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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 업 V] 남자대표팀 선수 구성의 문제점 - 1.

기사입력 2007.11.26 20:13 / 기사수정 2007.11.26 20:13

조영준 기자

        
(남자배구 국가대표 전임 감독인 류중탁 감독)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일본에서 열리고 있는 2007 FIVB 월드컵 국제남자배구대회에 참가 중인 한국 대표팀은 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23일 아프리카의 다크호스인 튀니지를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누르고 값진 첫 승을 올렸지만 25일 벌어진 불가리아 전에서는 수비와 조직력에서 한계를 드러내며 3-0으로 자멸하고 말았습니다.

  주전 선수들이 대거 빠지고 대학 선수 위주로 구성된 1.5군 선수이다 보니 별 큰 기대를 가질 필요는 없었지만 그래도 국제대회에 나가서 연일 패배하는 모습을 보기란 그리 내키지 않는 일입니다. 그러나 한국남자배구는 분명히 성장통을 겪고 있으며 이 시기를 잘 극복해야 예전의 강호다운 모습을 갖출 수 있을 것입니다.

  작년 2006 도하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오랜만에 한국남자배구가 기지개를 켠 순간을 기억할 겁니다. 세대교체 중이었던 당시, 대표팀 감독이었던 김호철(현대캐피탈) 감독은 여러 어린 선수들에게 국제무대에서 뛸 기회를 주며 젊은 선수들의 기량을 향상시키는데 노력했습니다.

  오랜만에 참가한 2006 월드리그에서는 좋지 못한 성적을 거뒀었고 아시안 게임 전에 열린 세계선수권에서도 실망스런 성적을 남겼습니다. 그러나 팀의 윤곽은 조금씩 살아나고 있었고 도하 아시안 게임에서 다시 영입된 노장인 신진식(전 삼성화재)과 후인정(현대캐피탈)의 가세는 젊은 선수들과 조화를 이루며 월드리그와 세계선수권보다 한층 성숙된 팀의 모습에 조직력을 이루어냈습니다.

  작년 도하 아시안게임 만해도 세계선수권 부진과 신진식의 대표팀 가입 등의 논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신구의 조화를 이룬 대표팀은 한층 탄탄해져 있었으며 공수주에 걸쳐 안정된 균형감을 가진 그런 팀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 이후, 대표팀은 그 당시 가졌던 모습을 상실한 채 망망대해를 표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신진식과 후인정이 빠지고 새로운 선수들이 가미되었으며 코칭스태프 진까지 교체된 대표팀에겐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출발부터 불안하게 시작한 대표팀은 급급하게 갖춰진 선수들로 이상적인 팀을 만들기엔 여러모로 부족한 점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이번 월드컵 대회는 내년 5월에 있을 올림픽 예선전을 앞둔 마지막 국제대회입니다. 실질적으로 대표팀의 점검차원에서 참여한 목적은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대표팀의 구성체계가 이루어지지 못한 점은 아쉽기만 합니다.

  지금 월드컵에 참가한 한국팀의 구성 멤버를 보면 이상적인 배구를 하기엔 무리가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개개인의 선수들이 가진 기량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이런 컬러를 가진 팀은 강팀이 되기 어렵습니다.

  현재 월드컵의 주전 멤버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세터 - 유광우(인하대, 삼성화재 입단예정) 
  
  윙 스파이커 - 신영수(대한항공), 박준범(한양대), 문성민(경기대) 
  
  미들블로커 - 하현용(LIG 손해보험), 하경민(현대캐피탈)
  
  리베로 - 여오현(삼성화재)

  현재 주전 멤버들을 보면 무려 3명의 대학 선수가 들어가 있고 세터 유광우는 처음으로 대표팀 주전으로 뛰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월드컵에서 주장을 맡고 있는 신영수 역시 국제대회 주전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 멤버들을 살펴볼 때,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 바로 수비와 서브리시브에 있습니다. 현재 리시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한국 최고의 리베로인 여오현이 자리를 잡고 있지만 그가 모든 리시브와 수비를 혼자서 책임질 수는 없습니다. 최소한 윙스파이커 중, 두 포지션에서는 안정된 수비를 보여줘야 수비력이 기틀을 갖출 수 있습니다.

  현재 홈팀의 잇점을 안고 날마다 선전하고 있는 일본팀을 본다면, 리베로뿐만이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고르게 수비에서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과의 경기에서 팀의 주포인 코시카와 유 대신 나왔던 38살의 백전노장 오기노는 팀의 정신적 지주이자 발군의 수비실력을 가진 선수였습니다.

  한층 안정된 수비력을 바탕으로 빠르고 조직적인 일본 특유의 배구로 한국을 이기고자 했던 의지는 그대도 먹혔으며 공격의 위력에 비해 서브리시브와 수비가 약한 코시카와 대신 오기노를 투입한 일본의 전략은 제대로 먹혔습니다.

  이렇게 승리는 요하는 경기를 위해선 수비와 리시브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해주는 선수가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그러나 한국 팀에는 이러한 선수가 부족했고 한국 남자배구의 기둥인 이경수의 빈자리에 참가한 신영수는 그것을 채우기엔 여러모로 부족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한국의 윙스파이커진인 신영수와 문성민, 그리고 박준범과 김요한 등은 모두 리시브와 수비에서 약점을 보이고 있는 선수들입니다. 불가리아와 같은 강력한 공격력을 가진 강팀과도 15점대까지는 팽팽하게 경기를 이끌고 가지만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지속적으로 들어오는 강서브와 상대팀의 공격을 무력화 시킬 블로킹과 수비에서 무너지면서 4~5점차로 끝내 패배합니다.

  세계정상권의 팀과 벌어지는 그 4~5점의 차는 바로 수비조직력과 서브, 블로킹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나마 높이와 힘으로 승부할 수 없는 아시아권 팀이라면 일본과 같이 끈끈한 수비조직력과 강력한 서브를 정착해야만 근소한 승부를 벌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상대방의 강한 공격력을 무마시키기엔 너무나 약한 서브에 블로킹과 수비조직력마저 미비하니 속절없이 당하고 무너지고 맙니다. 우선적으로 지금의 선수 구성력은 결코 좋은 팀 구성 컬러가 아니며 배구 강팀들과 근성 있는 배구를 추구하려면 반드시 수비력이 뛰어난 테크니션이 추가되어야 합니다.


<사진 = 대한배구협회>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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