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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1년 만에 달라진 삼성의 불안한 수비

기사입력 2010.05.20 07:11 / 기사수정 2010.05.20 07:11

김진성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진성 기자] 삼성이 올 시즌 새로운 고민에 빠져있다.

삼성은 최근 선발진의 부진으로 힘겨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수비불안이 선발진의 조기 강판을 부채질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19일 대구 LG전도 근본적으로 선발 크루세타의 난조로 인해 패했지만, 수비진의 실책으로 인해 김이 빠진 것도 감안해야 한다.

내야진이 흔들린다 

이 같은 일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삼성은 올 시즌 수비 불안이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시즌 삼성의 팀 실책은 80개로 최소 1위였다. 2008시즌에도 69개로 최소 2위였다. 전통적으로 삼성은 실책이 적은 팀이었다. 그리고 실책개수를 떠나 박진만과 신명철을 축으로 하는 내야진의 기민한 움직임은 단연 리그 정상급이었다.

삼성은 지난 시즌 내야 수비처리율이 91.36%로 리그 2위였으며 내야진의 실책은 39개에 불과했다. 3루수 박석민의 수비가 다소 불안하기는 했지만 큰 문제는 아니었고, 1루수 채태인 또한 적은 경험에도 불구하고 지난 시즌 리그 최상급의 수비력을 뽐냈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다르다. 실책이 36개로 리그 최다 1위다. 수비율도 0.978로 리그 최하위다. 특히 내야진의 붕괴는 충격적이다. 내야진의 실책만 벌써 26개다. 자살과 보살의 합을 자살과 보살, 실책의 합으로 나누는 수비율과는 달리 아웃처리/내야 안타+야수선택+실책+아웃처리로 계산하는 내야 타구 처리율도 88.6%로 리그 6위에 머물러있다. 게다가 실책 유무를 떠나 야수들 간의 협력플레이와 중계플레이, 콜 플레이의 미스로 상대방에게 게임 흐름을 쉽게 넘겨주는 것도 큰 문제다.

내야진의 핵인 박진만은 9개의 실책으로 리그 최다 3위에 올라있는데, 컨디션 회복을 위해 최근 2군으로 내려가는 수모를 겪었다. 이게 다가 아니다. 삼성은 실책 20걸에 무려 5명이 포함돼 있다. 신명철이 4개, 박석민과 조동찬이 3개, 외야수 강봉규가 4개를 기록 중이다.

그런데 박진만, 신명철, 조동찬은 수비 잘하기로 소문난 선수들이다. 지금도 이들의 실책이 다른 선수들에 비해 월등히 많은 편은 아니다. 박진만은 올 시즌 9개의 실책을 범하고 있지만 수비가 매우 안정적인 두산 손시헌도 실책 6개를 기록 중이다. 결국. 실책 개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실책을 범했는지 살펴봐야 한다.

박진만의 경우 올 시즌 순발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예전에는 충분히 처리할 타구를 한발 짝 늦게 다가서다가 펌블을 하거나 놓친다. 예전에는 안타가 될 가능성이 커보이는 타구를 처리하다가 실책을 범했지만 올 시즌에는 그를 비롯해 삼성 내야수 대부분이 그야말로 투수의 김을 빼놓는 어이없는 실책을 저지르는 것이 문제다.

이는 팀 분위기 다운과 함께 투수와 동료 수비수의 집중력 저하를 불러일으킨다. 삼성은 올 시즌 비자책점이 31점으로 리그 최다 1위다. 실책으로 출루했던 주자를 가장 많이 홈에 허용했다는 뜻이다. 이는 가장 뼈아픈 실점이다.

안정감이 높지 않은 외야수비

삼성의 외야수비는 안정감이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외야수의 실책이 10개다. 실제로 외야수비력이 리그 중간 수준으로 평가된다. 외야수비처리율이 42.9%로 4위다. 그러나 그간 수비를 잘했던 김창희 등이 물러나면서 최근 경험이 적은 젊은 선수들이 대거 외야에 포진돼있다. 이 선수들의 수비력은 보통수준이지만 기본적인 실수를 할 때가 잦다. 낙구 지점 포착 실수, 중계플레이를 위한 송구의 부정확 등은 계속해서 지적되고 있다.

문제는 지난 1~2년간 베이스 커버, 중계플레이, 콜 플레이 등에서 이들의 다소 부족했던 능력을 내야진이 상당수 보완을 했지만 올 시즌에는 내야진 자체의 실수가 잦아지면서 그럴 여지가 줄었다는 것이다. 내야진이 계속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면 프로에서 외야수비의 경험이 적은 삼성의 젊은 외야수들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마인드 컨트롤이 정답

흔히 실책을 '돌림병'이라고 한다. 팀 동료의 실책을 보고 긴장을 해서 자신도 실책을 범하게 되는 것이다. 최근 삼성에는 은연중에 '돌림병'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주변으로부터 실책이 많다는 소리를 들으면서 정신적으로 더욱 흔들리게 되는 것이다.

사실 삼성의 전체적인 수비능력은 리그 중상위권은 된다. 결국, 선수들이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경기 전 수비의 기본을 되짚는 훈련을 늘려 충분히 땀을 내는 것도 필요하다. 실책은 기본적인 것을 하지 못해 발생하는 경우가 잦다.

삼성의 수비불안이 일시적인 현상인지, 오래 지속될 것인지 조금 더 지켜보자.

[사진=박진만 (C) 엑스포츠뉴스 전현진 기자]



김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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