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4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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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8000 구름관중 "국가대표 평가전이야?"

기사입력 2006.08.13 22:31 / 기사수정 2006.08.13 22:31

이성필 기자



FA컵 8강 서울과 수원의 경기가 열린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은 경기시작 3시간 전부터 사람들이 몰리는 등 마치 국가대표 평가전이 열리는 듯한 분위기였다.

3만 8000명이 몰린 이날 경기는 경기장 출입구 앞에 긴 줄이 형성되어 관중석 개방을 기다리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각 방향의 출입문 앞은 '오빠'들을 먼저 보려는 소녀 팬들이 점령했고 그 뒤로 서포터들이 대기하는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러한 풍경에 대해서 경기장 출입을 관리하는 경호 관계자는 "경기 전에 관중들이 기다리는 것은 늘상 있는 일이지만 이러한 경우는 처음 보는 것 같다"며 놀라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경기시작 1시간 반을 남기고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출발한 원정 서포터가 도착하자 경기장 외곽은 더욱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이들이 집결한 월드컵경기장역 1번 출구는 파란물결을 이루었고 그 광경을 보며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린 빨간색의 서울 팬들은 천천히 대형을 지나치며 서로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반대로 경기장 북쪽 광장은 붉은 티를 입은 서울 팬들이 속속 도착하면서 열기가 한껏 오르고 있었다. 깃발과 각종 응원도구로 무장한 이들은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서울의 승리로 보답 받겠다며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신속히 입장하는 광경을 보여주기도 했다.

매표소 앞은 몇 개의 긴 줄이 이어지며 입장권을 구매하는 열기로 가득했다. 경기시간에 임박해 도착한 관중이 전반 중반에 들어 올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몰렸다. 이 열기는 경기장 안으로 이어져 경기 시작 30분전 이미 본부석 건너편 1층 관중석과 수원 팬들이 자리한 남쪽 관중석 1층은 빈 자리가 보이지 않았다.

양 팀 서포터들의 기 싸움도 대단했다. 서울의 서포터 수호신은 별 모양이 그려진 카드섹션을 시도했고 이에 수원은 가지각색의 깃발로 대응했다. 응원구호소리 또한 서로지지 않으려 엄청난 함성을 질렀고 경기 중 전광판에 소음을 측정하는 수치가 최대로 올라가는 장면을 기록할 정도로 뜨거웠다.

특히 전반 16분 히칼도가 수원의 왼쪽 코너로 코너킥을 차러 이동할 때 사포(뒤로 공을 차오르게 하는 기술)를 하며 지나가자 곧바로 야유가 터져 나왔고 그가 코너킥을 하려는 순간 몇 개의 계란이 날아들었다. 그러자 히칼도는 바로 주변의 부심에게 불만을 표시하였고 수원 팬들은 더 큰 야유로 그를 압박했다.

이러한 장면이 나오자 경찰이 3명씩 두 개조로 묶여 경기장을 한바퀴 돌며 관중석을 조심스럽게 살폈다. 특히 양 팀의 서포터 쪽을 지날 때는 더욱 조심히 살피며 예측 못할 상황을 대비하는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두 팀의 경기를 본 관중들은 하나같이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이며 다음번 서울의 홈경기가 수원이라는 사실에 기대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윤석빈(32·서울시 구산동)씨는 "이렇게 피를 바짝 말리는 경기는 근래 들어 처음"이라면서 "두 팀을 응원하지 않고 그냥 즐기면서 보았는데 너무 재미있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두 팀의 다음 경기는 오는 8월 23일 저녁 8시 같은 장소에서 K리그 후기 개막전 경기로 열린다. 






이성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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