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한 기자] 와일드카드로 출전하는 박주영(AS 모나코), 김정우(광주 상무)는 제 몫을 다 해낼 수 있을까.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이 8일 오후, 광저우 유엔슈산 스타디움에서 북한과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C조 예선 1차전을 갖는다. 한국 선수단의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하는 만큼 홍명보호는 껄끄러운 상대인 북한을 맞아 기분 좋은 승리로 목표를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게 된다.
다소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현재 대표팀 분위기는 비교적 안정된 상태다.
특히 출전이 힘들었던 박주영이 소속팀과 협의 끝에 극적으로 합류할 수 있게 되면서 한층 더 목표 의식을 갖고 경기에 임할 수 있게 됐다. 공격력이 다소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홍명보호 입장에서는 박주영의 가세가 그야말로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박주영의 가세는 다른 의미에서도 많은 득이 될 수 있다. 21세 이하 선수들로 대부분 구성된 가운데서 박주영은 미드필더 주장 김정우와 더불어 와일드 카드로 발탁돼 홍명보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큰 경기 경험이 다소 떨어지는 젊은 선수들 사이에서 비교적 경험이 풍부한 박주영을 통해 공격력을 비롯한 약점을 보강할 수 있는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한 명의 와일드 카드인 김정우도 마찬가지다. 중원에 구자철(제주 유나이티드), 윤빛가람(경남 FC)이 버티고 있지만 큰 경기 경험 면에서는 김정우가 단연 돋보인다. 우승까지 모두 7경기를 치르는 가운데서 결정적인 위기를 맞이했을 때 공-수 조율 능력이 돋보이는 김정우의 활약은 안정적인 경기 운영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사실 그동안 한국 축구는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와일드 카드를 활용할 수 있는 대회에서 이렇다 할 재미를 보지 못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부터 와일드 카드제가 도입된 가운데 지속적으로 활용해 왔지만 전력 향상에는 그다지 큰 영향을 발휘하지 못했다.
처음 와일드 카드를 활용한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는 이임생이 부상으로 중도에 귀국했고,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홍명보가 역시 부상으로 낙마해 강철로 교체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도 김남일, 송종국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유상철, 정경호가 대신 투입됐지만 이렇다 할 활약은 없었다.
아시안게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 이영표, 이운재, 김영철이 와일드카드로 발탁됐지만 4강전 이란과의 경기 승부차기에서 이영표가 골대를 맞춰 금메달 획득에 실패하는 아픔을 맛봤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때도 이천수, 김두현, 김동진 등이 와일드카드로 투입됐지만 크게 두드러진 경기력은 보여주지 못했다. 기량이나 경험 면에서 분명히 좋지만 기존 신예 선수들과 융화가 잘 이뤄지지 않다 보니 빚어진 결과였다.
그런 만큼 박주영, 김정우는 지난해부터 홍명보 감독 체제에서 다듬어졌던 기존 선수들과의 호흡을 얼마나 잘 맞추느냐에 따라 팀 운명도 갈릴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팀 전력 향상 및 안정화의 열쇠를 쥐고 있다시피 한 두 선수가 좋은 활약을 펼치며 홍명보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고, 고참다운 면모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박주영 (C) 엑스포츠뉴스 DB]
김지한 기자 pres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