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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호, 16강 진출을 위한 복잡한 경우의 수

기사입력 2010.05.21 00:19 / 기사수정 2010.05.21 00:19

이동호 기자

[엑스포츠뉴스=이동호 기자] 이제 달력 한 장만 넘기면 4년간 기다렸던 2010 남아공 월드컵이 개막한다. 그리고 어떠한 대회든 조별 풀리그를 펼칠 때는 항상 ‘경우의 수’가 등장하기 마련이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이 12일 그리스와 경기를 치르고 나면 여러가지 경우의 수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보기에는 안 될 것 같지만, 수리적으로나 행운의 여신으로부터 실현 가능한 경우의 수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1998 프랑스 월드컵, 칠레 3무로 조 2위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그리고 카메룬과 함께 B조에 속하게 된 칠레는 모든 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하여 16강전에 진출한 케이스다.

조별예선 첫 경기에서 칠레는 마르셀로 살라스와 이반 사모라노의 파괴력 있는 공격진을 앞세워 이탈리아를 잡을 수도 있었지만, 경기종료 5분여를 남겨두고 페널티킥을 내주며 2-2로 비기고 만다.

그리고 만난 오스트리아와의 경기에서도 살라스의 선취골로 앞서 가다 후반 45분에 다시 한 번 동점골을 헌납하며 두 번째 무승부를 거두게 된다.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이탈리아는 1승 1무, 칠레는 2무, 그리고 카메룬과 오스트리아가 각각 1무 1패를 이루고 있어 어느 팀이든 16강 진출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결국, 최종전에서 칠레는 카메룬의 일격을 막아내며 1-1로 비겨, 이탈리아에 0-3으로 패한 오스트리아를 밀어내고 조 2위로 16강에 올라가게 되었다.

2000 골드컵, 대한민국 2무로 조 3위

북중미 골드컵에 처녀 출전한 한국은 코스타리카, 캐나다와 함께 같은 조에 편성되었다. 캐나다와 코스타리카가 첫 경기에서 2-2로 비겼고, 이어진 경기에서 한국은 캐나다와 0-0으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그리고 맞이한 코스타리카와의 조별예선 최종전. 두 팀 중 지는 팀은 그대로 탈락이 되는 상황이었다. 한국은 이동국이 선취골을 넣었지만, 코스타리카의 파울로 완초페가 동점골을 터트렸다. 이후 이민성이 다시 역전골을 넣었으나 코스타리카가 다시 한 번 동점을 만들어 내며 경기는 2-2로 종료되었다.

이로써 한 조의 세 팀이 모든 경기에서 무승부를 이끌어냈고, 득점에서 네 골을 넣은 코스타리카가 조 1위로 8강전에 올라가게 되었다. 문제는 조 2위였다. 한국과 캐나다는 득실, 상대전적 등 모든 게 똑같아 궁극적으로 동전 던지기로 최종순위를 가르게 되었다.

결국, 한국과 캐나다 양 팀 감독이 보는 앞에서 시행된 동전 던지기에서 행운의 여신은 캐나다의 손을 들어주었고, 허정무 감독은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캐나다가 이 대회에서 멕시코와 콜롬비아를 물리치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는 것이다.

2000 시드니 올림픽, 대한민국 2승 1패로 조 3위

동전던지기 좌절을 겪고 나서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 대표팀은 시드니 올림픽에서 스페인, 모로코, 그리고 칠레와 함께 B조에 배정되었다. 당시 분위기는 스페인전을 최대한 무사히 마치고 모로코와 칠레에 승부를 걸자는 것이었다.

와일드카드로 뽑혔던 홍명보가 부상을 당하고 나서 맞이한 스페인 전에서 한국은 0-3으로 대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이어진 모로코와 칠레 전에서 각각 이천수와 이동국의 결승골로 승리하며 2승 1패를 기록하게 된다.

2승 1패면 당연히 조 2위는 되어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모로코가 전패를 기록하고 나머지 세 팀 모두 2승 1패를 기록한 것이다. 한국은 스페인에, 스페인은 칠레에, 그리고 칠레는 한국에 졌지만, 골득실에서 -1에 머문 한국이 조 3위로 조별예선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되었다.

2005 네덜란드 U-20 월드컵, 일본 2무 1패 조 2위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2무 1패로 조 2위를 차지한다는 것이 불가능했지만 이 대회에서는 가능했다. 이 대회에서 개최국 네덜란드와 같은 조에 속하게 된 팀들로는 호주, 베냉, 그리고 일본이 선택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네덜란드와 일본이 16강전에 진출했다. 그런데 그 과정이 눈여겨볼 만하다.

네덜란드는 3전 전승을 거둔 사이, 나머지 세 팀은 단 한 팀도 1승을 올리지 못하며 각각 2무 1패를 기록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호주, 베냉, 그리고 일본이 서로 경기에서 모두 1-1로 비긴 것이다. 결국,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 골득실이 높은 팀을 따져야 하는 상황에서 호주가 -3으로 최하위에 머물었고, 베냉과 일본이 각각 -1을 기록했다.

그런데 일본은 네덜란드에 1-2로, 베냉은 0-1로 패해 득점을 더 많이 한 일본이 최종적으로 16강에 오를 수 있게 되었다.


[사진 = 박지성 (C) 엑스포츠뉴스 정재훈 기자]



이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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