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잠실,이동현 기자] 양 팀 모두에게 싫지 않은 단비였다.
7일 오후 6시 30분부터 잠실 구장에서 벌어질 예정이었던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시즌 12차전이 경기 예정 시각을 앞두고 갑자기 쏟아진 폭우 때문에 취소되자 양 팀 모두 대체로 만족스러워하는 표정이었다.
경기가 취소되면 선수들은 하루의 휴식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보통 비를 반긴다. 긴 페넌트레이스 일정을 소화하다보면 엄청난 체력 부담을 지게 되는데 간헐적으로 경기가 순연되면 그야말로 꿀맛 같은 휴식을 공짜로 얻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감독의 마음은 조금 다르다. 예정됐던 경기를 하지 않게 되면 투수 로테이션을 변경해야 하고 타격감이 좋았던 야수들은 자칫 컨디션 난조를 겪을 수 있기 때문에 구단 사정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 물론, 연패중인 팀에서는 우천 취소 경기를 반긴다.
지난달 18일 문학 SK전부터 20일 가까이 한 번도 못 이기고 내리 15번을 패한 KIA는 이날 우천 취소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분위기를 추스를 좋은 기회가 날씨 덕분에 찾아왔다. KIA는 7일 선발 예정이었던 서재응을 8일 경기에 다시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두산 입장에서도 경기 취소가 그다지 기분 나쁜 일은 아니었다. 장기 침체에 빠진 KIA를 상대하는 게 약간은 부담스러웠던 두산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KIA의 연패에 관해 극도로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KIA와의 3연전을 2연전으로 줄였고, 8일에는 에이스 김선우를 내세우게 돼 선발 로테이션도 순조롭게 풀렸으니 김경문 감독에게도 반가운 빗줄기였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 = 최준석 우천 취소 세리머니 ⓒ 두산 베어스 제공]
이동현 기자 hone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