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광주, 김현세 기자] "제가 제일 잘하는 게 야구잖아요. 언젠가 해야 하고, 또 하고 싶은 거니까. 언젠가 다시 해야겠죠? 타이거즈에서."
지난 2019년 12월 현역 은퇴를 선언한 KIA 타이거즈 윤석민이 1년여 지난 3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은퇴식을 가졌다. 경기 전 승리 기원 시구를 맡은 윤석민은 현역 시절 자신이 달고 뛴 등번호 21번을 새긴 후배들의 경기를 지켜 본 뒤 은퇴식에서 유니폼을 반납하고 헹가레를 받으며 정식으로 새 출발하게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은퇴식 개최 시기를 구단과 꾸준히 조율해야 했던 윤석민은 은퇴를 선안한 뒤부터 1년여 동안 방송인으로서 각종 예능 방송에 출연하거나 골프 프로 테스트에도 응시하며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윤석민은 "야구를 하며 받던 스트레스가 이제는 없다"며 웃더니 "골프로도 프로 테스트에 나가게 되고, 이렇게 새로운 일을 하니 참 재미있고 즐겁다. 이게 행복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앞으로 윤석민이 어떤 도전을 하든 그의 앞날을 응원하겠다는 이도 적지 않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KIA 팬들은 물론이고 오늘(30일) 상대 팀 감독이자 과거 KIA 코치로서 윤석민을 지도했던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석민이가 새로운 길을 열고 있던데 앞으로도 하는 일 잘 되기를 바란다. 늘 응원한다. 선수와 코치로서 함께했던 사이인데 석민이가 잘 살면 좋겠다"고 바랐다.
평생을 야구선수로 살며 그동안 해 보지 못했던 걸 경험하고 있는 윤석민은 "방송도 재미있었다. 내가 방송인이 아니다 보니 오히려 더 편하게 할 수 있었다"며 "내가 생각하는 야구선수는 묵묵하고 그래야 했다 보다. 그런데 가끔 방송 나가면 이제 그런 책임감이 없어도 된다. 성격대로 해도 되니 스트레스 해소도 된다. 그동안 참았던 걸 자연스럽게 내보내다 보니 눈치도 안 보는 것 같아서 좋더라"고 말했다.
새로운 도전을 해 왔고 또 앞두고도 있지만 윤석민은 자신이 야구인이라는 걸 잊지 않았다. 그는 "오늘처럼 야구장에 나오면 '내가 충분히 뛸 나이인데' 싶다. 후회도 된다. 어깨 관리를 잘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래도 이제 끝난 이야기"라며 아쉬워하다가 "그래도 내가 제일 잘하는 건 야구다. 지금도 꾸준히 여가 시간에 야구를 본다. 야구 공부는 놓치 않고 있다. 언젠가 해야 하고, 또 하고 싶은 거니까. 언젠가는 해야겠죠? 타이거즈에서"라고 말했다.
언젠가 KIA로 다시 돌아오겠다는 뜻을 보인 윤석민은 이날 경기가 끝나고 선수 윤석민으로서는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은퇴식을 준비해 준 구단에 감사하다. 행복한 기억만 가지고 가겠다. 입단해서 첫 꿈은 1군 마운드에 오르는 거였다. 그리고 승리, 세이브, 차츰 선발 투수, 팀 에이스, 국가대표로 이어지는 꿈들을 타이거즈에서 다 이뤘다. 행복했다. 이러한 밑거름이 돼 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좋은 감독, 동료, 코치들과 꾸준히 만나 왔고, 이런 동료들이 있었기에 더 잘할 수 있었다. 찾아 주신 팬 여러분께 너무 감사드린다. 시간이 지나니 팬들의 환호가 그리웠다. 이름을 외쳐 주시고 환호해 주신 모든 게 좋은 추억이었다. 마지막까지 이 자리에 함께해 주셔서 감사하다. 여러분 덕에 행복한 선수 생활을 했다."
kkachi@xportsnews.com / 사진=광주, 김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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