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MBC 수목드라마 ‘봄밤’의 촬영을 모두 마친 배우 임현수에게 근황을 물으니 ‘봄밤’을 최소 3번 이상 보는 거라고 답했다. 데뷔작인 만큼 작품과 역할에 남다른 애정을 지녔다.
“처음 보고 다음에 볼 때는 새로운 게 보이더라고요. 색채감도 그렇고 연출적인 부분에서도요. 감독님이 세심하게 잘하시거든요. 그때마다 못 봤던 부분들이 보였어요. 처음에는 내가 어떤 식으로 연기를 하는지만 생각하다 보니 극의 흐름을 놓쳐 이해할 수 없었어요. 분석하는 게 쓸데없는 짓이란 걸 느끼게 됐죠. 드라마 자체가 인간관계에 대한 거잖아요. 저도 모르게 빠지게 되는 순간이 있어서 감상하게 됐어요. 그때부터는 저만 안보고 극 전체를 보게 된 것 같아요.”
임현수는 ‘봄밤’에서 한솔은행 본사 심사과 대리 최현수 역을 맡아 모습을 드러냈다. 유지호(정해인 분)와 선배 권기석(김준한) 사이에서 가벼운 입으로 화를 자초하기도 하지만 속 깊은 면모로 친구에게 힘이 되는 캐릭터다. 비중이 큰 인물이 아니지만 최현수에 입혀진 사소한 부분도 놓치지 않으려 했다.
“직장인의 모습을 담기 위해 점심시간에 여의도에 가거나 퇴근 시간에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면서 직장인을 관찰했어요. 사람이 많은 지하철에서도 휴대폰을 보며 업무를 처리하는 걸 보면서 직장인들이 고생하는구나, 나도 이런 모습을 연기에 반영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연구한다고 해서 자연스러운 연기가 100% 나오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나 자신을 믿고 진심으로 연기할 때 더 그에 맞는 연기가 나오는 것 같아요.”
잠깐 나오는 농구 신에서도 나태한 자신을 반성하는 등 깨달음을 얻었단다.
“농구를 중학교 때 동아리에서 한 이후 10년 넘게 안 했거든요. 이번에 느낀 게 컸어요. 농구 신을 준비하면서 이 정도 하면 괜찮겠다 했어요. 그런데 촬영장에 갔더니 정해인, 김준한 선배님과 다른 배우 중에서 제가 제일 농구를 못 하는 거예요. 다른 분들이 잘하는 게 아니라 제가 못 하는 거였어요. 적당히 노력한 게 나태한 행동이란 걸 크게 느꼈어요. 농구 신을 찍고 나서 나 자신이 초라해 보이더라고요. 농구를 좋아하는 동호회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 농구 레슨을 받았는데 농구를 알게 됐고 재밌더라고요. 가끔 집 앞에 공원에서 농구 하면서 시간을 보내요.”
인터뷰에서도 시종 ‘진심’을 강조했다. 친구와 선배 사이에서 늘 눈치 보며 힘들어하지만 결국 친구 유지호를 진심을 이해하는 모습을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로 표현했다.
“최현수를 연기한 것에 대해 아쉽고 만족스럽지는 못하지만 후회되진 않아요. 감독님과 선배, 부족한 저를 최대한 이끌어줬어요. ‘봄밤’은 제게 배움을 준 첫 작품이에요. 배우려고 작품에 들어간 건 아닌데 많은 걸 배워 감사하게 생각하고요. 연기뿐만 아니라 인생, 사람을 대할 때나 모든 것에 있어 진심으로 해야 한다는 걸 느끼게 됐어요. 연기에서도 진심이 기본이잖아요. 인생 자체가 연기에 녹아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좋은 사람, 성숙한 사람이 될 수 있죠.”
선배 배우 정해인, 한지민과의 호흡도 빼놓을 수 없다. 같은 소속사에 있는 정해인에게는 특히 남다른 팬심을 보여줬다. 해병대에서 TV로 정해인을 본 뒤 연기에 대한 열정에 불을 지폈고 FNC 엔터테인먼트에 몸 담게 됐단다.
“한지민 선배님은 실제로도 예쁘시고 연예인 같아서 신기했어요. 선배님이 농담도 많이 해주면서 편하게 해줬어요. 지금은 많이 나아지긴 했는데 같이 첫 신을 하기 전부터 굉장히 어려웠거든요. 친한 형의 애인이니까 연기할 때 어려운 모습이 보이면 안 되니 걱정했는데 한지민 선배님이 ‘밥 먹었냐’, ‘연기 괜찮았다’는 말을 해주면서 편하게 대해줘 감사했어요. 저도 나중에 이런 선배가 돼야겠다고 생각했죠.
정해인 선배님은 좋아하는 배우이기도 했고 같은 소속사이긴 했는데 그전에 뵌 적이 한 번밖에 없었어요. 오히려 그때 더 연예인 같고 어려워 이번에 내가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 생각했어요. 대본 리딩 때 처음 뵙는데 스스럼없이 반갑게 대해주시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아무래도 유명한 연예인이다 보니 작은 것 하나에 신경 쓸 겨를이 없지 않을까 했는데 작은 거 하나까지 신경 써줬어요. 저와 함께 하는 신이 한지민, 김준한 선배님과 함께 하는 것보다 비중이 적은 데 저와의 관계까지 세심하게 신경 쓰시더라고요.
(극 중에서) 오래된 친구니까 실제로도 가까워지도록 같이 노력했었어요. 가식이 아니라 사람 대 사람으로 진심으로 대했죠. 정해인 선배님이 손을 내밀어줬어요. 집에도 초대해 주시고요. 같이 밥 먹고 대본에 대해 얘기도 하고 캐릭터의 관계성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친한 친구처럼 잠옷 입고 편하게 있고요. 정해인 선배님이 팬미팅에도 초대해준 적 있어요. 그때 (정해인의) 부모님도 뵙고, 되게 뿌듯했죠.”(인터뷰③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FNC엔터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