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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클로즈 업 V] '전설' 조혜정-장윤희, 女배구 부활위해 손발 걷었다

기사입력 2011.01.27 09:06 / 기사수정 2011.01.27 09:06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처음에는 선수들을 독려하기 위해 장윤희 코치를 훈련시켰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배구를 너무 잘해서 놀랐었죠. 감독으로서 장 코치의 기량이 탐이 났고 결국, 선수 복귀를 권유하게 됐습니다"

GS칼텍스의 수장이자 한국여자배구의 전설인 조혜정(58) 감독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동메달 획득의 주역이었다. 165cm의 단신이었지만 가공할 탄력과 빠른 몸놀림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또한, 지난 25일 경기에서 9년 만에 코트에 복귀한 장윤희(41) GS칼텍스 코치도 국제무대를 휘젓고 다녔다. 170cm에 조금 미치지 못하는 단신이었던 그는 뛰어난 점프력과 탄탄한 기본기로 한국여자배구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한국 여자배구의 대표적인 선수로 평가받는 조혜정 감독과 장윤희 코치의 공통점은 '단신 공격수'라는 점이다. 지금은 이들이 활동했던 시대보다 높이가 훨씬 좋아졌지만 작은 키를 탄탄한 수비력과 높은 점프력으로 대체했다.

또한, 누구보다 코트에서 부지런히 움직였던 공통점도 지녔다. 장윤희는 "배구는 손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발로 하는 것"이라고 줄기차게 강조했다. 움직이는 볼을 쫓아다니는 배구의 특성을 생각할 때, 빠른 발걸음은 필수적인 요소다.

한국 여자배구는 신장은 작지만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견고한 수비력을 지니고 있었다. 장윤희는 여자배구의 강호인 브라질과 러시아와 경기할 때도 상대방에서 가장 경계하는 선수였다.

그러나 선수들의 높이가 좋아지면서 한국배구의 장기인 기본기는 실종되고 있었다. 192cm의 장신임에도 안정된 리시브 능력과 배구센스까지 갖춘 김연경(23, JT마베라스)이 등장했지만 기본기를 갖춘 선수들이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다.

조혜정 감독과 장윤희 코치는 몸 전체를 활용해 볼을 때리는 타법을 구사했다. 조혜정 감독은 "키만 활용해 어깨만 쓰는 공격을 하면 위력이 떨어지고 어깨에도 무리가 온다"고 지적했었다. 또한, 장윤희 코치도 "뛰어 들어가면서 공격을 하지 않고 제자리에서만 볼을 치면 위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GS칼텍스는 올 시즌 우승후보로 평가받았지만 2승 8패에 머물며 최하위에 쳐져있었다. 이 상황에서 장윤희 코치는 현역 복귀를 선언하며 9년만에 코트로 돌아왔다.

지난 2002년도에 LG정유(GS칼텍스의 전신)에서 은퇴한 장윤희는 용인서청과 수원시청, 그리고 부천시청에서 꾸준하게 선수로 활동해 왔다.

또한, 이번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하며 코트복귀를 노리고 있었다. 장윤희 코치는 "40대의 몸은 20대와 30대였을 때보다 분명히 차이가 있을 것이다. 언제 코트에 나설지는 모르겠지만 기회가 오면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혜정 감독은 "수비적인 부분에서 장윤희를 따라올 선수는 드물다. 하지만, 아직 한 세트를 소화할 몸은 아니다. 장윤희가 활약하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불혹의 나이를 넘긴 장윤희가 전성기 때와 버금가는 기량을 펼친다는 사실은 매우 어렵다. 다만,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하는 배구를 몸소 보여줄 때, 이러한 파급 효과는 한국 여자배구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

'불세출의 센터' 장소연(37, 인삼공사)은 전성기는 지났지만 다시 코트에 복귀해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블로킹 타이밍 감각은 여전히 녹슬지 않았고 지난 시즌, 김사니(30, 흥국생명)와 함께 보여줬던 이동속공은 신선했다.

장윤희와 장소연이 하고 있는 플레이는 현재 여자배구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경기력이다. 한국여자배구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본기와 기술들은 '전설'들의 복귀로 인해 다시 살아 꿈틀거리고 있다.

[사진 = 조혜정, 장윤희 (C) GS칼텍스 구단 제공, 조혜정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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