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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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할렐루야,"고양 KB 한 판 붙자"

기사입력 2006.09.17 13:14 / 기사수정 2006.09.17 13:14

이성필 기자

하늘 위로는 7분에 한 대 꼴로 비행기가 이륙하며 내는 소음이, 경기장 밖에서는 포도축제의 흥겨움에서 나오는 노래와 각종 악기 소리가 김포종합운동장을 덮고 있었다. 이러한 조건에서는 경기에 대한 집중력이 혹시라도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게 된다.

하지만 내셔널리그에서 그런 악조건들은 아무것도 아니다. 선수들은 묵묵히 자신의 플레이를 하고 있었고 관중들도 경기에 집중하며 슈팅 하나에 탄식하며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소수의 서포터 역시 미약하지만 열성적으로 응원을 하고 있었다.

16일 김포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내셔널리그 후기 4라운드 김포 할렐루야-강릉시청의 경기는 접전 끝에 박도현과 전남 출신의 홍복표가 각각 골을 기록, 1-1 무승부가 되었다. 김포는 3승 1무를 기록하며 후기리그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선두를 지켰다.

서로가 서로를 잘 아는 내셔널리그에서 김포의 후기리그 초반 약진은 신기한 일이다. 누구나가 고양의 독주를 예상했으니 그럴 만도 했다. 그렇다면 김포의 초반 돌풍은 어디서 나오는 것 일까? 이날 경기를 통해 본 바로는 김포의 초반 돌풍에는 철저한 공격 축구로 일관하면서 개인플레이를 자제하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보였다.

첫째, 공격축구의 힘

특히 공격 전개시 상대의 압박에 고립 되어 있어도 항상 주변 동료를 살피면서 최대한 골 지역 가까이 볼을 이어주려 한 김포 선수들의 집중력은 이날 동점골을 만들어낸 장면이 대변한다. 후반 29분 공격수 이성길이 강릉의 왼쪽 지역으로 파고 들어가 아웃 될 번한 볼을 살려 크로스로 연결, 미드필더 박도현이 그림 같은 슈팅으로 동점골을 만들어 낸 장면이 그렇다.

상대의 압박과 공격 때 백패스를 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김포의 수비력도 눈여겨 볼 만 하다. 마치 K리그 포항의 파리아스 감독이 그러하듯 김포의 수비수들도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앞 선의 선수들에게 이어주면서 공격 전개 시간을 높이는 플레이를 하고 있었다. 이는 전기리그 때 보았던 김포가 분명 아니었다.

김포의 나병수 감독도 이점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었다, 그는 “공수 전환 때 빠른 전개 시도하면서 최대한 공격적으로 임해 골을 노린다”고 표현하면서 “항상 전방을 주시해 공격 하는 것이 김포 할렐루야의 스타일”이라고 김포의 공격을 설명했다.

둘째, 독특하게 구성된 서포터의 힘

소수지만 노란 옷을 입고 김포를 응원하는 김포 서포터도 선수들에게는 큰 힘이다. 경기 종료 후 김포 선수들은 골대 뒤가 아니라 사이드 쪽으로 인사를 하러 간다. 소수의 서포터가 ‘할~렐루야’를 외치며 그 자리에서 열렬히 응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에게는 다른 팀 서포터들처럼 조직적이거나 체계적이지 않다. 하지만 어떤 구호를 외치든 쉼 없이 메아리치게 한다. 이날 경기에서는 김포에 있는 ‘이회택 축구교실’의 초등부 선수들이 나와 열정적으로 응원을 하고 있었다.

김포 할렐루야의 스텝이면서 서포터를 지휘하는 이한나(여․ 27)씨는 “홈경기가 있을 때 주로 김포지역의 교회에 공문을 보내 팬들을 오게 만든다”면서 “오늘은 구성원 중 일부가 경기를 하러가 못나와 아쉽다”고 말하기도 했다.

셋째, 기도의 힘

김포 ‘할렐루야’라는 팀명에 맞게 선수들의 경기력을 높여주는 또 다른 힘은 ‘기도’다. 기자가 지켜보았던 전기리그 개막전 경기나 전북과의 FA컵 32강 경기에서 이기든 지든 그들은 기도로 모든 것을 출발하고 마무리 했다.

특히 이날 박도현의 동점골이 터지자 그라운드의 선수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기도 세리머니를 하며 일체감을 보였다. 사실 김포에게 그것은 세리머니가 아니라 당연히 해야 할 행동으로 보였다.

경기 종료 후 선수들은 가운데 원 안에 빙 둘러 모여 기도를 하고 있었다. 기도 후 선수들은 자신들을 응원해 준 서포터를 향해 다가가 인사하며 비긴 기쁨을 나눴고 그들은 대기실로 들어가 다시 손을 잡고 가볍게 찬송가를 한 곡 부른 뒤 통성기도로 이날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김포의 경기를 자주 본다는 송만석(42․ 김포시 김포1동)씨는 “개인적으로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선수들이 홈경기에서 골을 넣고 보여주는 기도 세리머니는 참 아름다운 것 같다”며 김포 선수들의 기도를 칭찬하기도 했다.

이러한 힘을 가지고 김포는 오는 2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후기리그 최대 고비가 될 고양KB와의 원정경기를 갖는다. 이 경기는 후기리그 선두권 판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경기다. 과연 ‘내셔널리그의 왕자’ 고양KB에게 김포가 세 가지 힘으로 상대 할 수 있을지 지켜 볼 부분이다. 



이성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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