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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민, 아직 반도 안 보여줬다

기사입력 2007.07.06 00:15 / 기사수정 2007.07.06 00:15

박현철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현철 기자] 98년 요미우리 자이언츠는 꽃미남 에이스를 얻었다. 그는 완봉승 3회 포함 전반기에만 7승을 거두고 2점대의 평균자책점으로 맹활약하다 올스타전에서 부상으로 이탈해 긴 재활의 길을 걷다가 은퇴했다.

그리고 그는 우여곡절 끝에 고국에 돌아와 공을 던지고 있다. 바로 한화 이글스의 조성민(34. 사진-한화 이글스). 지난 6월 30일 2군으로 추락한 그는 자신의 공을 던지지 못하며 예전 명성만큼의 실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거인이 사랑했던 젊은 에이스

96년 고려대를 졸업하고 요미우리 유니폼을 입은 조성민은 아마추어 시절의 혹사로 첫 해 2군에 머물러 구위와 변화구를 가다듬는데 힘쓴다. 일본의 야구 전문가들 또한 '긴 안목을 갖고 키우면 한 시즌 20승이 가능한 투수'라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97년 포크볼을 가다듬던 중 후반기 구원투수 보직을 받고 1군에 올라간 조성민은 최고 153km/h에 달하는 빠른 직구와 신무기 포크볼을 주무기로 11세이브를 올리며 기대를 모았다.

98년 요미우리의 3선발로 뽑힌 조성민은 완봉승 3회, 완투 5회를 하는 등 매 경기 7~8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전반기에서만 7승(5패)을 거뒀다. 조성민의 전반기는 찬란했지만 이면에서는 그의 팔꿈치가 점점 힘을 못 쓰고 있었다.

당시 요미우리는 사이토 마사키, 발비노 갈베스 등 좋은 선발투수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궂은 일을 해줄 믿고 맡길 셋업맨이 이리키 유사쿠(두산에서 뛰던 이리키 사토시의 동생)외에는 없었다. 공이 마무리 마키하라 히로미에게 가기 전까지 조성민이 책임져야 하는 경기가 많았다.

양날의 검, 조성민의 포크볼

조성민의 일본 시절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그의 포크볼에 감탄했다. 조성민의 포크볼은 빠르기가 140km/h을 상회하며 직구처럼 오다가 쭉 떨어지는 매력적인 공이었다.

노모 히데오의 정통 포크볼보다는 각이 크진 않았다. 비교를 해보자면 지바 롯데에서 메이저리그를 거쳐 한신 타이거스에서 2004년 은퇴한 '두꺼비' 이라부 히데키의 포크볼에 비교할 수 있다. 이라부의 포크볼은 최고 145km/h의 빠르기로 날카롭게 떨어졌다.

이라부는 펑퍼짐한 체구에서 나오는 힘과 탁월한 유연성으로 포크볼을 구사하며 메이저리그 한 시즌 10승을 거두기도 했다. 조성민의 포크볼도 그에 못지않았으나 그는 너무나 위험하게 포크볼을 던졌다.

탁월한 손목힘을 이용한 것은 좋았다. 그러나 조성민은 팔꿈치까지 이용해 커다란 백스윙 후 강하게 꼬았다가 세게 풀어버리며 포크볼을 구사했다. 게다가 구위가 떨어지던 경기 후반에는 이 포크볼을 남용하면서 재앙과도 같은 팔꿈치 부상이 찾아왔다.

자신감을 되찾아라

2005년 조성민은 우여곡절 끝에 한국 마운드에 섰다. 그러나 부상 여파 등으로 자신의 구위를 잃었고 제 기량만큼의 성적은 내지 못하고 있다. 5일 현재까지의 3년 통산 성적은 3승 4패 4홀드 평균자책점 5.07이다.

시속 140km/h 이상의 구속을 내지 못하면서 조성민은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는 기교파 투수로 변신했다. 그러나 탁월한 손목 힘, 일본무대에서 에이스로 뛰었던 소중한 경험을 갖고도 자신있게 공을 던지지 못하고 있다.

부상이 없었다면 조성민은 일본 무대에 내로라하는 수준급 에이스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과거는 과거일 뿐, 현재의 조성민에겐 자신만이 던질 수 있는 색깔 있는 공을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

조성민은 아직도 수준급의 손목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아마추어 시절부터 지적받던 '상체를 이용한 투구'에 의존하는 모습이 커보인다. 요미우리 시절에도 하체가 아닌 상체에 의존한 투구폼이었다. 예전 선동렬(산성 감독)이나 최동원(한화 2군 감독)이 그러했듯 상, 하체가 조화된 투구가 필요하다.

선수로써는 늦은 나이일 수도 있는 34세. 그러나 조성민은 아직 더 보여줄 것이 많은 투수다. 늦은 나이에 국내 마운드에 다시 오른 만큼 뒤늦게라도 자기 본연의 투구를 보여주었으면 하는 것이 팬들의 바람일 것이다.



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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