진할 것을 암시했다.
사진=EPA/연합뉴스
정승우 기자 reccos23@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