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진성 기자]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을 앞둔 가운데 4위 롯데, 5위 LG, 6위 KIA의 4위 싸움이 흥미진진하게 진행되고 있다. 19일 현재 롯데와 LG는 1.5게임 차, LG와 KIA는 3.5게임 차다. KIA가 롯데, LG에 약간 처져 있으나 아직 순위가 뒤집힐 가능성은 충분히 남아 있다. 장단점이 확실한 세 팀의 희비는 결국 마운드 운용에서 갈릴 공산이 크다.
왜 마운드 운용이 화두인가
정규시즌은 장기 레이스다. 짧은 기간동안 방망이로 흐름을 타면서 승률을 높일 수 있지만, 결국 최후의 승자는 마운드가 탄탄한 팀이다. 가을 잔치 진출도 마찬가지다. 마운드가 부실한 팀이 상위권에 진입하기는 그리 쉽지 않다. 4위 다툼을 하는 롯데, LG, KIA도 올 시즌 마운드에서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포스트시즌 티켓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롯데는 19일 현재 불펜 평균자책점이 5.41로 7위다. 전임 마무리 없이 임경완, 이정훈 등이 번갈아 가면서 뒷문을 지키고 있지만, 여전히 경기 후반 박빙 승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에는 선발진도 조정훈의 장기 공백 속에 장원준이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갔고, 송승준의 컨디션도 썩 좋지 않다. 손민한의 1군 복귀가 차질을 빚는다면, 자칫 선발진도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
LG는 더 심각하다. 에이스 봉중근 외에 선발-구원진이 모두 지쳤다. 심수창-박명환-김광삼의 토종 선발진이 붕괴된 지는 이미 오래고, 선발진의 부진 속에 불펜마저 과부하가 걸려 대부분 컨디션이 좋지 않다. 최근 복귀한 심수창, 강철민과 한희, 이범준 등을 집중적으로 선발과 구원으로 시험하고 있는데, 이들마저 좋지 않은 행보를 보인다면 점점 더 궁지에 몰릴 가능성이 있다.
KIA는 3팀 중 선발진이 가장 탄탄하지만, 선발진 자체의 힘이 지난 시즌만큼의 위력은 아니다. 윤석민의 공백도 치명적이다. 불펜도 4.2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4위를 지키고 있지만, 희한하게도 승부처에서 자꾸 결정타를 얻어맞아 무너지는 경기가 잦다.
선택과 집중, 그리고 변칙
이러한 문제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코칭스태프의 마운드 운용 전략이 중요하다. 한정된 투수층을 상황에 따라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서 순위가 바뀔 수 있다. 세 팀은 어차피 크고 작은 마운드 균열이 있다. 때로는 변칙 운용이 답이 될 수도 있다. 올스타 브레이크 전후를 해서 뒤처지는 팀은 더는 치고 올라오지 못할 수도 있다.
일정상 승부처라고 판단될 때는 보직을 파괴하는 기용도 필요하고, 2군에서 좋은 기록을 낸 투수를 과감하게 1군 투수들과 맞붙일 필요도 있다. 특히 세 팀 간의 맞대결은 총력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때 이길 수 있는 경기에서 선발 투수를 불펜 투구 대신 불펜에 대기시켜 승부수를 띄우는 현상은 후반기로 갈수록 잦아질 전망이다. 이른바 '선택'과 '집중'이다.
날씨변수도 있다. 최근 몇 년간을 살펴보면, 7~8월에는 국지성 호우가 잦았다. 필연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이 꼬인다. 따라서 모든 선발진의 등판간격을 맞추기가 어렵다. 이럴 때 과감하게 선발투수를 또 다른 선발 투수 뒤에 대기시킬 수도 있고, 구원 투수에게 적절한 휴식을 주면서 총력전의 시기를 노릴 수도 있다.
적절하게 1,2군 엔트리를 조절하면서 승부수를 띄우는 것도 묘수다. LG는 시즌 초반부터 5선발, 불펜 투수의 엔트리를 조절하면서 상대팀과 상황에 맞게 운용을 해왔다. 특히 후반기와 9월 잔여 경기 소화 시 1,2군에서 준비가 잘된 투수를 적재적소에 투입하는 운용의 묘를 발휘한다면, 의외의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롯데도 최근 좌완 허준혁을 2군으로 내려 휴식을 줬다가, KIA, LG로 이어지는 후반기 첫 6연전에 집중적으로 투입할 계획을 하고 있다.
마침 이번 주중에는 올스타 브레이크 직전의 마지막 3연전이 진행된다. 8개 구단이 모두 그렇듯, 롯데-LG-KIA도 보유하고 있는 마운드 전력을 쥐어짜서 총력전에 나설 전망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마운드 운용이 4위 다툼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미칠 시기가 다가왔다.
[사진= 강철민-안영명 ⓒ LG 트윈스- KIA 타이거즈 제공]
김진성 기자 pres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