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 이우람 기자] '오프 더 볼(off the ball)과 온 더 볼(on the ball)의 최강 조합이 필요하다.'
바로 프리미어리그에서 측면 윙어로 활약중인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박지성과 설기현에게 필요한 지적이다. 박지성과 설기현은 같은 한국 선수지만, 확연히 다른 플레이 성향을 보이고 있다.
박지성은 오프 더 볼(공이 있지 않을 때)에서 최고의 움직임을 보여왔다. 창의적인 공간 공략으로 공격에서는 상대의 허를 찌르고, 수비에서는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압박에 나서 상대를 괴롭힌다.
AC밀란의 젠나레 가투소는 이런 박지성의 기량에 '모기처럼 달라붙는다'며 박지성의 움직임에 호평하기도 했다. 실제로 박지성은 오프 더 볼에서 보인 능력을 발판삼아 유럽 초년생 시절인 PSV 에인트호벤에서 지금은 당당한 프리미어리그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일원으로 성장했다. 반면, 설기현은 온 더 볼(공을 직접 몰 때) 상황에서 빼어난 기량을 보이며 소속팀 레딩의 공격 첨병 역할을 맡고 있다.
설기현은 민첩한 순간 볼-키핑 능력을 토대로 상대팀의 왼쪽 측면을 무력화시키며 매 경기 본인과 맞대결을 펼친 상대 왼쪽 풀백을 수차례 벤치로 돌려보낸 바 있다. 맨유도 이런 설기현을 상대로 아르헨티나 출신 명 수비수 가브리엘 에인세를 내보냈으나, 그도 벤치 행을 피할 수 없었다.
이처럼 박지성과 설기현은 확연히 다른 장점을 갖추고 있다. 그렇기에 두 선수의 활약상을 지켜보고 있자면, 재미있게도 선수의 2% 아쉬운 단점이 발견된다.
박지성은 순간적인 위치 선정과 속도를 통해 화면에서 보이지 않는 움직임에서 호평을 받음에도 불구, 설기현처럼 볼-키핑능력이나 순간적인 개인기에 의한 돌파가 약해 큰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반대로 설기현은 오프 더 볼에서의 모습이 아쉬웠다. 공격에서는 좀 더 공간을 창출하는 움직임에서, 수비는 동료와 협력으로 설 경우 박지성과 달리 애매한 모습을 보여 공간을 내어주는 약점을 노출했고, 평소 압박의 강도도 부족해 보인다.
모든 선수가 만능일 수 없다. 박지성과 설기현도 마찬가지다. 두 선수는 본인의 장점을 인정받아 프리미어리그로 올라선 것이지, 단점으로 올라온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만은 분명하지 않을까. 서로 장점을 흡수한다면 더욱 최고의 선수로 거듭날 수 있다는 사실. 그렇게 두 선수가 서로 장점을 공유해 더욱 성장한다면, 대한민국은 무시무시한 양 측면 윙어를 배치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