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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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래호, 아시안컵 우승에 필요한 5가지 과제

기사입력 2010.10.13 07:08 / 기사수정 2010.10.13 07:08

김지한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지한 기자] 아시안컵을 3개월 앞두고 국내에서 가진 마지막 평가전에서 우승 해법을 찾겠다고 했지만 많은 과제만 남긴 경기가 됐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2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0-0 무승부를 거두며 A매치 평가전 일정을 마무리했다.

경기는 비겼지만 내용 면에서는 많은 보완점을 발견한 경기였다. 후반에 다소 나은 경기력을 보여줬지만 한국은 세밀한 패스플레이와 유기적인 조직플레이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며 전체적으로 답답한 경기를 펼쳤다. 무엇보다 '에이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무릎 통증으로 결장하면서 구심점 역할을 해줄 선수가 없었던 것이 문제였다.

그렇다보니 상대의 압박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했고, 역습 상황에서는 다소 우왕좌왕 하면서 위기를 몇차례 허용하기도 했다. 이전 경기와 다르게 나름대로 최정예 멤버로 안정형 경기를 추구하려 했던 만큼 이번 경기에서 드러난 약점은 그냥 넘기기가 쉽지 않다. 한일전을 비롯해 조광래호가 치른 3경기를 통해 아시안컵 우승을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이 있는지 살펴본다.

전술 이해를 높여라

조광래 감독이 부임 후 치른 3경기에서 같은 전술을 사용한 것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큰 틀에서는 스리백, 원톱을 유지하면서도 중원에서의 다양한 전략을 통해 보다 아기자기한 패스와 공격을 지향하는 플레이를 추구하려 했다. 그 때문에 '포어 리베로', '미들라이커' 같은 변화무쌍한 변칙 전략들이 잇달아 등장했다.

하지만 감독이 추구하는 변화에 오히려 선수들이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분위기다. 워낙 다양한 전략을 짧은 기간에 훈련하고 실전에 사용하려다보니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경기에 나서는 선수가 많다. 감독이 지시하는 것에만 따라가려다보니 오히려 창의적인 플레이가 살아나지 않고 원했던 플레이마저 나오지 않은 경우가 많아졌다. 첫 경기였던 나이지리아전에서 인상적이었던 짧고 원활한 패스플레이가 이란, 일본전에서 살아나지 못한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 

장기적인 안목을 바라보면서 변화와 실험을 시도하는 것은 좋다. 그러나 아시안컵이라는 큰 대회가 얼마 안 남았다면 지금부터라도 어느 정도 선수들이 가장 잘 해낼 수 있는 전술을 정착시켜 이해를 높여야 한다.  

조직력 강화해 상대 맞서라

일본은 공격의 핵인 혼다 케이스케(CSKA 모스크바)를 중심 축으로 전방으로 정확하고 날카로운 패스플레이를 선보이며 한국 문전을 위협했다. 또 수비에서도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워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하며 한국 공격진을 전반 내내 답답하게 만들었다.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이 부임한 뒤 빠르게 안정된 조직력을 정착시키면서 얻은 결과였다.

반면 한국은 윤빛가람(경남 FC), 신형민(포항 스틸러스)으로 구성된 중앙 미드필더들이 서로 손발이 맞지 않았고, 포어 리베로를 맡은 조용형(알 라이안)이 애매한 위치에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허리 역할을 하는 선수들 간의 호흡이 잘 맞지 않으면서 짧은 패스보다 소위 '롱볼'을 구사하는 장면이 많아졌고, 조광래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와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 이는 이란전 때도 마찬가지였다.


탄탄한 조직력은 어떤 상대를 만나도 자신있는 경기를 펼칠 수 있는 비결이나 다름없다. 빠른 역습이나 반대로 상대의 역습을 맞이했을 때 효과적으로 잘 대처할 만 한 조직력 향상이 절실하다.

대체 자원-플랜B 확보하라

이번 한일전에 나섰다면 박지성은 핵심 멤버로서 본래 포지션인 측면이 아닌 중앙 미드필더로 새로운 변신을 시도했을 것이다. 하지만 경기 하루 전날 오른쪽 무릎 통증이 발생하면서 결국 결장했고, 이 때문에 그동안 실험을 위해 준비했던 것들을 모두 버리게 됐다. 하루 전에야 새롭게 짜낸 전략은 제대로 먹혀들지 않았고, 오히려 경기 내내 답답한 흐름만 보였다.

단기전인 아시안컵에서는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한 돌발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 박지성이 아시안컵 때 정상 컨디션을 찾는다 해도 언제 또 재발할지는 모를 일이다. 이 때문에 박지성이든 다른 주축 선수들이든 이를 대체할 만 한 확실한 자원을 키우거나 플랜B 같은 새로운 전략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어떤 상황이 생겨도 흔들리지 않는 전략 구상이 필요하다.
  


화끈한 공격수 활약 절실하다

지난 2경기에 비해 일본전에서 확실히 나아진 몸놀림을 보여준 박주영(AS 모나코)은 최근 부진을 딛고 회복한 모습을 보이면서 앞으로의 전망을 밝혔다. 그러나 기대했던 득점포 가동에는 실패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이를 대체하기 위해 후반 36분, 박주영을 측면으로 돌리고 K-리그 득점 선두에 올라있는 유병수(인천 유나이티드)가 최전방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이렇다 할 볼터치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물러났다.

조광래호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공격수 부재는 한일전에서도 말끔하게 해결하지 못했다. 타이틀이 걸린 대회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인 공격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우승은 어렵다. 박주영을 비롯한 다른 공격수들의 분발을 촉진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세트 피스 정확도를 높여라

한국 축구의 가장 강력한 공격 루트이자 경기 흐름을 뒤집을 수 있는 또다른 루트로 각광받은 세트 피스 득점. 하지만 조광래호 출범 이후 세트 피스 득점은 실종됐다. 한일전에서도 한국은 4개의 코너킥, 19개의 직간접 프리킥을 얻었지만 골은 물론 결정적인 장면도 많이 나오지 않았다. 그나마 후반 10분, 기성용의 코너킥 후 문전 혼전 상황에서 박주영이 날카로운 헤딩슛을 한 것이 전부일 정도였다. 전체적으로 키커들의 킥과 세트 피스에 이은 공격 정확도가 많이 떨어져 있었다.

세트 피스는 토너먼트전에서 열세에 몰리거나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긴장감 있는 분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서 그야말로 한 방으로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로 꼽힌다. 그런 세트 피스를 한국은 남아공월드컵 본선을 통해 가능성을 보였다. 당시 한국은 세트 피스 상황 득점에서 1위를 기록하며 '세트 피스 강국'이라는 말까지 들었다. 이러한 가능성을 보고 더욱 날카롭게 다듬어 우승에 필요한 한국 축구만의 무기로 제대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사진= 조광래 감독, 박주영 (C) 엑스포츠뉴스 정재훈 기자]

김지한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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