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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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연 "카라 재결합 얘기 중…독하던 나, 연기하며 건강 찾아" [인터뷰 종합]

기사입력 2021.09.02 15:20 / 기사수정 2021.09.02 15:14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한승연이 가수 활동부터 시작해 14년간 이어 온 연예계 생활을 돌아보며 앞으로의 연기 활동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한승연은 2일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된 영화 '쇼미더고스트'(감독 김은경) 인터뷰에서 영화와 함께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쇼미더고스트'는 집에 귀신이 들린 것을 알게 된 20년 절친 예지와 호두가 귀신보다 무서운 서울 물가에 맞서 귀신 퇴치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한승연은 자취방 보증금마저 주식으로 날려버린 만년 취업준비생 예지 역을 연기했다.

'쇼미더고스트'는 한승연의 첫 장편 영화 데뷔작이기도 하다. 2007년 그룹 카라로 데뷔해 팀의 인기를 이끌었던 한승연은 2013년 SBS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를 통해 배우로 전향했다. 이후 청춘시대', '열두밤' 등과 최근출연한 웹드라마 '인생덤그녀'까지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꾸준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쇼미더고스트'를 통해서는 제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코리안 판타스틱 장편 부문 배우상 심사위원 특별언급을 받는 성과를 거뒀다.

"저도 굉장히 자랑하고 싶다"고 밝게 웃어보인 한승연은 "김현목 씨는 상을 직접 받았다. 밝은 성격이라 정말 자랑을 많이 하더라. 저도 뿌듯했다. 저는 그 발표날 부모님과 같이 라이브로 보고 있었는데 감독님이 배급상을 받고 (김)현목 배우가 배우상을 받는 것, 또 제가 칭찬 받는 모습도 같이 봤었다.소고기 20만 원 어치를 구워 먹었다. 진짜 뿌듯하다"고 다시 한 번 환하게 웃었다.

이어 "제가 이제 데뷔 14년, 15년차가 됐다. 시간으로 따지면 가수를 했던 시간만큼 연기자로의 시간을 보낸, 그런 반반 정도의 시간이 되는데 팀 활동을 할 때보다 조금 늦게 자리잡는 것 아닌가 하는 조바심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렇게 첫 장편영화로 큰 롤을 맡은 것도 감사한데 칭찬까지 받아서 진짜 뿌듯하고,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행복했다"고 얘기했다.

또 '쇼미더고스트'에서 예지 캐릭터를 연기하며 정말 행복했다고 말한 한승연은 "취업이 잘 안돼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러면서도 따스한 오지랖으로 나서서 주변인과 친구들의 어려움을 함께 하는 모습이 좋아보였다. 또 그녀가 가진 우정도 많이 부러웠다. 예지를 연기하며 뭉쳐있던 스트레스들이 많이 풀렸고, 촬영 후부터 지금까지 건강한 멘탈을 잘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기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 준 '쇼미더고스트'를 통해 꾸준히 앞만 보며 달려왔던 지난 시간들도 돌아보게 됐다.

한승연은 "다른 분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저는 일찍이 어렸을때 진로를 정해서 원하는 장래희망을 이루는 데 성공했다. 예지가 극 중에서 '나는 안 돼!'라고 소리치는 것처럼 저도 그런 생각에 사로잡힐 때가 많았지만, 지금의 생각은 연기라는 것이 젊을 때만 할 수 있는 직업은 아니라는 것이다. 길게 보려고 한다. 흥행, 시청률같은 것이 성공의 기준이라면 그런 것이 꼭 빨리 올 필요는 없지 않냐는 마음이다. 예전에는 '내가 조금이라도 더 예쁠 때 잘 돼야 하지 않나'는 생각도 했는데 제가 40대와 50대, 그 이후에도 연기를 계속 할 수 있다면 그런 평가들도 제 노력 뒤에 언젠가는 따라오는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고 담담하게 얘기했다.

