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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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사퇴 자책하는 4년 차, 이정후 "내가 더 잘했더라면"

기사입력 2020.10.09 05:25


[엑스포츠뉴스 고척, 조은혜 기자] "내가 잘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가장 큰 것 같다".

8일 오후, 키움 히어로즈는 손혁 감독의 자진 사퇴를 발표했다. 경기 개시까지 3시간 반 전, 홈팀 감독의 브리핑이 시작되는 오후 4시를 단 1시간을 남겨둔 시간이었다. 갑작스러운 손혁 감독의 사퇴는 선수단에게는 더욱 충격적이었을 터였다. 하지만 선수들은 그들에게 주어진 경기를 치러야 했고, 무거울 수 있는 마음을 뒤로 하고 그라운드에 나섰다.

김창현 감독대행 체제의 첫 경기, 키움은 2회에만 9점을 몰아내고 10-7 승리와 함께 위닝시리즈를 챙겼다. 이틀 전의 승장과 이날의 승장은 달랐지만 승리했다는 사실은 같았고, 그것이 프로의 세계였다. 시리즈 앞선 경기에서 안타가 없었던 이정후는 이날 우익수 및 4번타자로 출전해 3안타 1타점 2득점으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손혁 감독은 선수단의 훈련 전 마지막 인사를 하고 떠났다. 이정후는 "끝까지 같이 못해서 미안하다고 말씀하셨다. 남은 경기 더 잘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라고 하셨다"고 전하면서 "우리는 프로고, 경기는 해야하기 때문에 경기에만 집중하자고 선수들끼리 이야기를 많이 했다. 경기 하는 내내 서로 격려도 많이 하고, 응원도 하면서 좋게 좋게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돌아봤다. 

이정후는 프로 4년 차에 팀의 핵심, 특히 지금은 4번타자를 맡고 있다. 사령탑의 사퇴라는 큰 변화를 모르는 체 하기도, 온전히 감당하기도 쉽지는 않다. 그런 그가 떠올린 것은 "우리가 좀 더 잘했더라면, 우리가 좀 더 많이 이겼더라면" 하는 '책임감'이었다.

이정후는 "팀이 잘하다가 막판으로 오면서 조금 흔들렸던 건 사실인데, 팀이 흔들리는 시기에 내 부진이 시작된 것 같아서 이렇게 된 상황에 대해 나한테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 마음이 좋지 않다"며 "나 역시도 프로 생활을 하면서 처음 겪는 일이다. 우리가, 내가 더 잘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가장 큰 것 같다"고 털어놨다.


안 그래도 중요했던 남은 경기들은 그래서 더 중요해졌다. 이정후는 "시즌 막바지가 되면서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뛰는 거의 없을 것이다. 내가 가진 컨디션 속에서 얼마나 좋은 퍼포먼스를 내냐의 싸움이다. 감독대행님도 바뀌는 건 없으니까 남은 경기 다치지 말고 잘 해보자고 말씀하셨다. 내 나름대로의 할 일을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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