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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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 김광현이 잡아낸 세 마리 토끼

기사입력 2010.09.20 07:55 / 기사수정 2010.09.20 07:55

김진성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진성 기자] 부담스러울 수 있는 한판. 그러나 특유의 역동적인 투구는 움츠러들지 않았다. SK 에이스 김광현(22)이 19일 대구 삼성전에서 7⅔이닝 4피안타 무실점으로 시즌 17승째를 따냈다. 이날 김광현이 보여준 투구는 왜 그가 뛰어난 왼손 에이스인지 입증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양준혁의 은퇴 경기가 벌어진 이날 대구 구장의 분위기는 평소와 사뭇 달랐다. 양팀 선수 모두 심적으로 들뜰 수 있었지만 시종일관 그의 눈빛은 흔들리지 않았다. 경기 전 양준혁을 삼진으로 잡겠다고 다짐했던 것처럼 삼성 타자들을 상대로 시속 150km대 초반의 직구를 펑펑 뿌려댔다.

5회 1사까지 퍼팩트 피칭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양준혁에게 여지없이 삼진을 3개나 따내는 등 총 8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삼성 타선을 압도했다. 5회 2사 1,3루 위기에서 현재윤을 내야 땅볼로 잡아냈고 7회 1사 1루에서 최형우에게 병살타를 유도한 것은 이날 김광현 투구의 백미였다.

이날 그는 지난 6월 20일 문학 KIA전 완봉승 이후 최다 이닝을 소화했다. 또한, 8경기만의 무실점 투구였다. 양준혁의 은퇴경기가 주는 생소함, KS 매직넘버 3개가 걸린 압박감을 극복해내면서 최근 무너진 SK 선발진의 마지막 보루임을 입증했다.

또한, 이날 그의 에이스다운 완벽투는 PS에서 마주칠 가능성이 큰 삼성에 확실한 기선제압용 한 방이 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었다. SK는 이날 승리로 매직넘버를 ‘1’로 줄였으나 어차피 이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KS 직행이 유력한 상황이었다.

올 시즌 삼성을 상대로 강했던 김광현의 이날 완벽투는 가을 잔치를 앞두고 다시 한번 삼성 타선의 기세를 누르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그와 마찬가지로 SK 타선에 매우 강했던 차우찬과의 맞대결에서 거둔 승리였던 만큼 기선제압의 의미는 2배가 됐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날 승리투수가 되며 다승 부문 단독 선두로 뛰어오르면서 사실상 이 부문 타이틀 홀더를 확정했다. 역시 16승을 기록 중이었던 양현종(KIA)이 이날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구원진의 난조로 승리를 날렸기 때문이다. 이제 두 투수의 잔여 등판 경기는 단 1경기뿐이다.

양현종이 오는 26일 대전 한화전에 등판해 승리투수가 되더라도 17승에 불과해 김광현이 최소한 공동 다승왕을 확정한 것이다. 류현진(한화)이 시즌 아웃 된 상황 속에서 양현종이 구원으로 등판해 2승 이상을 따내지 않은 한 김광현의 다승 부문 타이틀 홀더는 거의 확실하다.

이제 다음주 두 투수의 등판 상황과 결과에 따라 다승왕 단독 수상이냐, 공동 수상이냐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서 사실상 가시권에 들어온 한국시리즈를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세 마리 토끼를 잡아낸 김광현이 가을 잔치를 향한 본격적인 비상을 시작했다. 

[사진=김광현 ⓒ SK 와이번스 제공]



김진성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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