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서울W, 김정현 기자) 황의조와 손흥민이 묶여버린 대표팀의 공격은 매우 답답했다. 시원하게 밀집 수비를 뚫을 다른 방법을 강구하지 못한다면 다른 팀들에게도 승리가 가능한지 의문이 들었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1차전 이라크와의 홈 경기에서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다.
이날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황의조는 이라크의 밀집 수비에 고전하며 득점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슈팅을 세 차례 유효슈팅을 기록했지만 정확한 임팩트를 하지 못하면서 골키퍼에게 막혔다. 수비 두세 명이 지속해서 황의조를 괴롭힌 결과였다.
손흥민 역시 이라크의 수비에 고전했다. 대표팀에서 주로 도우미 역할을 하는 그답게 이날 키패스 두 개를 기록했고 전담 키커로 나서면서 세트피스에서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세트피스 장면에서는 전반 25분에 나온 황의조의 헤더 슈팅에 이은 이재성의 슈팅 장면이 유일하게 상대를 위협했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들고나온 선 수비 후 역습 작전이 이어졌고 후반엔 공격에서 날카로움이 더해지면서 한국의 골문을 위협하는 장면도 나오기 시작했다. 한국은 이재성이 전반에 아주 큰 기회를 놓친 뒤에 별다른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했고 경기 종료 직전까지 아쉬운 플레이를 했다.
벤투 감독은 "공격에선 우리가 해야 했던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볼 순환이 빨리 이뤄지지 못했고 공간 침투, 공간을 만드는 움직임도 이뤄지지 못했다"면서 "공격에서 적극성이 떨어져 상대가 수비를 쉽게 했다. 상대 불균형을 만들어서 어려움을 줬어야 했는데 적극성이 떨어졌다"고 공격 상황에서 아쉬움을 표했다.
후반에 남태희와 권창훈, 황희찬을 투입했지만, 남태희와 권창훈은 2선에서 중앙 침투와 전진 패스를 넣을 수 있는 선수고 황희찬은 돌파에 이은 크로스, 슈팅을 할 수 있는 자원이었다. 하지만 중앙에 황의조가 묶여있는 상황에서, 그리고 상대의 밀집 수비에 공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적절한 판단이었는지 의문이 든다.
벤투 감독이 부임 후 지속해서 노리고 득점이 터졌던 가장 주된 패턴은 볼 점유를 바탕으로 한 중앙에서의 조화 플레이였다. 2차 예선에서 이런 점들이 잘 먹혀들어 가면서 승리를 챙기는 경기들이 있었지만 반대로 먹혀들지 않아 원정에서 무승부를 거두기도 하고 어렵게 세트피스에서 승부를 내기도 했다.
이제는 최종예선이다. 벤투 감독이 가장 밀고 있는 이 패턴이 통하지 않았다. 이란, UAE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이라크의 수비를 뚫지 못할만큼 세밀한 패스도, 좋은 터치도, 결정력도 살리지 못했다. 결과가 필요한 최종예선에서 졸전에 홈에서 승점 1점은 정말 아쉬운 결과다.
최종예선, 월드컵 조별리그, 나아가 토너먼트 대회에서 한국은 한국과 비슷한 수준, 혹은 더 높은 수준의 팀들과 상대해야 한다. 한국의 원래 계획이 통하지 않는다면 변화를 통해 어떻게든 결과를 만들어 내야 하는데 이날 벤투 감독이 꺼낸 변화는 기존 플랜에 대한 변화가 아닌 단지 선수 구성에 대한 변화에 불과했다.
"선수들의 태도가 좋다. 하지만 태도만으로 부족하다는 걸 알고 있다. 공격에선 다른 해법을 찾을 것"이라며 변화를 예고한 가운데 벤투 감독이 현재 선수단 구성에서 다른 패턴으로 나설 수 있는 플랜B를 어떻게 구상할지 주목된다.
사진=서울월드컵경기장, 고아라 기자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