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4.27 07:47 / 기사수정 2010.04.27 07:47
[엑스포츠뉴스=김진성 인턴기자] 지난 24일과 25일, 그라운드에서 삼성 박진만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23일 대구 두산 전에서 수비 때 슬라이딩을 하다가 목에 통증을 느꼈기 때문이다. 통증은 이내 지난해까지 고생했던 어깨로 번져 도저히 경기에 출장할 몸 상태가 되지 않았다.
더 이상 놀랍지 않은 '결석'
박진만의 결장은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박진만은 지난 시즌 극심한 어깨 통증과 종아리 부상으로 데뷔 이후 가장 적은 76경기 소화에 그쳤다. 사실 그는 96시즌 데뷔 이후 단 두 시즌을 제외하고 매년 100경기 이상 출장했으며, 지난해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어깨 통증으로 불참하기 전까지 최정예 프로 선수들로 구성된 대표팀이 참가한 국제대회에 개근한 '국민유격수'다.
이런 상황과 맞물려 08시즌과 지난 시즌을 거치며 박진만은 서서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타구 예측 능력, 부드럽고 유연한 풋워크, 빠른 판단과 정확한 송구능력으로 정평이 난 박진만의 전공인 수비에 이상신호가 찾아온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박진만은 비판을 들어야 할 정도로 예전에 비해 부족한 기량을 보이고 있는 것인가? 그의 공격력은 확실히 퇴보하고 있다. 수비력도 움직임이 둔해진 면이 분명히 있다. 그러나 다른 유격수가 쫓지 못하는 타구를 뛰어난 예측 수비로 쫓다가 처리를 하지 못해 본의 아니게 실책으로 기록되거나 실수가 부각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화려한 플레이를 즐기는 일부 다른 팀 유격수들에 비해 그의 안정감이 표시가 나지 않는 경향도 있다.
지금도 그는 충분히 부족한 공격력을 수비력으로 보완하는 선수다. 비록 예년에 비해 풋워크도 둔해지고 잦은 실책을 범하지만 여전히 '훌륭한 유격수'다. 내, 외야수들 간의 연계플레이 때 상황 판단에 따른 수비진 조율능력, 경기 승부처에서의 안정감은 여전히 후배 유격수들에 비해 한 수위다.
오히려 일부 야구 팬들은 박진만에게 '최고의 유격수'라는 이미지가 강한 나머지 그가 조금만 빈틈을 보여도 실망하거나 비판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부진과 부상에 따른 부침은 선수 본인의 책임이다. 그의 부진에 대한 정당한 비판을 막는 것은 큰 오류다.
그러나 그가 갖고 있었던 이미지를 확대해 조금만 부진해도 필요 이상의 비난이 있어서는 곤란하다. 선수생활의 전성기를 향해 달려가는 타 팀 유격수와 곧이곧대로 비교해서도 곤란하다. 그는 지금 필요 이상으로 많은 부담감을 안고 있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박진만은 리그 최고의 유격수 자리를 다른 팀 후배들에게 넘기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것은 세월의 흐름에 따른 당연한 현상이다. 그가 처한 상황은 '위기'가 아니라 세월에 따른 '자연스러움'이라고 해야 옳다.
이제 그를 바라보는 시선을 자연스럽게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이 박진만 본인도 부담을 갖지 않고 지금보다 더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지도 모른다.
[사진=박진만ⓒ엑스포츠뉴스 전현진 기자, 삼성 라이온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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