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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 성지 부도칸서 태극기 올린 '재일동포'의 도전기 [포디움 스토리]

기사입력 2021.07.27 06:00 / 기사수정 2021.07.27 00:12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재일 동포 안창림은 일본 유도의 성지 부도칸에 태극기를 띄웠다. 일본 유도 유망주에서 태극마크를 달게 된 안창림은 드디어 올림픽에서 첫 메달을 땄다. 

안창림은 26일 일본 부도칸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유도 남자 -73kg급에 출전해 동메달을 땄다. 2016 리우 올림픽 이후 두 번째 올림픽에서 그는 첫 메달을 따냈다. 

이번 대회는 안창림에게 가혹했다. 오전부터 진행된 32강 경기부터 그는 죄다 연장 승부를 했다. 파비오 바실레(이탈리아)와의 32강서 4분의 정규시간 이후 연장에서 4분 33초 만에 안다리 후리기로 절반을 얻어 이겼다. 이어진 16강에서 역시 연장 2분 만에 안다리 후리기로 절반을 따냈고 8강에서도 연장에서 4분 13초에 절반을 얻었다. 

3연속 연장전에 지칠 대로 지친 안창림은 준결승에서 나샤 샤브다투아시빌리(조지아)를 만났다. 정규 시간 내에 득점을 올리지 못한 두 선수는 연장에서 희비가 갈렸다. 지친 안창림이 연달아 지도 2개를 받으며 정규시간서 받은 지도 한 개를 더해 지도 3개를 받아 반칙패를 당했다. 제대로 점수를 내지 못하고 안타까운 패배를 당한 안창림은 고개를 감싸 쥐며 주저앉고 말았다. 

하지만 안창림은 동메달 결정전에서 처음으로 정규시간 내에 승부를 냈다. 경기 종료 8초 전에 그는 한팔 업어치기로 절반을 얻어 정규 시간 내에 승리를 따냈다. 

정말 우여곡절 끝에 얻어낸 첫 올림픽 메달이었다. 5년 전, 22세의 어린 나이에 리우에서 금메달 기대주로 주목을 받았지만, 그는 16강에서 조기 탈락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그에게 태극마크를 달고 참가한 첫 올림픽은 실패였다. 절치부심하며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을 거친 안창림은 결국 도쿄에서 결실을 맺었다.

안창림은 조선인 할아버지가 정착한 일본 교토 출생의 재일교포다. 먼저 가라데를 시작했지만, 유도로 종목을 바꾼 그는 대학 시절 2013년 전일본학생선수권대회를 우승하며 주목을 받았고 일본에서 귀화 제의를 받았다. 하지만 이를 뿌리치고 그는 2014년 대한민국에 들어와 대한민국 국가대표가 됐다. 

일본서 대학 생활까지 했던 안창림은 일본 유도의 성지인 부도칸에서 자신의 국적 대한민국의 태극기를 내걸며 의미 있고 뜻깊은 순간을 맞이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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