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승재 기자)김광현이 1일(한국시간) 애리조나전에서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2승을 수확했다. 지난 4월 24일 신시내티전에서 시즌 첫 승을 수확한 이후 68일 만에, 그리고 11경기 만에 따낸 값진 승리였다.
승리가 없었던 지난 두 달 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다. 시즌 첫 5경기에서 팀 승률 100%를 기록하며 ‘승리요정’이라 불렸던 김광현이지만, 이후 4연패와 조기강판의 수모 등을 겪으면서 번번이 고개를 숙였다. 수비 도움을 받지 못한 날도 있었고, 잘 던지고도 승부처에서 강판되는 날도 잦았다.
5월 16일 샌디에이고전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결정적인 수비 실책으로 3.1이닝 4실점(1자책)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첫 패전의 멍에를 안은 김광현은 이후 내리 4연패를 당하면서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6월 16일 마이애미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연패 사슬을 끊어내긴 했지만, 이번엔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승리를 수확하지 못했다.
6월엔 승부처에서 조기강판되는 불운도 겪었다. 5일 신시내티전에선 허리 부상으로 3이닝 만에 강판됐고, 21일 애틀란타전에서 4이닝 동안 47구만을 던지며 1실점으로 호투했음에도 빠르게 강판됐다. 26일 피츠버그전에선 4.1이닝 동안 7피안타 4실점을 기록하며 조기강판됐지만, 이 중 2실점은 수비의 실책성 플레이로 인한 실점이란 것을 감안한다면 아쉬운 강판이었다.
길어지는 ‘무승’ 불운 속에서 김광현 스스로도 초조했을 터. ‘초조함’은 바로 경기에서 드러났다. 김광현은 1일 경기에서 5이닝 동안 3볼넷을 내주며 위기를 자초했다. 점수를 내주면 안 된다는 생각이 오히려 김광현을 옥죄었다. 경기 후 그는 “최근 일찍 마운드를 내려와서 오늘은 점수를 주지 않는 투구를 하고자 신중하게 던졌다. 하지만 코너워크를 너무 신경 쓰다가 볼이 많아졌다”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광현은 ‘간절함’으로 이겨냈다. 맞춰 잡을 수 있는 타자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코너워크 승부를 펼쳤다. 비록 투구수는 많아졌지만, 김광현은 이전 경기보다 더 많은 삼진(5개)을 잡아내면서 1실점 최소실점으로 경기를 막아냈다. 또 타석에서 프로 데뷔 첫 장타와 함께 2타점 결승 2루타를 쳐내면서 스스로 승리를 쟁취하기도 했다.
김광현은 “예전엔 아무리 길어도 6~7경기면 승리를 챙겼는데, 이번에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다음 경기에는 이기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했던 것 같다”라면서 “오늘은 실점을 최소화하고 매 타자에 집중했다. 그 간절함이 행운이 된 것 같다”라고 전했다.
김광현은 이날 승리에 안주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날 안됐던 부분들을 복기하면서 다음 등판을 준비했다. 김광현은 “오늘 직구 제구가 잘되지 않았다. 제구는 개선을 해야 한다”라며 안주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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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