'걸그룹 출신 배우'라는 수식어에 대한 생각도 솔직하게 전했다. 한승연은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그런 프레임이 분명히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다고 본다. 어쨌든 저는 10대와 20대를 이 일에 다 쏟았던 것이 정말 영광스럽고 자랑스러운 시간들이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그 시간을 약점으로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또 "어쨌든 아이돌을 할 때도 아이돌은 뭔가 연기를 잘하지 못하고, 외모로만 승부를 보는 친구들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이 있었는데 연기자로 넘어왔다고 해서 부정적인 시선이 없어졌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그것들을 받아들이면서, 또 열심히 노력을 하는 것이 제가 할 일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연기를 하면서 '건강해졌다'는 것에도 큰 의미를 뒀다. 한승연은 "가수 활동을 했을 때는 정말 독하게, 나를 몰아붙이기만 했었다. 밥도 안 먹고, 잠도 안 자고 연습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아프면 주사를 맞고 피곤하면 링거를 맞고 그렇게 저의 컨디션이나 정신적인 부분들이 고려되지 않았었다. 그렇게 가수 활동을 할 때 감정을 숨기고 독하게 살다 보니까, 오히려 연기를 하면서는 감정을 드러내는 게 어색하고 어렵더라. 최근 1~2년 사이에는 독립을 하고 혼자 있으면서 감정을 표출하는 자유로움이 생겨서 그런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좋은 점도 일맥상통한다"고 말을 이은 한승연은 "(연기를 하니) 1년 365일 딱 맞춰져 있는 있는 몸매가 아니어도 괜찮고, 식사가 자유롭더라"며 크게 웃었다.

이어 "(카라 때) '미스터'로 활동할 때는 저희가 노출 있는 옷을 입었는데 정말 무대 의상이 손바닥만했다. 그런 옷을 입으면 항상 못 먹으니까 예민하고 첫 끼를 밤 10시에 먹고 그랬었다. 심지어 마지막 '맘마미아' 활동할때는 제 몸무게가 심하게 안 나갔다. 그런데 주변에서는 다 예쁘다고 했었다. 그 때 참 많은 생각이 들더라. 그렇게 독하게 살았는데, 그것이 한 여성의 인생을 놓고 볼 때 건강한 일인지 생각하면 그건 아니었던 것 같다. 지금은 건강해졌다는 것이 좋은 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카라 완전체 만남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하루 전인 1일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소녀시대를 언급하자 "저도 그 방송을 봤다"면서 "저희는 항상 얘기하고 있다. 아직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감사하게도 제안들도 종종 있어서 멤버들끼리도 얘기를 하는데 아직은 좀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전 소속사였던) DSP를 떠나던 그 순간부터 계속 얘기를 해왔다. 음원이든 공연이든 팬미팅이든, 많은 말을 나눴는데 아직은 여의치 않은 부분이 있다. 이제 저희가 데뷔 15년차를 맞았는데, '해봐야 하지 않을까'라고 다들 의욕적으로 이야기에 임하고 있다. 멤버들끼리도 더 많이 모이고 싶은데 거리두기 때문에 모일 수 없는 이런 말도 안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거리두기 4단계가 되기 전에는 종종 만나서 밥도 먹고, 두 명씩 보기도 하고 그랬다. 또 저희 영화 시사회에도 멤버들이 와줬었다"며 여전한 우정을 언급했다.

1988년 생으로 올해 34세이지만, 교복을 입어도 여전히 어색하지 않은 연예계 대표 동안으로 손꼽히는 한승연은 "동안이라는 것이 제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없지만, 좋을 때도 있고 불안할 때도 있는 것 같다"면서 "나이에 맞는 시간이 얼굴에 보이는게 좀 더 맞지 않나라는 생각도 들긴 한다. 20대까지 일을 하면서 꽉 채운 시간을 보냈는데, 시간이라는 개념으로 봤을 때는 무언가 다른 분들이 직장생활을 하는 것처럼 그 시간을 압축해서 산 게 아닐까 싶기도 한다. 그래서 지금은 뭔가 연기를 하면서 보편적인 청춘의 시간을 살아가는 느낌이다"라고 속내를 전했다.

현재 자신이 걸어온 발걸음들이 "나쁘지 않다"고 담담하게 말을 이은 한승연은 "뭔가 크게 폐를 끼치지 않으면서 차근차근 해 온 기분이다. 다른 어떤 분들처럼 첫 작품이나 두번째 작품에 크게 빵 터져서 엄청 유명해지고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저는 저 나름의 어떤 패스를 저의 스피드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만족한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자신의 페이스로 걸어갈 뜻을 밝혔다.

'쇼미더고스트'는 9일 개봉한다.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인디스토리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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