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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사마 야요이: 무한의 세계' 편견 깬 아티스트…"작품으로 희망 전하고 싶어"

기사입력 2020.12.03 16:53 / 기사수정 2020.12.03 16:53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모든 여성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쿠사마 야요이의 눈부신 이야기를 담은 영화 '쿠사마 야요이: 무한의 세계'(감독 헤더 렌즈)에 기대감이 높아진다.

'쿠사마 야요이: 무한의 세계'는 독보적인 작품들로 차별과 편견을 깨고 여성 작가 최초, 최고의 자리에 오른 현대 미술의 살아있는 거장 쿠사마 야요이의 마법 같은 작품 세계를 그린 영화.

연출은 맡은 헤더 렌즈 감독은 '쿠사마 야요이: 무한의 세계' 기획 의도에 대해 "젊은 관객에게 그의 생애를 알리고, 잊히지 않게 하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미술 전공자였던 헤더 렌즈 감독은 전공 서적에서조차 여성 작가의 작품에 관한 구절은 찾기 힘들었다며, 작품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여성 작가들의 작품과 삶에 주목했다. 

그리고 그 시작은 동양인 여성 아티스트로 독보적인 행보를 보였던 쿠사마 야요이였다. 쿠사마 야요이는 미술계에 첫발을 디뎠던 순간부터 혁명 그 자체였다. 

미국의 여성 화가 조지아 오키프와의 편지가 인연이 돼 뉴욕에서 예술 활동을 시작하게 된 것. 조지아 오키프의 '검은 붓꽃'을 보고 큰 감명을 받은 쿠사마 야요이는 수소문 끝에 미국에 있는 조지아 오키프에게 편지와 수채화를 보내 조언을 구했고, 그의 재능을 알아본 조지아 오키프가 미국에서의 활동을 제안했다. 


그렇게 일본 전후 예술가 중 최초로 뉴욕으로 향한 쿠사마 야요이. 예술에 대한 열정 하나로 고향을 떠나온 쿠사마 야요이는 끊임없이 갤러리의 문을 두드렸고, 남성 작가의 작품만을 고집하는 아트 딜러들의 횡포에도 굴하지 않고 발로 뛰며 본인의 작품을 세상에 알렸다. 

또 쿠사마 야요이는 앤디 워홀, 클래스 올덴버그의 아이디어 도용에도 포기하지 않고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갔다. 본인의 스타일을 훔쳐 히트를 기록한 남성 작가들에게 보란 듯이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며 대체불가한 작품 세계를 확고히 해나간 것이다. 

쿠사마 야요이는 자신을 괴롭히는 강박과 트라우마에서 영감을 얻는 만큼 '쿠사마 야요이'하면 떠오르는 확실한 스타일로 명성을 공고히 했다.

쿠사마 야요이는 미술사를 넘는 혁명의 아이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편견과 차별에 맞서 동양인 여성 아티스트로 자신만의 길을 개척했을 뿐 아니라 늘 소수자의 편에 서서 목소리를 냈기 때문. 
대표적인 예로 쿠사마 야요이는 미국 최초의 동성애자 결혼식 해프닝을 펼쳐 사회적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쿠사마 야요이는 "당시 동성애자는 전부 숨어 살았다. 나는 그들이 당당하게 커밍아웃하길 바랐다"며 해프닝을 펼친 이유를 밝힌 바 있다. 


또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려고 작품을 만든다. 제 작품으로 세상에 희망을 전하고 싶다"는 소명을 전한 쿠사마 야요이는 늘 남보다 한발 앞서 유의미한 발자취를 남겼다. 

1966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는 '당신의 나르시시즘을 팝니다'라는 주제로 '나르시스 정원'을 선보이며 예술은 비싸고 얻기 힘들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깼고, 살아있는 예술가들을 제대로 대우해 주지 않는 박물관의 편협한 모습에 반기를 드는 해프닝을 펼치기도 했다.

끝까지 지지 않고 꿋꿋이 자신의 길을 걸어온 쿠사마 야요이는 끝내 전 세계의 인정을 받았고, 그를 외면하던 부정적 시선을 완전히 뒤집으며 현존 최고의 여성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했다. 

차별과 편견을 깨고 여성으로, 그리고 예술인으로 새로운 역사를 쓴 현대 미술의 거장 쿠사마 야요이는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여성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쿠사마 야요이: 무한의 세계'는 오는 12월 17일 개봉한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오드(AUD)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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