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5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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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골 실점' 정성룡, 고개 숙이기엔 아직 이르다

기사입력 2010.06.17 22:30 / 기사수정 2010.06.17 22:34

조성룡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성룡 기자] 17일 오후(한국 시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사커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 B조 조별예선 2차전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경기에서 한국은 1-4로 완패하며 16강 진출 확정을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되었다.

대한민국의 주전 골키퍼로 남아공 월드컵에 나선 정성룡(25, 성남 일화)은 비록 4골이나 실점하는 수모를 당했지만, 고비마다 선방과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이운재를 잇는 차세대 대한민국 골키퍼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경기에서 그의 주특기인 장거리 킥은 일품이었다. 특히 그의 킥이 돋보인 것은 이청용의 만회골이 들어간 순간이었다. 정성룡이 찬 공은 길게 날아가 박주영의 머리에 떨어졌고 데미첼리스의 실책을 틈타 이청용이 만회골을 터트렸다. 정성룡의 장점이 공격의 시발점이 된 순간이었다.

단순히 장거리 킥만 돋보였던 것도 아니었다. 중요한 고비에서 그는 결정적인 선방으로 한국의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노력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아르헨티나 공격수를 상대로 선방 쇼를 펼치며 대패하는 가운데서도 끝까지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토록 수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던 메시도 그를 뚫지 못했다. 이과인이 해트트릭을 기록했지만, 그 해트트릭을 기록하기 위해서는 그 누구보다도 최선을 다해 뛰어야 했다. 정성룡보다 훨씬 더 많은 연봉을 받는 세계적인 선수들이 정성룡을 뚫는 데에 애를 먹었다.

기록 상 무려 4골을 실점했기 때문에 정성룡에 대한 비판이 일어날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골은 그의 잘못이라고 단정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박주영의 자책골부터 시작해서 이과인의 해트트릭까지 그는 끝까지 최선을 다했고 막을 수 있는 것은 다 막아냈다.

이번 경기를 통해 정성룡은 많이 위축됐을 수도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무대이자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 월드컵에서 대량으로 실점했다는 것은 그의 자존심에게 상처를 남겼을 뿐만 아니라 두고두고 잊지 못할 경기가 될 것이다.

지금 정성룡에게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은 비난이 아닌 따뜻한 격려와 응원이다. 앞으로 그에게는 16강 진출의 마지막 분수령이 될 나이지리아 전이 남아있다. 그의 월드컵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많은 나날이 남아있는 그에게 아르헨티나 전은 하나의 귀중한 경험이었고 쓴 약이 될 것이다.


[사진=정성룡ⓒ엑스포츠뉴스DB]

 



조성룡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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