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3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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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마리 토끼를 잡은 양현종의 ‘부활투’

기사입력 2010.09.08 07:54 / 기사수정 2010.09.08 07:54

김진성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진성 기자] 지난 6일 광저우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에 포함된 KIA 좌완 양현종(22)은 대표팀에 뽑히고도 마냥 좋아할 수 없었다. 팀 동료 손영민-안치홍이 탈락한 것이 아쉽기도 했지만, 그것보다 후반기 들어 개인 성적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어려움 딛고 거둔 KIA 첫 좌완 15승

이해가 된다. 그는 전반기 투타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진 팀의 1선발로 10연승을 거두며 사실상 홀로 선발진을 이끌었다. 지난 시즌 12승을 거두며 투구에 눈을 뜬 양현종이었지만. 16연패 등 각종 악재를 겪으며 추락한 디펜딩챔피언의 자존심을 홀로 곧추세우기를 바라는 건 무리였다. 

당연히 체력적, 정신적으로 지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후반기 들어 투구 밸런스가 상당히 무너졌다. 공을 끌고나가는 힘이 떨어지면서 컨트롤이 크게 흔들렸다. 지난 2일 광주 롯데전 3⅓이닝 5실점의 부진으로 4연패를 당했고 그 경기까지 후반기 평균자책점이 7.24로 치솟았다. 

그랬던 그가 7일 군산 한화전에서 6이닝 2피안타 1실점으로 후반기 최고 투구를 선보였다. 하체가 받쳐주면서 중심이동이 자연스러웠고, 정밀한 컨트롤이 되살아났다. 사사구도 3개뿐이었으며 삼진도 8개나 솎아냈다. 특히 김정수 코치에게 사사 받은 빠른 슬라이더가 효과를 봤다.

이로써 그는 6번 도전 끝에 시즌 15승에 성공했다. 이는 KIA 역사상 첫 왼손 투수 단일 시즌 15승이다. 이전까지는 91년 신동수와 92년 김정수의 14승. 공교롭게도 스승의 가르침을 받아 스승의 기록을 뛰어넘는 ‘청출어람’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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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그의 호투는 오는 11월 아시안게임을 치르는 대표팀에도 호재다. 대표팀 마운드의 주축은 왼손투수. 아직 더 지켜봐야 되지만, 8월 부진에서는 확실히 벗어난 모습을 보인 양현종은 향후 상승세를 탈 기반을 어느 정도 마련했다.

이는 소속팀 감독이자 대표팀을 맡고 있는 조범현 감독에게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류현진-김광현-봉중근보다 국제 경기 경험이 적은 그는 정황상 약체 국가와의 예선 경기에 선발 출격할 가능성이 크다.

구원 투수의 경험은 있으나 최근 거의 선발로 뛰었기 때문에 구원 등판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최대한 많은 이닝을 끌어주면서 다른 선발투수와 계투진에게 휴식을 부여할 임무를 받을 전망이다. 단기전이지만, 긴 호흡으로 마운드 운용을 해야 하는 대표팀에 꼭 필요한 존재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사실상 좌절된 KIA는 이제 단 10경기를 남겨뒀다. 따라서 그의 잔여 선발 등판도 최대 2차례 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 소집 이전까지 실전 투구가 얼마 남지 않은 셈이다.

팀 왼손 최다승 기록 연장과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가벼운 발걸음을 위해서 양현종이 살아난 투구 밸런스를 발판 삼아 더욱 날아오를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사진=양현종 ⓒ KIA 타이거즈 제공]



김진성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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