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9.18 02:42 / 기사수정 2007.09.18 02:42
[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는 말을 떠올리게 하는 올 시즌이다.
K리그에서 인천의 '특급스타' 김상록(28)이 펄펄 날고 있다. 올 시즌 K리그는 외국인 선수들이 각종 기록 상위권 순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그는 조용히 자신의 몫을 충실히 다하며 31경기에서 10골 6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국내 선수 중에 가장 많은 공격 포인트 기록에다가, 미드필더가 세운 기록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그는 한때 슬럼프로 고전을 면치 못해 그저 그런 '반짝스타'로 소리 없이 잊힐 뻔했던 선수였다. 그러나 시련을 딛고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선 끝에 K리그의 새로운 '별'이 되어 다시 돌아왔다. 축구 선수로서 최고의 전성기 시기로 꼽히는 20대 후반의 나이에 비로소 꽃을 피우고 있는 것이다.
화려했던 2001년, 그러나 슬럼프는 찾아오고….
지난 2001년 포항에서 데뷔한 김상록은 왼쪽 미드필더로서 34경기에 출전한 선수였다. 왼쪽 공간에서의 멈출 줄 모르는 빠른 기동력은 '포항의 전설' 박태하를 빼닮았다. 당시 K리그에서는 드물게 한 박자 빠르게 전개되는 정확한 패싱력이 더욱 빛을 발하며 '창의적인 선수' 라는 평가를 얻었다. 첫 시즌부터 포항의 주축 선수로 떠오른 것.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송종국(당시 부산)에 밀려 신인왕 등극에 실패했던 기억이다.
그러나 김상록의 화려한 나날은 결코 오래가지 못했다. 2년차 징크스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김상록은 2002시즌 15경기 출전에 그쳐 크로아티아 출신 메도에게 주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2003시즌에는 44경기 중에 28경기 출전했지만 '부진'이란 꼬리표를 떨치지 못하는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일관했다. 특유의 창의적인 패싱력 또한 빛을 발하지 못해 '반짝스타'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그를 맞이하게 됐다.
광주-제주를 거쳐 인천의 '파랑새'가 되다.
김상록은 부진 탈출을 위한 돌파구로 '군 입대'를 선택했다. 그는 광주 상무에서 주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섰지만 공격형 미드필더와 윙백 등을 두루 소화하며 예전의 화려했던 감각을 되찾는데 주력했다.
광주에서 2년 동안 61경기에 출전하여 6골 6도움으로 재기의 가능성을 엿본 김상록은 전역 후 곧장 제주로 이적, 지난 시즌 제주에서 32경기에 출전해 6골 3도움을 뽑아내며 다시금 주축 선수 반열에 올라섰다.
그러나 광주와 제주 같은 인지도가 낮은 두 클럽에서 '김상록'이라는 존재를 리그 내에 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자신의 축구 인생에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그보다 더 나은 클럽에서 뛰는 것이 바람직했을지 모른다. 그는 올해 초 인천 이적을 택하여 '존재 알리기'에 주력했다.
김상록과 인천의 궁합은 너무나 잘 맞았다. 그는 올 시즌 전경기 출장하여 만능맨 역할을 하는 플레이메이커로 자리 잡았다. 미드필더진에서 내뿜는 그의 기가막힌 패싱력은 데얀 등이 포진하는 공격진에게 환상적인 공격 루트를 열어 주었다. 여기에 상대팀 문전으로 빠르게 쇄도하는 과정에서 많은 골을 넣으며 인천 공격에 큰 활로를 열어줬다.
김상록은 지난 광주전이 끝난 뒤 "선수들이 서로 호흡을 맞추면서 공격진이 좋아졌다. 내가 패스하기 쉬워졌고 경기가 잘 풀린다"며 인천에서의 성공 비결을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신인 시절 이상의 실력을 뽐내며 최근 인천의 9경기 연속 무패행진(4승5무)을 주도하는 중이다. 인천의 승리를 이끄는 '파랑새'로 떠오른 것이다.
2007 K리그 최고의 '특급스타'는 김상록
김상록의 올 시즌 남은 목표는 2가지. 팀의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끄는 것과 한 시즌 10-10클럽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다. 그 속에서도 가장 빛나는 것은 팀을 생각하는 그의 마음이다. "개인상 같은 것은 욕심 없고 그저 팀에 큰 도움을 주고 싶을 뿐이다."며 묵묵히 제 몫을 다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올 시즌 10골 6도움 기록한 김상록은 김두현(성남, 7골 2도움) 이관우(수원, 4골 5도움) 따바레즈(포항, 2골 8도움) 같은 다른 팀의 플레이메이커들보다 더 월등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여기에 국내 공격수들보다 더 좋은 성적을 마크하고 있어 K리그 국내 선수 중에 가장 좋은 기록을 올렸다. 김두현 같은 유명 선수들의 명성을 빼놓고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치는 K리거는 김상록이다.
한때의 시련은 지금의 그를 있게한 오기를 만들었고 기복없이 꾸준히 제 몫을 다하는 선수로 발전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광주와 제주를 거쳐 마침내 인천에서 꽃을 피운 김상록의 화려한 비상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K리그 7년차 김상록은 늘 '최고'라는 수식어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러나 올 시즌만큼은 다르다. 그는 '특급스타'로 불리기에 부족함 없는 K리그 최고의 활약상을 과시했다. 그런 김상록을 K리그 최고 선수 반열에 이름을 올려야 하지 않을까?
[사진=김상록 (C) 엑스포츠뉴스 남궁경상 기자] 만큼은 다르다.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엑's 이슈
주간 인기 기사
화보
통합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