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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PO] 코비와 티맥의 PO '동반 몰락' 下

기사입력 2007.05.10 10:25 / 기사수정 2007.05.10 10:25

조지형 기자

[엑스포츠뉴스 = 조지형 기자] 범접할 수 없는 최고의 기량으로 리그를 주름 잡고 있는 탑 슈팅가드들의 플레이오프 수난이 팬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코비 브라이언트와 트레이시 맥그레디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들의 소속팀인 LA 레이커스와 휴스턴 로케츠는 각각 7번 시드와 5번 시드를 받고 플레이오프에 올랐지만 결과는 1라운드 탈락이었다. 코비와 티맥의 명성을 생각한다면 올해 받아든 플레이오프 성적표는 어색하지 않을 수 없다. 

올랜도에서의 과오, 아직 씻겨 지지 않았다. 

온갖 비난과 질책을 받으며 올랜도 매직을 떠났던 티맥은 04-05 시즌을 앞두고 휴스턴 로케츠에 새 둥지를 튼 후 "휴스턴에서 뼈를 묻고 싶다" 라는 말로 환골탈태 할 것임을 다짐했다. 나태한 에이스로 낙인 찍혔던 매직에서의 씁쓸했던 마지막을 반성하고 새로운 결심을 한 것이다. 

티맥은 야오 밍과의 조합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고, 이 두 선수의 결합에 많은 이들이 이목을 집중시켰다. LA 레이커스의 밀레니엄 중흥기를 이끌었던 샤크 - 코비의 결별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위력적인 인, 아웃 사이드 콤비의 탄생은 그 자체가 화제였다. 그렇게 리그를 주도하고 있는 두 슈퍼스타의 만남은 샤크 - 코비의 아우라 만큼이나 큰 임팩트를 가져왔다. 

단숨에 로케츠가 우승 후보로 급부상하는 건 시간문제였고, 티맥은 매직에서의 쓰라린 기억을 치유함과 동시에 우승 대권에 도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당찬 포부와 함께 새로운 로케츠 시대의 막을 연 첫 시즌은 성공적이었다. 개인 기록은 오히려 하락했지만 데뷔 후 처음으로 50승 고지에 오르며 탄탄대로를 걸었다. 

로케츠에서 맞은 첫 플레이오프에서 만난 달라스 매버릭스와의 시리즈는 티맥의 달라진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비록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탈락하기는 했지만 위닝 샷을 성공시키는 등 명실상부한 로케츠 리더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한 것이다. 눈에 띄는 티맥의 활약은 로케츠 도약의 시발점이었고, 이는 야오의 존재감과는 조금 다른 개념이었다. 

인상적인 플레이로 희망적인 가능성을 제시했던 티맥의 두 번째 시즌은 그야말로 부상으로 점철된 시즌이었다. 잦은 부상으로 47경기만 소화한 채 일찌감치 시즌을 포기해야만 한 것이다. 티맥의 이탈은 전력에 심대한 타격을 줄 수밖에 없었고, 플레이오프도 다음 시즌으로 미뤄야 했다. 

티맥의 시련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올 시즌엔 야오의 부상이 티맥의 발목을 잡았다. 두 달 이상 코트에 나설 수 없었던 야오의 공백은 작년 시즌을 생각하면 악몽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팀이 좌초될 위기에 놓여 있을 때 티맥은 결코 좌절하지 않았다. 과거에 쓰러져가는 팀을 외면하고 미숙한 정신력을 보여줬던 매직의 티맥은 이미 버린 지 오래였다. 탁월한 리더쉽으로 무장한 티맥은 팀을 잘 통솔하며 오히려 야오가 있을 때 보다 더 좋은 팀 성적을 올린다.

52승 30패의 최종 성적은 야오의 출장 경기수와 곡절이 많았던 팀 사정을 감안하면 놀라울 만 한 수치였고, 티맥이 로케츠에 몸 담은 이래로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상승 무드를 타며 플레이오프에 올랐던 로케츠는 어느 팀보다 우승 확률이 높았던 팀 중 하나였다. 그 상대가 돌풍을 몰고 왔던 유타 재즈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모두들 확실한 원 투 펀치를 보유한 로케츠의 우세를 내다 봤지만 재즈 또한 호락호락하지 만은 않았다. 2승 3패로 벼랑 끝까지 몰렸던 재즈는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6, 7차전을 모두 승리하며 극적으로 2라운드에 진출한다. 로케츠는 또 다시 마지막 관문을 넘지 못하고 무너지고 만다. 티맥의 1라운드 징크스는 그대로 유효한 채 말이다. 

로케츠가 지향하고 있는 목표와 비교적 난관을 잘 헤쳐 나갔던 해결 능력을 고려하면 1라운드 탈락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티맥 - 야오 라인이 어디 함부로 볼 만 한 것인가? 예전 코비 - 샤크 콤비와 비교해봐도 그 위용은 크게 뒤처지지 않는다. 재즈 역시 강팀이긴 하지만 먼저 3승을 따내며 승기를 잡은 건 로케츠였다.

지울 수 없는 매직 시절의 과오를 휴스턴에서 씻겠다던 티맥의 각오는 단순히 표면적인 결과만을 봤을 때, 원하는 바를 이뤘다고 인정해줄만 한 가? 중요한 사실은 로케츠에서의 지난 3년 간 티맥은 올랜도 시절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1라운드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티맥의 눈물 그리고 로케츠가 가야할 길은? 

만약 7차전을 패배한다면 그 모든 책임을 자신이 모두 지겠다던 티맥의 굳은 확신은 끝내 꺾여지고 말았다. 1라운드 탈락이 확정된 후 가진 기자회견장에서 티맥은 7차전 패배의 책임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만 눈물을 머금고 만다. 복받치는 감정을 감출 수 없던 것이다.

이 애처로웠던 광경 만큼이나 현재 로케츠는 벌써부터 제프 밴 건디 감독의 사퇴설이 나도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변화의 바람이 시끄럽게 불어 닥칠 것을 예고라도 하는 듯이 말이다.

우선 포인트 가드진의 보강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항상 문제로 지적되었던 퓨어 1번의 부재는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도 심각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시즌 중에 밥 슈라가 사실상 은퇴를 선언했기 때문에 새로운 선수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밴 건디 감독의 현행 체제를 그대로 유지시키는 지의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플레이오프에서의 잇단 미끄럼으로 로케츠가 수비 중심의 농구에 미련을 버릴 수 있는 여지도 무시할 수 만은 없기 때문이다. 현지의 지역 언론에 의하면 이미 밴 건디가 사의를 표명했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탈바꿈할 다음 시즌을 위해 전제되어야 할 것은 티맥의 건재함이다. 통한의 1라운드 탈락으로 회한의 눈물을 보였던 티맥이 시즌 때 처럼의 투철한 리더쉽을 잃지 않는 것이 급선무가 되어야 할 것이다. 티맥의 자신감과 목표 의식이 굳건하지 않다면 로케츠의 다음 시즌은 없다.



조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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