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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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겨울 같은 4월', 찬바람에 떠는 프로야구

기사입력 2010.04.15 08:56 / 기사수정 2010.04.15 08:56

박종규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종규 기자] "아~ 춥다. 경기 얼른 끝내자!"

2010년 4월, 대한민국에는 과연 봄이 온 것일까. 믿을 수 없는 찬바람에 겨울옷을 입고 벚꽃놀이를 가야 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누리꾼들은 '봄옷은 언제 입나', '이러다 바로 여름이 오는 것은 아닌가' 라며 울상이다.

개막 후 2주일을 보낸 프로야구도 때 아닌 강추위로 충격에 빠졌다. 보통 4월 중순이면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지만, 올시즌에는 그 시기가 늦춰지고 있다. 지난 14일 광주 KIA-두산전은 사상 첫 강설 취소라는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 13일과 14일,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린 잠실구장도 한파의 한가운데에 놓였다. 선수들은 경기 전 연습 때부터 추위에 맞서 싸웠다. 게다가 경기가 시작되는 오후 6시 30분경에는 해가 지기 때문에 체감온도가 더욱 낮아졌다.

더그아웃에는 난로가 놓여있고, 점퍼를 입지 않으면 견디기 힘들다. 그라운드에 서 있는 수비수들은 한 손을 뒷주머니에 넣은 채 준비자세를 취한다. 목을 감싸는 넥워머는 필수. 외야수들은 공수교대 때 전력으로 질주한다. 외야에는 유난히 바람이 많이 불기 때문이다.

이렇듯 10월 말의 포스트시즌을 방불케 하는 날씨가 승부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13일 경기에서는 타자들이 손해를 봤다. 타석에서 집중력이 떨어져 조급해진 것이다. 중반까지 삼성 선발 배영수와 LG 선발 에드가 곤잘레스의 호투에 밀리자, 이후부터는 3~4구 이내에 타격을 끝내는 게 '대세' 였다.

13일 경기가 끝난 순간, 잠실구장 전광판 시계는 20시 59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삼성이 2회에 3점을 뽑은 뒤 주도권을 확실히 잡은 데다, 경기 후반의 진행 속도가 빨라진 게 원인이었다.

지난 14일 경기에서는 타자들이 심기일전한 반면, 투수들이 애를 먹었다. 손끝의 감각이 중요한 투수들은 날씨에 가장 민감하기 마련. 삼성 선발 윤성환은 제구력에서 문제를 드러내며 3⅓이닝 4실점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LG 선발 박명환은 6이닝 9안타 4실점의 기록을 남겼다. 양 팀은 폭투도 1차례씩 기록했다.

올시즌 프로야구는 12초룰 적용, 스트라이크존 확대, 5회 클리닝타임 폐지 등으로 경기 시간 단축을 꾀했다. 그러나 지금은 '찬바람' 이 가장 큰 변수로 떠올랐다. 이러한 악조건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 그리고 야구장에 찾아온 열성팬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사진 = 넥워머를 착용한 박경수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박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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