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3 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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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영, 배우고 터득하면서 진화하는 톱타자

기사입력 2010.07.02 11:21 / 기사수정 2010.07.02 11:21

김진성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진성 기자] 반짝 활약으로 그칠 징조가 아니다.



넥센 톱타자 장기영의 맹타가 심상찮다. 경남고를 졸업하고 2001년 2차 9번으로 현대에 투수로 입단했던 그는 단 4경기 등판에 그치며 야구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결국, 그는 08시즌 타자로 전향하는 중대 결심을 했고, 올 시즌 3년 만에 1군 붙박이 주전으로 자리를 잡았다.

작은 열매를 위한 큰 인내

타자 전향도 결코 쉽지 않았다. 경험 부족으로 노림수를 읽는 능력이 떨어졌고, 외야수비의 안정감도 떨어졌다. 08시즌 8경기, 지난 시즌은 15경기 출장에 그친 것은 당연했다. 더욱이 넥센은 당시 이택근이라는 부동의 주전 중견수가 있었으며, 백업으로는 정수성이 버티고 있었다. 도저히 그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

올 시즌도 1군 진입이 쉽지 않았다. 주전 중견수 이택근이 LG로 트레이드가 됐지만 여전히 정수성, 조재호, 강병식 등의 경쟁력이 그보다 앞서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넥센 김시진 감독도 애초에 그를 1군에서 활용할 것이라고 계산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놀랍게도 4월 중순부터 서서히 출전 기회를 잡더니 5월부터는 완전한 주전 톱타자로 자리 매김을 했다.

김 감독이 내심 주전 중견수로 점 찍었던 정수성이 부진했고, 다른 선수들도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게다가 배테랑 송지만이 유한준에게 자리를 내주고 지명타자와 백업을 오가는 경계선에 서면서 그가 중견수 자리를 꿰찰 수 있었다. 풀타임 첫 시즌이지만 경기를 치르면서 점점 발전하고 있다. 타율 0.326 21도루 32타점 38득점으로 타 팀 톱타자들에 비해 전혀 처지지 않는 성적이다.

스펀지 29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4월 29일 사직 롯데 전 이후 2달간 3할 대 타율을 꾸준하게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1군 무대 경험이 없는 타자가 한 번이라도 3할 고지를 밟는 것조차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1군 첫해를 맞이한 타자가 하루 이틀도 아니고 2달을 3할 대에서 꿋꿋이 버티고 있다. 더욱이 그는 여전히 볼을 골라내는 능력이 부족해 볼넷 개수가 23개밖에 되지 않는다. 그 대신 삼진은 51개다. 번트 능력도 썩 좋지 않다. 오로지 그는 64경기에서 76개의 안타로 타율관리를 하고 있는 셈이다.

결국, 이 말은 안타를 만들어내는 그의 배팅 컨트롤이 수준급이라는 뜻이다. 그는 1군 풀타임 1년차 답지 않게 다양한 타격 포인트에서 볼을 톡톡 건드려 안타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는 타격 센스가 없는 타자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무리하게 잡아당기지 않고 결대로 톡톡 건드려 빈 곳으로 타구를 보내고 있다. 그래서 36.3%-24.2%-39.6%로 비교적 타구의 방향이 고르다.

그러나 어쨌든 아직 확실한 자신의 타격 폼을 정립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사실 그도 모든 타구를 톡톡 건드리지는 않는다. 나름대로 코스나 구질을 예측해 밀고당겨 치기를 시도한다. 그러나 비교적 잘 고정된 하체에 비해 타격 포인트 앞으로 상체가 다소 쏠리는 약점이 있다.

이 때문에 삼진도 51개로 많고 볼넷/삼진 비율이 0.45로 좋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유형은 타격 슬럼프 때 오래갈 수 있다. 볼 배합에 따른 다양한 변화구 승부로 타자의 배트 컨트롤을 봉쇄하면 타자는 출루할 방법이 없어진다. 그러면서 헛스윙이 많아지고 자신의 타격 리듬이 무너진다. 그래서 자신만의 타격 폼을 갖춘 채 공을 최대한 자신의 몸에 붙여놓고 타격을 하는 습관이 중요한 것이다.

더욱이 톱타자는 안타를 치지 못해도 때로는 볼넷을 얻어서 걸어나갈 수 있어야 한다. 타격 감이 좋지 않을 때 안타 대신 볼넷을 얻어 찬스를 열어야 한다는 뜻이다. 김 감독도 지난달 25일 목동 삼성전을 앞두고 "진정한 3할 타자가 되려면 볼을 잘 봐야 한다. 그런 점에서 아직 장기영은 부족하다"며 보다 타석에서 영리하게 대처하기를 바라는 모습이었다.

비록 여전히 볼넷을 고르는 능력은 서투르지만 수비나 번트 능력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지난 1일 잠실 LG 전에서 2회초 상대의 미숙한 수비의 득을 봤지만 기습적인 번트안타로 기회를 열었으며, 8회초에는 우전 적시타를 때리고 기습적인 3루 도루를 감행해 상대의 패스트볼 때 홈을 밟는 재치를 발휘했다. 수비에서도 시즌 초반에는 위치선정능력이 떨어졌지만 지금은 타구 예측능력이나 펜스를 맞는 타구의 처리 능력도 좋아졌다.

1일 경기 후 그는 "야수로 전향하고 올 시즌 첫 풀타임 시즌을 뛰고 있는데, 느끼고 배우는 것이 많다. 항상 배운다는 자세로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사실 수비와 주루 플레이는 이명수 타격코치와 김성갑 수비/주루 코치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선배들의 조언도 빼먹지 않고 스펀지 처럼 받아들이고 있다. 그 결과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모습이 눈에 띄고 있다. 풀타임 첫 해를 보내고 있는 장기영이 배우고 터득하면서 하루하루 진화하고 있다.   

[사진= 장기영 (C) 엑스포츠뉴스=권혁재 기자]
 



김진성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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