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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은 바워스를 춤추게 할까

기사입력 2007.02.20 13:32 / 기사수정 2007.02.20 13:32

박현철 기자


[엑스포츠뉴스 = 박현철 기자] 한화 이글스는 외국인투수으로 재미를 본 적이 별로 없는 팀이다. 2001년 대체 외국인선수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일조한 브랜든 리스(7승7패 평균자책점 3.16), 2002년 마무리 전환 후 수준급 투구를 보여준 레닌 피코타(마무리 14세이브 평균자책점 0.90)정도가 성공사례.

김인식(60) 감독 취임 이후 검증된 외국인타자로 구색을 갖추던 한화는 터줏대감 제이 데이비스(38)까지 내보내고 용병 두 명을 모두 새로 뽑았다. 좌완투수 세드릭 바워스(29)와 외야수 제이콥 크루즈(34)로 올 시즌을 맞이한다.

크루즈의 경우는 동양야구 적응이 우선인 상황. 지난 시즌 라쿠텐 노무라 가쓰야(72)감독에게 모진 천대를 받으며 1군 무대에 출장조차 하지 못했던 바워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있는 듯 없는 듯, 그러나 제 몫은 했다

최고구속 148km/h의 포심에 투심,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를 섞어서 던지는 스타일이다. 구위는 괜찮은 편이지만 제구력이 나쁜 편이며 순발력이 약간 떨어져 주자가 나가 있을 때 키킹 시에 도루 허용 가능성이 많은 선수이다.

요코하마 베이스타즈 시절(2004~2005)의 통산 성적은 14승 9패 평균자책점 3.69. 완투 경력은 3번이다. 체인지업과 커브, 투심을 적절히 사용하며 9이닝당 7.71개의 삼진을 솎아냈다.

제구력이 불안해 실투가 잦은 것을 단점으로 꼽을 수 있다. 확실한 선발카드는 못 되었지만 그래도 등판하면 제 몫은 해주던 투수가 바워스였다. 

2년간 7승씩을 거두며 요코하마 마운드에 보탬이 되었던 그는 2005시즌 후 라쿠텐 노무라 감독의 러브콜을 받았다.

2006년 그곳은 지옥이었다

2005시즌 라쿠텐의 2선발 이치바 야스히로(25)의 성적은 2승 9패 평균자책점 5.56. 투,타 모든면이 수준 미달이었던 라쿠텐에게 가장 필요했던 것은 1선발 이와쿠마 히사시(26)를 보좌할 수 있는 선발투수였다.

좋은 구위를 지닌 평균 자책점 3점대의 젊은 좌완용병. 데이터를 중시하는 'ID야구' 창시자 노무라 감독에게 좋은 카드였다. 

그러나 시즌 개막 전 부상과 어머니의 병환으로 출장이 불가능했던 바워스는 부상회복 후에도 노무라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제대로 미운 털이 박힌 셈.

노무라 감독은 좋고 싫음의 표현이 극단적인 사람이다. 야쿠르트 시절 애제자인 이시이 가즈히사(34)가 메이저 생활을 접고 자신의 팀 라쿠텐이 아닌 친정 야쿠르트로 복귀하자 공식석상에서 '빠가야로' 를 외치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그의 아들이던 노무라 가쓰노리(34)의 통산타율은 .185. 그러나 아버지를 잘 둔 덕분에 지난해까지 10년간 냉면가락처럼 가늘고 긴 선수생활을 유지했다. 은퇴위기가 찾아 올 때 그를 구한 것은 아버지의 손길이다. 그것도 두 번씩이나.

노골적으로 미운털이 박힌 바워스는 결국 일본생활을 접고 한화 이글스의 새용병이 되었다. '재활의 신' 김인식 감독 아래서 그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보험 용도를 뛰어넘을 것인가

한화 선발진은 바워스까지 3명의 'south-fore(사우스포, 왼손투수)'를 보유하고 있다. 바워스의 영입은 '괴물' 류현진(20)의 'sophomore-zinx(2년생 징크스)'와 '회장님' 송진우(42)의 노쇠를 대비한 보험용 영입으로 볼 수 있다.

류현진이 지난 시즌 기록한 굉장한 성적(18승 6패 1세 평균자책점 2.23)을 다시, 혹은 그 이상 올릴 수 있을까. 150km/h를 상회하는 직구 구속, 구대성(39)에게 사사받은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는 분명 국내 최고수준이다. 

그러나 첫 해 201.2이닝을 던졌다는 점, 동산고 2학년 때 받은 팔꿈치 수술은 류현진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 2년차 징크스는 둘째치고 선수생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다.

불혹을 넘긴 지 오래 된 송진우의 체력과 구위에도 신경을 써야한다. 지난 시즌 8월 10일 KIA와의 경기에서 1이닝도 못 채우고 5실점 강판하는 등 8월 평균자책점이 6.85로 굉장히 높았다. 

위험요소 대비와 안정된 선발투수 영입을 노린 김인식 감독의 바워스 영입은 나쁘지 않은 선택으로 보여진다. 이제 남은 것은 바워스의 활약이다. 그는 '믿음의 야구' 김인식 감독의 품에서 날아 오를 수 있을까.


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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