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너무 기분 좋게 출근하고, 퇴근하고 있어요".
'나에게 오는 관심도 행운'이라는 LG 트윈스 이상규는 요즘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스프링캠프 명단에 합류했던 그는 캠프를 무사히 완주한 뒤 청백전에서도 좋은 모습으로 눈도장을 찍고 있다. 가장 최근 등판에서는 직구 최고 149km/h를 마크, 2이닝 퍼펙트를 기록했다.
류중일 감독도 이상규의 직접 투구를 지켜보고, 궁금한 부분을 질문하며 관심을 드러냈다. 이상규는 "감독님의 관심 자체가 너무 영광스럽다"며 "아직 시즌은 아니지만, 청백전으로 관심과 기대가 높아진 것만으로도 행운이다. 기사가 나는 것도 부모님께서 좋아하신다. 이제 내가 정말 야구선수 같다 느낀다"고 웃었다.
하지만 이상규를 향한 관심을 거저 온 행운이라고 할 순 없다. 이상규는 지난 겨울만 해도 김용일 코치가 제주도에 마련한 트레이닝 캠프에 참가했고, 비시즌 마다 야구 공부를 위해 해외를 오갔다. 이상규는 "시즌이 끝나도 안 끝났다고 생각하고 계속 운동을 했다. 투자도 많이 했고, '나도 잘할 수 있는데' 하며 정말 포기하지 않고 계속 준비했다"고 돌아봤다.
그리고 마침내 찾아온 기회, 이상규는 행운과 행복과 이어지도록 여전히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특히 150km/h까지 마크할 정도로 빠른 공을 던지는 이상규는 변화구 연마에 중점을 두고 훈련하고 있다. 이상규는 "커브가 좋은데 다들 왜 안 던졌냐고 하시더라. 그래서 커브 위주로 캐치볼도 많이 하고, 자신감이 생겨서 경기에서도 많이 던지고 있다. 또 감독님이나 최일언 코치님께서 포크볼을 강조하셔서 중점적으로 연습하고 있다"고 전했다.
많은 선수들이 청백전은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하지만, 1군 진입을 노리는 이상규에게는 긴장감이 떨어질 새가 없다. 이상규는 "조절을 할 수 있는 단계도 아니고, 100% 보여줘야 할 때다. 나는 무조건 100%로 하고 있다. 할 땐 하고, 쉴 땐 잘 쉬면서 트레이닝을 잘 하는 게 맞는 것 같다"며 "대신 페이스를 잘 맞춰서 실전에서 보여드려야 한다. 급하지 않게, 서두르지 않고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상규의 목표는 1군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것. 대신 그는 그 목표를 위한 한 계단을 더 마련했다. 이상규는 "아직 위치가 이 정도니까, 경기 수로 스무 경기 정도 나가는 게 목표다. 2군에서도 경기를 뛰어야 하니까 제일 중요한 건 아프지 않는 것"이라며 "어디에든 나를 써주시는 것만으로 감사하게 던져야 한다. 패전조로 올라가도 승리투수다 라고 생각하고 던질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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