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는 홈런 칠 수 있지만, 김상수는 맞으면 안 됐다" [현장:톡]

(엑스포츠뉴스 인천, 조은혜 기자) SSG 랜더스 김원형 감독은 '한 점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고 싶어 했다. 비단 그게 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김원형 감독이 이끄는 SSG는 9일 문학 한화전에서 3-9 패배를 당했다. 한화 선발 라이언 카펜터에게 막혔던 SSG 타선은 뒤늦게 점수를 뽑아냈지만, 사령탑에게는 절대 만족스러운 경기가 아니었다. 김원형 감독은 "실점하는 과정들 등 안 좋은 게 많이 나왔다"고 전날 경기를 돌아봤다.

0-3으로 끌려가던 SSG는 5회 선발 이태양을 내리고 투수를 김상수로 교체했다. 김상수는 2사 1·2루 상황 이도윤을 3구삼진으로 막고 이닝을 정리했지만, 6회 올라와 선두타자 최인호에게 홈런을 허용했다. 볼카운트가 1볼-2스트라이크로 유리한 상황에서 4구 144km/h 직구를 맞았다. 2년 차 최인호의 데뷔 첫 홈런이었다. 

어느 경기에서나 홈런은 나오지만 김원형 감독에게 이 장면은 결코 유쾌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홈런은 맞을 수 있다. 타자도 홈런을 칠 수 있고. 근데 사실 상수는 맞으면 안 된다. 그 점수 차, 그 상황, 그 카운트에서는 나는 맞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김원형 감독은 "선수들도 한 번 더 생각해야 한다. 팀이 0-3으로 지고 있고, 누구도 홈런을 칠 거라고 생각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좀 더 신중하고 정확하게 할 필요성이 있었다. 나는 항상 선수들에게 이런 것들을 얘기했다. 베테랑이라 하더라도 신중해야 할 땐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즌 초반 마무리까지도 맡았던 김상수는 현재 필승조 자리를 신인 장지훈에게 내줬다. 김원형 감독은 "지훈이나 (박)민호의 컨디션이 저하되면 언제든지 상수, (김)태훈이가 들어간다"며 "결론적으로 선수들 모두가 중요하다. 초반에 이 선수들이 잘해줬고 지금은 힘든 시기인데, 결국 이 선수들이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원형 감독은 직접적으로, 또 간접적으로 선수들을 질책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날 김 감독은 조심스러우면서도 단호하게 말했다. "솔직히 얘기 안 하려고 했다. 기사를 보면 기분 나쁠 수도 있다. 근데 선수들은 알았으면 좋겠다. 지고 있을 때도 한 점의 중요성이 크다는 걸."

사진=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