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여의도동, 김현세 기자] "사실 그때 '나는 야구하고 싶어 여기 왔는데…'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우울하고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그때 잘 버텨서 행운이 왔다고 생각해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광현이 23일 기자회견에서 올 시즌 여러 변수가 있어 버티느라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빅 리그 진출 첫 시즌. 김광현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는 하루 빨리 종식돼야 할 시기이기는 하지만, 달리 볼 때 많이 배우고 느끼는 시기였다. 14년 프로 생활 중 처음 얻는 교훈 또한 있었다.
김광현은 올 시즌 세인트루이스와 2년 800만 달러, 옵션 포함 총 1100만 달러 계약 조건으로 빅 리그에 진출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영향으로 메이저리그 개막일이 밀렸다. 7월 23일까지 근 4개월. 김광현은 버티는 수밖에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꿈이 실현되기 직전이라서 시차 등 적응해야 할 요소가 적지 않아 귀국마저 고사할 정도였다고.
김광현은 개인 훈련 중 SNS에 게시물을 올렸다. 심경 토로라고 보는 시선이 많았다. 친정 SK 식구 또한 이례적이라고 이야기할 정도였다. 김광현은 "사실 그때 '나는 야구하고 싶어 왔는데…'하며 우울하고 힘들었다. 그래도 그때 잘 버텨 운이 따랐다는 생각도 든다"며 "SNS에 '행운 잡으려면 지금 버텨야 한다'는 마음으로 글을 썼다"고 했다.
그러면서 배웠다. 김광현은 "4개월 버텼더니 행운이 정말 따랐다"며 "앞으로는 어떤 시련과 역경이 있어도 버텨야 운이 따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올 시즌 8경기(선발 7경기)에서 39이닝 던졌고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62로 '성공적 데뷔 시즌'을 치렀다고 평가받는다. 물론 그는 "발만 담갔다"며 "많이 부족하다"고 손사래쳤다.
김광현의 첫 시즌이 '성공'이라고 평가될 수 있는 데 포스트시즌 선발 등판 또한 컸다. 마이크 실트 감독은 그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시리즈 1차전 선발 등판시켰다. 3⅔이닝 5피안타 3실점. 그로서 아쉬울 수 있는 투구 내용이지만 배우고 성장하는 기회였다고. 그는 "행운이 따르지 않는 때는 실력으로 메울 것"이라고 했다.
김광현은 "사실 포스트시즌에서 마음가짐은 미국도 같았다. 단기전은 한 경기에 모든 것이 갈리니까. 물론 내가 좋은 피칭을 하지는 않았지만…"이라며 "내 공을 자신 있게 못 던지면 맞아 나갔다. 가장 자신 있는 공을 가장 자신 있게 던질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그런 자신감을 갖고 마운드에 오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고 했다.
kkachi@xportsnews.com / 사진=여의도동, 박지영 기자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