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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쇠' 우지원이기에 더욱 값진 MVP

기사입력 2007.01.05 10:44 / 기사수정 2007.01.05 10:44

고동현 기자

[엑스포츠뉴스= 고동현 기자] '코트의 황태자'에서 '마당쇠'로, 그리고 12월 MVP까지...

2006-2007 현대 모비스 프로농구 12월 MVP가 우지원(울산 모비스)으로 결정됐다. 우지원은 KBL 출입기자단 투표로 실시된 이달의 선수 투표에서 총 유효 투표수 75표 가운데 34표를 획득하며 생애 최초로 올해의 선수에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2위는 같은 팀의 양동근으로 27표.

12월 한 달간 공수에서 맹활약, 울산 모비스가 고공비행하는데 일조

우지원은 2006년 12월 한 달간 총 12경기에 출전, 경기당 평균 9.0 득점, 3점슛 1.8개, 3.4 리바운드 등 공수에서 고른 활약을 펼치며 주전 포인트가드인 양동근이 아시안 게임 국가대표로 차출된 어려운 상황에서도 팀이 11승 1패의 성적으로 선두자리를 굳게 유지하는데 일조했다.

하지만, 우지원이 12월에 올린 기록은 예전 '코트의 황태자', '3점슛의 제왕'으로 군림하던 우지원을 생각하면 턱없이 모자란 기록임을 알 수 있다. 우지원은 5일 현재 올 시즌 경기당 10.04득점을 기록하며 득점만을 놓고 보면 데뷔 이래 최저 기록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12월 우지원이 기록한 경기당 9득점은 데뷔 이래 최저 평균득점인 10.04득점에도 못 미치는 기록이다.

그럼에도, 우지원이 12월 MVP에 오를 수 있었던 데는 놀라운 변신이 있었다. 예전 서장훈, 김훈 등과 함께 연세대학교를 농구대잔치 정상으로 이끌 때만 해도 우지원은 그야말로 슛밖에 모르는 선수였다. 그리고 이는 프로에 입단한 후에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인천 대우(현 인천 전자랜드)시절부터 서울 삼성, 울산 모비스로 팀을 옮길 때까지 우지원은 한때 경기당 20점이 넘는 득점을 올린적은 있었지만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선수라는 말은 우지원에게 다른 나라 이야기였다.  

하지만, 지금 우지원은 '마당쇠'라는 단어가 전혀 어색하지 않을 만큼 변신에 성공했다. 그것이 비록 자의는 아니었지만 우지원은 변화된 현실에 잘 적응하며 제2의 농구인생을 다시 화려하게 펼치고 있다. 스타선수에서 식스맨이 됐을 때 주저앉을 수도 있었지만 우지원은 이를 재도약의 기회로 삼았다.

그리고 우지원의 이러한 변신은 기록으로도 그대로 드러난다. 우지원의 올 시즌 경기당 리바운드 개수는 3.44개. 이는 1997년 프로농구에 데뷔한 우지원의 3번째로 높은 리바운드 기록이다. 하지만, 단순히 기록만으로 올 시즌을 평가할 수는 없다. 우지원이 1997시즌 기록한 경기당 3.62리바운드는 주전으로 많은 경기시간을 뛰었을 때의 기록이고, 지금은 출전시간이 현저히 줄어든 상태에서 이뤄낸 수치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우지원의 트레이드마크인 '직사포 3점슛'이 없어진 것은 결코 아니다. 우지원은 5일 현재 경기당 1.78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며 3점슛 성공부문 14위에 올라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3점슛 성공률. 우지원은 45.71%의 3점슛 성공률로 이 부문 5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려놓았다. 이 기록은 우지원이 프로에 데뷔한 이래 최고로 높은 3점슛 성공률이다.

그렇다면, 우지원의 슛 감각이 예전보다 더 좋아진 것일까. 슛 감각만으로 본다면 우지원의 최전성기에 비해 떨어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예전에는 다소 무리한 슛도 던진 데 비해 이제는 경기 흐름을 읽으며 좋은 찬스가 날 경우에만 3점슛을 던진다.

오빠부대의 우상이었던 우지원도 어느덧 35살이 됐다. 한 때 경기장을 뒤덮었던 함성소리도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다. 비록 연이은 3점포로 경기장을 뒤덮었던 우지원은 희미해졌지만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우지원에게는 12월 MVP라는 값진 선물이 돌아왔다. 예전 '코트의 황태자' 우지원보다 '마당쇠' 우지원이 더욱 정감 가는 건 비단 몇 명뿐일까.


[사진= 12월 MVP에 오른 우지원, 울산 모비스 제공]



고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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