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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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임태훈의 '기가 막힌 가을야구' 이야기

기사입력 2010.09.30 10:47 / 기사수정 2010.09.30 10:47

김현희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현희 기자] 포스트 시즌이 주는 무게감은 정규 시즌의 그것과 분명히 다르다. 따라서 제아무리 정규시즌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해도 '큰 무대'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이는 선수들이 있다. 메이저리그 간판타자 알렉스 로드리게즈(뉴욕 양키스)도 지난해 소속팀이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기 전까지 유독 큰 경기에서 힘을 못 쓴 바 있다.

이는 국내 프로야구라 해서 예외는 아니다. 특히, 2007-8 한국시리즈와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번번이 SK에 발목을 잡혔던 두산 역시 큰 무대에 약했던 이가 있었다. 임태훈(22)을 두고 하는 이야기다.

포스트 시즌의 ‘아픔’

2007 신인왕 수상자이기도 했던 임태훈은 당시 한국시리즈에서 '노장' 김재현에 결승 홈런을 허용하며 무릎을 꿇었다. 이 기세를 틈탄 SK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고, 김재현은 MVP에 선정됐다. 당시 기억을 떠올린 임태훈은 이듬해 오프시즌에서 “다음해 한국시리즈에서 반드시 설욕하겠다.”라는 당찬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2년차를 맞이했던 2008년도에 임태훈은 두산의 셋업맨다운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시즌 6승 5패 6세이브(14홀드) 평균자책점 3.41을 마크하며, '2년차 징크스'를 극복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김재현에 당했다. '복수'를 다짐하며 마운드에 올랐던 임태훈이지만, 또 다시 김재현에 홈런을 맞으며 눈물을 흘려야 했다. 결국, 그는 SK의 한국시리즈 2연패를 지켜봐야만 했다.

그러나 그의 불운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해 열린 베이징 올림픽에서 국가대표로 선발됐지만, 엔트리 발표 이후 임태훈이 심리적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난타를 당했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하며, 윤석민에게 그 자리를 양보해야 했다.

시련의 2010시즌, ‘불운’은 계속되나?

지난해에도 10승 투수 반열에 오르며, 전천후 활약을 펼쳤던 임태훈이었지만, 팀은 또 다시 SK에 발목이 잡히며,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그리고 올 시즌을 맞이하여 임태훈은 선발 투수로 전환하는 등 '변신'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시즌 내내 '롤러코스터 피칭'을 선보이며, 전혀 임태훈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9승 1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5.30이라는 시즌 성적이 모든 것을 말해 주었다. 이에 임태훈은 시즌 막판부터 포스트 시즌을 의식하여 다시 불펜으로 돌아서기도 했다.

그리고 맞이한 준플레이오프 1차전. 그는 팀이 5-6으로 리드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그는 스트라이크를 제대로 던지지 못하는 등 단 한 타자도 잡아내지 못한 채 무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하며 쓸쓸히 마운드를 내려갔다. 롯데가 이 찬스를 놓칠 리 없었다. 결국, 두산은 롯데에 5-10으로 패했다.

지난해까지 가을잔치에서 '웃는 날'보다 '우는 날'이 많았던 임태훈에게 이번 준플레이오프 역시 각오를 남달리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또 다시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눈물을 흘렸다.

[사진=임태훈 (C)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김현희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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