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6.10.15 15:06 / 기사수정 2006.10.15 15:06
[주목 이 선수]김남일에 밀렸지만 언제나 준비된 수원의 또다른 歷史
[엑스포츠뉴스 = 이성필 기자] 수원은 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후기리그 성남과의 경기에서 간만에 3-0이라는 다득점을 기록하며 후기리그 1위를 지켰다. 수원이 2골 이상 기록한 경기는 올 시즌 들어 처음이다.
이날 수원의 승리에 주목할 선수는 후반 18분 이현진이 교체되어 나간 이후 구성된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다. 송종국이 측면 수비수로 가 있는 상태에서 백지훈이 김남일과 호흡을 맞추며 수비를 해주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그는 공격에 치중 할수밖에 없었다.
▲ 지난 3일 전남과의 경기 전 몸풀고 있는 김진우 ⓒ 이성필
'전문'수비형 미드필더의 위력
이런 상황에서 성남의 공격은 중앙을 이용한 패스였다. 이것은 괜찮은 효과를 보이며 수원 수비수들을 긴장시켰다. 이때 등장한 미드필더 김진우는 수원 수비의 견고함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켰다.
미리 전투적으로 나와 뒤쪽의 수비라인에는 좀더 편하게 수비할 수 있는 여유를, 앞쪽의 공격진에는 수비 부담을 확실히 덜어주며 공격에 집중하게 했다. 김남일-김진우를 거쳐 온 성남의 공격진은 또 다른 벽과 만나 공격에 애를 먹었다.
중앙 수비수 마토(191cm)-이싸빅(185cm)은 제공권을 장악하며 장신의 우성용(191cm)과 이따마르(186cm)를 철저히 마크했다. 좌우 풀백 곽희주-송종국은 상대 수비와 끈끈하게 붙어 방향 전환을 막거나 때로는 오버래핑을 통해 공격 일선에 참여하기도 하면서 풀백의 역할에 충실했다.
곽희주는 네아가를 구석으로 몰아내며 공격 찬스를 만들어주지 않았고 헤딩 겨루기도 우세했다. 송종국이 보여준 오버래핑은 이날 수원의 풀백이 무엇인지 단적으로 보여 준 장면이었다. 풀백 자리로 되돌아 간 이날 송종국의 플레이는 제자리를 찾은 듯 측면을 장악했고 공수 균형을 잘 조절해 팀플레이를 하다 후반 24분에는 신나게 공격 진영까지 내달렸다.
그의 전진이 후반 중반을 넘어서면서 더욱 빈번하게 나올 수 있었던 것은 베테랑 미드필더 김진우의 넓은 지역 소화능력 덕분이다. 지능적인 파울로 상대의 흐름을 잘 끊어내는 김진우의 투입은 중앙으로 침투하는 성남의 공격 통로를 막는데 큰 공헌을 했다.
이 때문에 성남 공격수들은 전투적 수비형 미드필더 김남일-김진우로 구성된 수원의 중앙을 공략하기 힘들었다. 김남일은 자기 자리를 잘 지키며 수비하는데 애를 썼고 김진우는 좀 더 앞서 나와 수비하며 성남의 공격수들을 일찍 만나 인사했다.
이에 김학범 감독은 김상식-신영철로 구성된 수비형 미드필더를 모두 빼고 서동원-안효연을 차례로 투입해 수원의 중앙을 뚫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중앙 돌파가 여의치 않으면서 양쪽의 장학영-박진섭을 극단적으로 끌어 올려 측면에서 중앙으로의 짧은 패스나 가로지르기 공격을 시도 할 수밖에 없었다.
측면으로 유도해 뒤쪽 공간을 만드는데 공헌
그러나 이는 결과적으로 측면 뒤쪽 공간을 노출시키며 위험한 찬스를 수원에게 내주는 결과를 불러왔다. 김학범 감독은 후반 37분 최후의 공격으로 오른쪽 풀백 박진섭을 공격이 가능한 안효연과 교체시키며 장학영-김영철-조병국으로 스리백을 구성해 막판 공격에 나섰다.
그러나 6명이 동시에 서 있는 수원의 일자 라인은 이들을 오프사이드에 빠트리며 무력감을 안겼다. 수비라인과 호흡한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의 집중력 있는 수비는 결과적으로 수원의 공격을 더욱 편하게 해줬고 두 번의 골을 만드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진우는 수원의 창단부터 선수생활을 해온 몇 안 남은 ‘수원맨’이다. 그러나 좀 더 젊으면서 비슷한 스타일의 김남일이 영입 된 후 한동안 자기자리를 찾지 못하며 후보와 2군으로 밀려났다. 그러나 지난 전남과의 경기에서는 김남일의 공백을 훌륭히 채울 만큼 준비된 미드필더다.
이날 그의 투입 후 차범근 감독이 가동했던 4-2-3-1은 후기리그에서 4-3-3 포메이션을 가동한 이후 가장 완벽했던 경기였다. 선수들이 위치한 것도 딱 들어맞았다. 김진우의 능력이 성남을 잡은 한 부분임을 분명 부인 할 수 없을 것이다.
부상 선수들이 회복하면 다시 후보로 돌아가야 할지 모르나 아직 그는 여전한 수원의 대표적인 수비형 미드필더이고 살아있는 전설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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