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김현세 기자] 롯데 자이언츠 허문회 감독은 작년 9월 20일 NC와 더블헤더 1경기가 끝나고 선발 투수 이승헌 투구 내용이 매우 고무적이었다고 이야기했다. 196cm 위에서 스트라이크존 곳곳에 꽂히는 150km/h 직구 구위와 제구는 롯데로서 희망이었다.
이승헌은 작년 시즌 초부터 선발 자리를 노릴 수 있는 투수라고 평가받았다. 그는 스프링캠프 기간 중 이용훈 현 1군 메인 투수코치와 미국 드라이브라인 트레이닝 센터에 가 훈련했고, 실제 크게 발전해 왔다. 작년 9월 26일부터는 선발 3연승했는데, 이 기간 매 경기 발전 양상이 보였고 처음 5이닝 던지더니 그 뒤 6, 7이닝 퀄리티 스타트까지 내달렸다. 이승헌은 시즌 후반 선발 투수로서 성장 가능성을 발휘했고 이제는 목표가 더 크다.
이승헌은 "작년 시즌 내게는 6~70점 정도 줄 수 있겠다"며 "나머지 3~40점은 투구 수가 많았다 보니 이닝 소화력이 부족했다. 오래 끌고 가지 못했다. 많이 부족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제는 "승부를 빠르게 가져가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공격적으로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제구에 더 신경써야겠다고도 느꼈다"고.
목표는 "첫째는 부상 없는 시즌"이고 그 다음 "선발진에 들어가면 두 자릿수 승수를 올려 보고 싶다"고 했다. 롯데 국내 선발 투수 중 마지막 두 자릿수 승리 투수는 2017년 박세웅(12), 송승준(11)이다. 이승헌은 목표를 이루려면 보완해야 하는 요소가 많다고도 했다. 이승헌은 "작년 내 투구 분석 표를 보니 직구, 체인지업이 많더라. 올해는 좌타자 상대할 때 역시 체인지업뿐 아니라 슬라이더를 섞어 던지면 좋을 것 같다"며 "투수코치님들과도 변화구를 더 보완하려 많이 상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1년 새 스프링캠프 환경이 바뀌었다. 이승헌은 미국 드라이브라인 트레이닝 센터가 아니라 1일부터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X-PRO 사직 캠프에 들어갔다. 그는 "1년 전과 지금 변함없는 것 같다. 선발 투수로서 경쟁하고 있는데, 내가 할 것 잘하면 좋은 결과 있지 않을까"라며 "작년에 드라이브라인 트레이닝 센터에 가 많이 배워 왔다. 그때부터 많이 변했다"고 말했다.
롯데는 드라이브라인식 훈련 방식을 도입했다. 무게 차등이 있는 웨이티드 볼 등 장비를 구해 왔다. 작년 이 코치와 조시 헤르젠버그 어퍼 레벨 투수 코디네이터가 주도해 훈련했다. 이승헌은 "처음 드라이브라인에 갔을 때 구속이 잘 나와 '잘못 나왔다'고 생각할 정도였는데, 돌아와서도 구속이 잘 나와 자신감이 붙으면서 더 좋아졌다"며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국내에 돌아와 드라이브라인식 훈련을 꾸준히 하니) 더 강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상체 회전이나 꼬임 자체가 더 좋아지는 느낌이었다"고 봤다.
몸에 맞는 훈련 방법뿐 아니라 시즌 루틴까지 형성돼 있다. 이승헌은 "스프링캠프 분위기가 편하고 좋다. 선수가 자율적으로 스스로 해야 할 것 찾아서 하니 필요로 하는 부분을 찾아서 하게 돼 좋다"며 "비시즌 동안에는 힘이 부족하다고 느껴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경쟁 역시 자기 할일에 집중하다 보면 따라오는 것이라고 믿는다. "경쟁하고 있기는 하지만 나는 내 할일만 하는 스타일이다. 신경쓰지 않고 하다 보면 좋은 일이 있을 것 같다. (좋은 일이라면?) 선발 자리를 들어간다든지…. (웃음)"
kkachi@xportsnews.com / 사진=부산, 김한준 기자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