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현세 기자) "(허)경민이한테 '공 3개 안에 안 치면 맞힌다'고 장난쳤는데 까다롭더라고요."
NC 다이노스 이용찬은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6차전에서 팀의 네 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해 1⅓이닝 2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7-3 승리에 기여했다. 이동욱 감독은 "이용찬이 위기 상황에 올라가 막아준 게 결정적이었다"고 칭찬했다. 이날 승리로 3연패에서 벗어난 NC는 시즌 37승(34패)째를 거두며 7위인 두산과 승차를 3경기로 벌렸다.
지난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고 NC와 계약한 이용찬은 이날 이적한 뒤 처음으로 잠실야구장을 찾았다. 이용찬은 7-2로 앞선 7회 말 2사 1, 3루에 구원 등판해 첫 타자 양석환을 삼진으로 처리한 데 이어 8회 말에도 등판해 득점권 위기를 벗어나며 실점 없이 리드를 지켰다. 8회 말에는 마운드에 오른 뒤 1루 관중석에 있는 두산 팬들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이용찬은 "시합에 안 나간 지 꽤 됐다 보니 '오늘은 꼭 나가고 싶다'고 감독님께도 말씀드렸다"며 "잠실야구장에 들어올 때는 조금 어색하더라. 7회 말이 끝나고는 (박)건우와도 잠깐 인사했는데, 건우가 '왜 이렇게 세게 던지냐'고 하더라. (웃음) 최대한 안 맞아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던졌다"고 말했다.
이어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두산 팬들께 인사를 드리려 했는데, 위기 상황에 올라가다 보니 순간 까먹었다"며 "다음 이닝에도 등판한다면 꼭 인사드려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코치님께서 '던질 수 있겠느냐'고 물으실 때 '된다'고 했다"고 이야기했다.
프로 생활을 두산에서 시작한 이용찬은 이날 생애 처음으로 두산을 반대편에서 상대했다. 이용찬은 '가장 까다로웠던 타자가 누구였느냐'는 질문에 "허경민"이라며 바로 답한 뒤 "경기 전에 경민이에게 '공 3개 안에 치지 않으면 맞히겠다'고 장난쳤는데 상대해 보니 까다롭더라. (웃음) 처음으로 두산 타선을 직접 상대해 봤는데, 잘 친다는 생각이 들더라. 뭔가 다르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전에는 김태형 감독과도 만나 인사를 나눈 이용찬은 "감독님께서 '살살 던지라'고 하시더라"며 웃었다. 이날 이용찬은 직구 최고 150km/h까지 던졌다. 이어 "감독님께서 또 '아픈 데 없냐'며 '살 많이 빠졌네'라고 말씀하셨다"며 "오늘 마운드에 올라가자마자 팬들께 인사드리려 했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하다. 정말 정신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사진=잠실, 김한준 기자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