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08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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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지만 괜찮아' 감독 "김수현·서예지 로맨스, 설렘보다 절실함에 초점" [엑's 인터뷰②]

기사입력 2020.08.23 10:30 / 기사수정 2020.08.23 10:21

이송희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송희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서) 박신우 감독이 '사이코지만 괜찮아' 속 김수현, 서예지의 열연에 대해 입을 열었다. 

지난 9일 종영한 tvN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를 연출한 박신우 감독이 최근 엑스포츠뉴스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버거운 삶의 무게로 사랑을 거부하는 정신 병동 보호사 문강태(김수현 분)와 태생적 결함으로 사랑을 모르는 동화 작가 고문영(서예지)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해가는 한 편의 판타지 동화 같은 사랑에 관한 조금 이상한 로맨틱 코미디로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아픈 형을 케어하느라 자신의 삶을 잃어버린 동생 문강태, 어린 시절 아버지와 어머니에 얽힌 아픔을 가지고 있는 동화작가 고문영, 강태에게 의지하면서도 점점 자신만의 삶을 찾아가는 문상태(오정세) 각자의 이야기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마지막까지 동화 같이 아름다운 엔딩으로 시청자에게 '힐링 드라마'로 자리잡은 '사이코지만 괜찮아'.

박신우 감독은 열연을 펼친 배우들에 대해 입을 열었다. 기존 로코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고문영을 연기한 서예지에 대해서는 "일상적으로 경험해보기 힘든 타입의 캐릭터다보니 저와 서예지 배우 모두 어떤 식으로 구현해야할 지 고민이 많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고문영은 선천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 아니라 후천적인 환경과 경험으로 인해서 조금 이상해진 아이다. 남들이 보기에는 선천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이코패스로 비춰지지만 그 속에는 무언가가 있는, 하지만 그게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아이를 그리려고 했다"며 연출 의도를 전했다.

"배우의 세심한 표현이 중요했고 후반부로 갈수록 변화하는 모습의 설계도 중요했다. 굉장히 어렵고 힘든 작업인데 당사자인 배우보다 큰 역할을 한 사람은 없다. 주문은 쉽습니다. 그걸 하는 게 어려운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고문영을 만난 후 안전핀을 뽑아가는 문강태의 성장 역시 큰 울림을 안겼다. 김수현은 자신만의 완급조절로 문강태의 변화를 그려나갔다. 박신우 감독은 "김수현 배우는 후반 대본이 나오기 한참 전부터 이미 강태의 변화하는 모습에 대해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제가 초반에 조금 밋밋하게 느껴지는 강태의 모습이 아쉬워서 좀 더 임팩트가 있는 내용들을 넣어보면 어떻겠냐고 묻기도 했다. 오히려 김수현 씨가 강태는 이래야만 하는 캐릭터이고 드라마 초반에는 지금 정도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저는 그 날 김수현 씨의 강태에 굳은 믿음을 갖게 되었고 작은 변화를 조금씩 쌓아 후에 돌아보면 큰 변화가 느껴지게 하려는 그의 생각에 동참하기로 했다."

박신우 감독은 "제가 느끼기에 1부의 강태와 16부의 강태에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며 "하지만 함께 촬영하는 매일 제가 마주한 강태는 변화가 거의 없었다. 함께한 사람도 쉽게 알아차릴 수 없는 변화를 조금씩 쌓아, 결국 시작과 끝에는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는 배우. 김수현 씨는 그런 연기를 하는 배우"라고 극찬했다.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문강태-고문영의 로맨스와 문강태-문상태 형제의 성장스토리를 균형있게 그려내면서 호평을 받았다.

박신우 감독은 "문영과 강태의 사랑은 로맨스 느낌도 중요하지만 각자에게 결여되어 있는 부분을 상대를 통해 얻게 되고 성장하게 되는 구원의 느낌이 더 강하다고 생각한다"고 정의했다.

"일반적인 설렘보다는 절실함과 필연성에 초점을 두게 된 장면이 많았다. 문영에게 강태는 '타인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가'하는 관점에서 보면 최초의 관계인 셈인데 강태 역시 진정한 관계로 품고 있는 사람은 형인 상태밖에 없다. 그들의 관계에도 못지 않은 절심함과 필연성이 존재하지 않나. 그러니 이들의 관계에서 상태는 일반적인 멜로드라마의 서브여주 이상의 갈등을 제공하는 존재가 된다. 이들에게는 애정관계의 질투이상으로 자신이 애착을 가진 대상이 어떤 관계에 더 중심을 두고 있느냐가 커다란 문제가 된다. 세 사람 모두 지나치게 관계의 폭이 좁기 때문이다."

이어 "세 사람이 서로를 포용하고 나아가 성진시의 이웃들, 괜찮은 병원 식구들과 관계를 맺어가는 것이 이 드라마의 큰 줄기"라과 덧붙였다.

박신우 감독은 "문영과 강태의 사랑이나 강태-상태의 형제애가 서로 다른 축이라고 접근하지 않았다"며 "드라마의 큰 주제인 관계를 이야기하는데 가장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세 명의 인물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1. 강태와 문영, 2. 강태와 상태에 이어 3. 문영과 상태의 관계가 제대로 이어질 때가 되어야 이 세 사람의 서로에 대한 구원은 완성되고 타인과의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인물로 성장하게 된다. 결국 같은 목적지를 두고 가는 이야기였기 때문에 유기적인 관계를 놓치지 않는 데에 신경을 썼다.

가장 애정이 가는 캐릭터로 망태, 고라니를 꼽을 정도로 유쾌함을 자랑한 박신우 감독은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아직은 어떤 의미로 기억될 지 모르겠다"며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너무나 여전히 제게 현재다"라며 애틋함을 드러냈다.

winter@xportsnews.com / 사진 = tvN 

이송희 기자 win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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