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지현우가 '빛나는 순간' 촬영을 통해 느낀 점과 함께 배우 활동을 하며 가질 수밖에 없게 된 고민들을 털어놓았다.
지현우는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평창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영화 '빛나는 순간'(감독 소준문) 인터뷰에서 영화와 함께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빛나는 순간'은 제주 최고의 해녀 진옥(고두심 분)과 그를 주인공으로 다큐멘터리를 찍는 PD 경훈(지현우)의 특별한 사랑 이야기.
지현우는 해녀 진옥을 취재하기 위해 서울에서 내려온 다큐멘터리 PD 경훈 역으로 등장한다. 회사의 사활이 걸린 프로젝트를 성사시키기 위해 진옥의 마음을 얻기 위해 애쓰는 노력 끝에 점차 그녀와 가까워지게 된다.
이날 지현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남아있는 시기 영화가 개봉하게 된 것이 다행이라며 "과연 개봉할 수 있을까 걱정이었는데, 조금 나아지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 아무래도 영화는 정말 극장에서 봐야 사운드도 그렇고, 집중이 되지 않나. 정말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빛나는 순간'은 실제 코로나19 영향이 한참 남아있던 1년 전 이맘 때 제주도에서 촬영이 진행됐다. 지현우는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를 떠올리며 "제주도 올로케이션 촬영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늘 있었다. 시나리오를 보고, 저는 경훈의 마음이 이해가 되더라. 이 마음을 관객 분들에게 잘 설명해야겠다 싶었다. 연기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시점에서, 좋아하고 존경하는 대선배님과 함께 촬영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다"고 얘기했다.
'빛나는 순간'은 1951년 생과 1984년 생, 실제 31세의 나이 차이가 나는 두 사람의 멜로로도 많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현우는 "이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있으니까 제 스스로도 '이해할 수 있다'는 답이 나왔던 것 같다. 실제로 선생님에게서도 소녀 같은 모습을 많이 봤었다. 정말 대선배님이시지 않나. 어렸을 때부터 TV를 통해 만났던 분이기 때문에, 선생님에 대한 어려움은 항상 있었다. 직장으로 치면 최고의 자리에 있는 분과 호흡을 맞추는 것인데, 이번에 같이 촬영을 하면서 왜 주변 분들이 선생님을 향해 '좋은 사람'이라고 말씀하시는지 알겠더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영화에 등장하는 상체 노출신을 위해, 실제 맛있는 제주도 음식을 마다하면서까지 몸을 만들기 위해 애쓰는 등 다방면으로 노력했다. 지현우는 "사실 그 때 지방을 빼느라고 고생했다. 지문에 '드러나는 젊은 육체'라는 말이 있었다"고 웃으며 "대체 '젊은 육체'가 뭔가 싶었다. '젊은 육체'라면 최소한 뱃살은 없어야 하지 않나. 그래서 뱃살이 안보이게 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영화 속 진옥과 현우의 모습을 "이성이 아닌 감성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거듭 강조한 지현우는 "선생님이 제가 잘 몰입할 수 있게 많이 도와주시고 배려해주셨다. 실제 서른 세 살의 나이차이라는 것은 거의 인식하지 않고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빛나는 순간'을 통해 연기에 대한 고민이 해결된 부분이 있냐'는 물음에는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았지만, 촬영을 하면서 좀 기댈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만큼 많이 힐링도 됐다. 연기적인 부분에서는 고두심 선생님이 계시니까 큰 힐링이 됐고, 제주도의 풍경을 보는 것도 좋았다"고 미소지었다.
20세에 데뷔해 '올드미스 다이어리'를 통해 국민 연하남의 이미지를 얻으며 많은 사랑을 받았던 지현우는 그동안 '송곳', '원티드' 등 사회적인 이슈를 다룬 작품에도 꾸준히 얼굴을 비추며 연기 활동을 이어왔다.
지현우는 " KBS 공채 탤런트로 연기를 시작한 것이 스무 살 때다. 벌써 제 나이가 서른 여덟 살인데, 직장에서 봤을때는 팀장이나 과장 이런 위치에 간 것 아닌가"라며 "제가 딱 그 위치인 것 같다. 이제는 드라마 현장이나 이런 곳에 가면 제가 언제부터인가 선배가 돼 있고, 동료들도 챙겨야 한다. 그렇게 중간다리 역할을 하면서 그 안에서 내가 잘 하고 있는지, 연기에 대한 고민이 좀 생기는 시기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또 "저도 계속 나이가 들어가고, 언제까지 연하남 역할만 할 수는 없다. 지금은 그런 역할이 들어오지도 않는다. 정말 이제는 연하남 역할을 하려면 불륜 연기를 하거나 해야 한다"고 너스레를 떨며 "어렸을 때는시키는 대로 연기하면서 대본에 나와있는대로 하고 그랬었는데, 지금은 제 나이도 20대가 아니고, 이전의 그 풋풋함도 없지 않나"라고 웃었다.
이어 "저희는 선택받는 직업이지 않나. '그 실력으로 아직도 버티고 있냐'라는 말을 들으면 안 될 것 같다. 발전하지 않으면 선택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노력하려고 한다"고 의지를 다졌다.
'빛나는 순간'은 3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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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