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2.01 08:31 / 기사수정 2011.02.01 08:31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이번 호주오픈에서 아시아선수로는 최초로 결승전에 진출한 리나의 플레이는 너무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위기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는 킴 클리스터스를 더욱 좋아해요. 앞으로 클리스터스처럼 모든 것을 잘할 수 있는 선수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지난 1월 30일 막을 내린 '2011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여자단식에서는 '작은 기적'이 나타났다. 아시아선수로는 최초로 리나(28, 중국, 세계랭킹 9위)가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결승전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세계랭킹 1위인 캐롤라인 워즈니아키(21, 덴마크)를 꺾고 결승전에 진출한 리나는 킴 클리스터스(27, 벨기에, 세계랭킹 3위)와 팽팽한 접전을 펼쳤지만 끝내 무너지고 말았다. 경기 막판에 나타난 체력 저하를 극복하지 못한 리나는 아시아 최초의 그랜드슬램 대회(호주오픈, 롤랑가로스 프랑스오픈, 윔블던, US오픈) 우승을 이룩하지 못했다.
테니스 유망주 전남연(16, 중앙여고)의 궁극적인 꿈은 4대 메이저대회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올리는 것이다. 그동안 테니스 4대 그랜드슬램 대회에서 아시아 선수들의 우승은 없었다. 하지만, 리나가 결승전에 진출해 희망을 남겼다.
아직도 성장 중인 전남연은 16세의 나이에 172cm의 좋은 체격을 갖췄다. 전남연은 아기자기한 플레이보다는 공격적인 플레이를 선호한다. 전남연을 지도하고 있는 김영홍 코치는 "(전)남연이의 장점은 공격력이 무섭다는 점이다. 한번 공격이 폭발하면 멈추지 않은 힘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동양 선수들의 아기자기함보다는 파워를 앞세운 경기를 선호합니다. 수비적인 플레이보다는 공격적인 경기가 훨씬 짜릿해요. 또래의 남자선수들과 붙어도 이길 자신이 있습니다"
지난해 국내 중등부 대회를 휩쓴 전남연은 9월 중순에 열린 이덕희배 춘천 주니어테니스대회에서 '일'을 내고 말았다. 주니어 세계랭킹 124위이자 이 대회 1번 시드를 받은 태국선수를 꺾고 파란을 일으켰다.
중학교 2학년의 신분으로 8강까지 진출했지만 이 대회 우승자인 니노미야 마코토(18, 일본)에 아깝게 패했다. 4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자신의 가능성을 확인한 대회였다.
이덕희배 주니어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이 올 시즌 목표
현대 테니스의 흐름은 빠른 발놀림과 코트 장악력이다. 분주하게 많이 움직이면서 볼을 처리하고 자신의 코트를 철저하게 커버하는 선수들이 세계 정상에 군림하고 있다. '테니스 천재' 라파엘 나달(25, 스페인, 세계랭킹 1위)과 노박 조코비치(24, 세르비아, 세계랭킹 3위) 등이 이러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코트 위에서 많이 움직이려면 무엇보다 체력이 가장 중요하다. 김영홍 코치는 "체지방률이 높으면 지구력이 딸려서 많이 움직이는 테니스를 할 수 없다. 코트를 커버하려면 체력이 중요하다. 현재 전남연은 체력 훈련과 근력 훈련도 체계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달까지 몸 관리를 체계적으로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체력 훈련은 힘들지만 멈추고 싶은 생각이 없어요. 코트에서 빠르게 움직이려면 체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2011 호주오픈을 지켜본 전남연은 리나에게 끈질긴 정신력을 배웠다. 또한, 자신의 우상인 클리스터스는 철저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전남연은 세계적인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면서 한층 나아진 자신을 위해 채찍질하고 있다. 오는 10월에 열리는 이덕희배 주니어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이 올해 목표이다.
"지난해에는 이덕희배 대회에서 8강까지 진출했지만 이번에는 꼭 우승을 하고 싶어요. 올해에는 많은 대회에 출전해 랭킹도 올리고 싶고 좋은 경험도 많이 쌓고 싶습니다"
그랜드슬램대회, 아시아 선수라고 못 넘을 벽이 아니다
테니스는 전 세계인들이 즐기는 스포츠다. 이번 호주오픈도 전 세계 160개국에 중계됐고 10억 명이 지켜봤다. 그만큼 많은 국가에서 쟁쟁한 선수들이 배출되고 있고 세계정상까지 올라가는데 매우 힘든 종목이다.
세계의 벽은 매우 두텁지만 전남연은 "어려워서 더욱 도전해보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테니스 역사상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결승전에 진출한 리나는 아시아선수로서는 첫 우승을 노렸지만 아깝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김영홍 코치는 "그동안 아시아 선수들의 기량이 떨어져서 부진했던 것이 아니다. 테니스는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한 종목이다. 프로 테니스의 시스템은 국제대회에 많이 출전한 선수가 유리하게 구성돼 있다. 유럽과 북미의 선수들은 어려서부터 국제대회에 많이 출전하는 시스템 속에서 성장했다. 반면, 우리 선수들은 그렇지 못했다. 좋은 경험을 많이 쌓을 수 있는 시스템 속에서 성장한다면 아시아선수들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전남연을 비롯한 우수한 인재들이 출연하면서 한국 테니스의 가능성을 열고 있다. 국내가 아닌, 국제 수준에 맞춰서 훈련해나가고 있는 전남연은 "쉬운 경기보다 강한 상대와 붙어 어렵게 얻은 승리가 훨씬 짜릿하다"는 말을 남겼다.
기량 향상을 위한 연습은 물론, 부상 방지를 위해 트레이닝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는 전남연은 ITF(국제테니스연맹) 주니어 100위권 안에 드는 것과 영어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 올해 개인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사진 = 전남연 (C) 엑스포츠뉴스 조영준 기자]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엑's 이슈
주간 인기 기사
화보
통합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